법률적 관점으로 본 성인과 미성년자 성관계

지난 8월, 경남 모 초등학교에서 교사 A씨와 초등생 B군이 수차례 성관계를 맺어 논란이 됐다. 해당 교사는 유부녀에 자녀까지 있는 것으로 알려져 더욱더 충격이 컸다. 경남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 수사계는 해당 교사가 초등생을 교실·승용차에서 9차례 성관계를 맺은 혐의가 있어 미성년자의제강간 등으로 A씨를 검찰에 구속·송치했고, A씨는 29일 파면됐다.

경찰에 따르면 ‘창의적 체험 활동’에서 B군을 처음 만난 A씨는 지난 6월부터 하트모양과 함께 ‘사랑한다’고 문자를 보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B군이 대답을 하지 않자 ‘만두를 사주겠다’며 불러내 자신의 승용차에서 신체접촉을 시도했다. 또한, A씨는 자신의 얼굴이 나온 반나체 사진을 B군에게 보내기도 했다. A씨는 “B군이 잘생겨서 (성)충동을 느꼈다”고 진술했다.

출처 YTN

하지만 이런 일이 처음은 아니다. 사제간 성관계사건은 이전에도 일어난 바 있다. 지난 2012년 강원지역에서 여제자와 성관계를 맺은 혐의로 당시 30세 남교사를 검거했다. 남교사와 여제자는 ‘사랑하는 사이’라고 주장했지만, 현행법상 해당 교사는 미성년자의제강간죄를 피해갈 수 없었다.

지난 2010년 서울에선 중학교 여교사가 담임을 맡은 반 남학생과 성관계를 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었다. 이 사건에서도, 교사와 해당 학생이 “서로 좋아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학생이 만13세 미만이 아니어서 해당 교사는 처벌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꼭 사제간이 아니더라도 미성년자와 성년자의 성관계사건은 항상 뜨거운 쟁점이 됐다. 지난해 5월에는 부산의 한 학교전담경찰관(SPO: School Police Officer)이 고등학교 여학생과 성관계를 맺는 일이 발생해 파문을 일으킨 적이 있다.

출처 JTBC

대한민국 현행법상 성년자와 미성년자 간 성관계, 즉 합의하에 성관계를 맺은 경우는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다. 만13세 미만과 만13세 이상으로 구분한다. 만13세 미만의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했을 경우, 미성년자가 동의하였더라도 이를 ‘미성년자의제강간죄’로 처벌한다. ‘강간’으로 의제(擬制)하겠다는 뜻이다. 의제란 성질이 전혀 다른 것을 법률상 같은 효과를 주는 것으로 간주하겠다는 의미가 있다. 즉, 합의하에 성관계를 맺은 것은 그 성질이 ‘강간’과 전혀 다른 것이나 미성년자를 보호하기 위한 취지에서 ‘강간’으로 간주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신분범이 아니므로, 만13세 미만의 미성년자끼리 성관계를 하더라도 본죄에 해당한다. 다만 형법 제9조에서 만14세 미만인 자는 처벌하지 않는다는 형사미성년자 규정이 있어 이를 처벌하지 않는 것이다.

법률적으로 만13세 이상의 미성년자와 합의하에 성관계를 한 것은 위 사례처럼 처벌을 받지 않을까. 그렇지 않다. 만13세 이상 미성년자가 합의했다 하더라도 성년자가 이들과 성관계를 맺은 것은 국민 정서상 옳은 행위라고 생각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아동복지법 제17조 금지행위로써 ‘아동에게 음란한 행위를 시키거나 이를 매개하는 행위 또는 아동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 등의 성적 학대행위’를 규정하고 이를 처벌한다.

지난 2015년 10월 당시 31세 학원 강사가 중학생과 4차례 성관계를 맺은 일이 발생했다. 중학생이었던 ㄱ군은 당시 만13세로 해당 강사는 미성년자의제강간죄에 해당하지 않았다. ㄱ군은 ‘사랑하는 사이이고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성관계를 할 때 당황스럽고 부끄러웠다’고 진술했다.

출처 JTBC

해당 강사는 “ㄱ군이 180㎝가 넘는 큰 키에 육체적으로 상당히 성숙했고, 선정적인 메시지를 보냈을 때 싫지 않은 내색을 했으며, 중학생들의 성관계도 적지 않은 점에 비추어 ㄴ군의 성경험이 큰 해악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그러나 법원은 “피고인은 ㄱ군의 성적 무지 등을 이용해 자신의 성적 만족을 얻기 위한 의도로 성관계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전의 유사 판결에서 무죄를 선고한 것과 차이가 난다.

이에 따라 미성년자의제강간죄의 연령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의제강간죄 연령 기준을 올리는 것은 신중히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반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의제강간죄의 연령을 올리면 학생들끼리 동의해 성관계를 맺더라도 처벌하는 불합리한 상황이 생긴다는 것이다. 즉 청소년의 권리와 성인들의 미성년자에 대한 보호 의무 사이에서 차이가 발생한다. 따라서 의제강간죄의 연령 기준을 올리는 것은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사실 의제강간의 연령을 올려야 할지 말아야 할지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우리 사회에서 청소년을 하나의 성적 대상으로 취급할 것이 아니라, 보호의 대상으로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청소년들이 범죄에 노출되지 않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한다.

이준석

인턴기자. 인권수호·비리추적·부정부패 척결 등 사회정의를 추구합니다.
sum377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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