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 “위정자와 재벌 탓할 필요 없다”···‘중산층 워너비욕망’이 원인

조선시대, 양반이 X같으면 양반을 없애 불평등한 신분구조를 개혁하려고 해야지. 왜 다들 너도나도 양반 되려고 했을까. 제사 지내고 족보 사서 말이야.

현재 한국사회에 특권층이 존재하고 그들 때문에 양극화가 심해지면, 특권층의 횡포를 막고 양극화를 줄일 생각 해야지. 너도나도 특권층 되려고 한다.

공무원 되고 교사 되고, 공기업, 대기업 직원 되어서 닥치고 상위 10%에 속해 나도 그들처럼 내가 만드는 부가가치보다 더 많은 걸 누리겠다. 사실상 다른 서민들, 하층민들 수탈하는데 동참하겠다는 것이다. 다른 국민은 어떻게 살든 말든 내 알바 아니고, 그렇지?

1998년 방영된 SBS
1998년 방영된 SBS <홍길동>

홍길동은 한 번도 자신처럼 호형, 호부 할 수 없는 또 다른 홍길동을 생각한 적 없었다. 벼슬이나 구걸하고 신분상승만 원했지. 멀쩡한 나라 작살낸건 그렇다 쳐도 양반 되고 정규직 되고 관피아 될 생각만 했단 말이다.

자기가 비정규직이면 또 다른 비정규직을 생각할 수 있어야 하고, 하청업체 노동자면 또 다른 하청업체 노동자 생각을 해야 하며, 기간제 교사면 또 다른 기간제 교사를 생각해야 하는 게 이치에 맞다.

그저 정규직 되고 나만 원청에 소속되고 나만 정교사 되면 만고 땡인가? 시간강사가 같은 시간강사 처지 생각하기보다는 나만 교수 되면 끝이냐 말이다.

헬조선 구조를 바꿀 생각 안 하고 나만 저 성안에 들어가면 닥치고 만고 땡이다? 그게 바로 헬조선이 만들어진 근본적 원인 아닐까?

조선시대 벌어진 ‘온 백성 양반 되기 운동’, 근대화 이후 ‘온 국민 중산층 워너비욕망’. 그것의 시작은 홍길동이고 홍길동 서사구조가 남조선 인민들 의식구조에 삐뚤어진 욕망의 DNA를 새겼다고 본다.

헬조선은 우리 마음 안에 있으며, 남조선 인민들 유전자에 새겨진 거다. 위정자들이고 재벌이고 탓할 필요 없다.

임건순

멸종 위기의 젊은 동양철학자
'순자, 절름발이 자라가 천리를 간다' 저자
moo925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