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일관되게 현재 국내 페미니즘의 전개 흐름에 대해 명확하게 잘못됐다는 칼럼을 수차례 썼다. 이런 추세를 만든 가장 큰 요인으로 진보 식자층 페미니스트, 대다수 진보언론의 부추김이며, 향후 이들에게 분명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도 말했다.
또한, 극도의 여성우월주의와 극도의 남성혐오를 내세우는 메갈리아·워마드 출현에 대해서도 이들과 명확한 선을 그어야 하며,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사회운동인 페미니즘은 그런 것이 아니다”는 명료한 메시지를 밝혀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하지만 최악의 인터넷 커뮤니티 ‘메갈리아’의 본질에 대해 잘못 파악한 진보언론을 포함한 식자층은 이들을 엄호하다 결국 괴물로 만들었다. 이들에게 페미니즘의 최전선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착각을 심어준 이른바 페미니즘팔이 식자층은 저서 출판, 방송, 강연 등으로 호기를 누리고 있다.
출처 <한겨레> 토요판한 가지 명확히 할 대목은 2015년 8월 만들어진 사이트 메갈리아는 없어졌다. 장애인 비하, 성소수자(게이) 아웃팅 문제로 내분이 벌어져 현재의 워마드 사이트가 생겨났다. 일각에서는 메갈리아와 워마드는 다르다는 말을 하지만 메갈리아와 워마드 회원은 거의 교집합 상태기이기 때문에 메갈리아와 워마드는 동일한 커뮤니티이다.
메갈리아를 옹호하던 식자층 일부는 워마드의 극단적 혐오 방식이 숱한 사회적인 문제를 일으키자 슬그머니 거리를 두고 메갈리아와 워마드가 서로 다르다는 연막을 피우며 차별화하는 모습도 보인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메갈리아를 페미니즘으로 포장한 원죄에서 벗어나지는 못해 지속해서 페미니즘팔이를 하는 위선형·생계형 페미니스트로 변모하는 이들도 있다.
대표적 생계형 페미니스트 서민(출처 <EBS> 까칠남녀)말하자면, 식자층 부류들의 기회주의적이고 이중적인 위선적 행태들이다. 언제나 이런 식자층 부류들이 문제다. 사태의 본질은 깊이 있게 들여다보지 못한 채 각자가 유리한 데로 해석하고,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자신의 네임드를 활용해 강연과 기고로 명성을 취하고 이득을 누리고 있다. 페미니즘이 이토록 엉망진창이 된 가장 큰 이유다.
페미니즘을 비롯한 모든 사회운동은 ‘인본주의’가 바탕이다. 메갈리아·워마드식 페미니즘의 극단적인 혐오방식 그 어디에도 인본주의는 찾아볼 수 없다. 필자가 가장 분노하는 지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대체 인본주의는 어디다 팔아먹었단 말인가? 왜 진보언론들은 이 점을 지적하지 않는가? 왜 식자층 부류들은 인본주의를 말하지 않는가? 워마드 방식의 혐오 행태는 잘못됐다고 명확히 지적해야 마땅하지 않는가?
워마드 내에서 영향력 있는 회원으로 꼽히는 어느 회원이 끝내 국제적인 사고를 치고 말았다. 호주에서 베이비시터로 일하던 여성이 자신이 돌보던 남아를 강간했다는 사진과 글을 자랑스럽게 동영상으로 올리다 호주 연방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이 여성은 평소에도 유튜브에 한국 남성혐오 게시물을 수시로 올리며 게시물 조회수를 늘려왔다. 이 사건은 현재 국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잘못된 페미니즘이 갈 데까지 갔다는 증거다.
이러한 사태에도 그동안 일방적으로 페미니즘과 페미니스트들을 옹호하며 지면을 할애하던 진보언론들은 대부분 모르쇠로 나오고 있다.?하지만 진보언론들은 결코 페미니스트들의 심기를 거슬리는 논조를 바꾸지 않을 것이다.
예컨대 <한겨레>는 창간 당시부터 진보 여성단체들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해 왔다. 여성 비례대표 국회의원 양성소인 ‘한국여성단체연합’과 <한겨레>는 비슷한 시기에 출범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미 거물 여성 정치인으로 자리 잡은 인물과 여성단체, <한겨레>와의 인적네트워크는 사방팔방으로 뻗어 있다.
<한겨레>는 여성학자 정희진에게 매주 지면을 할애하며 그의 칼럼을 싣는다. 거의 십년 가까이 정희진은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며 글을 쓰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정희진이 제아무리 수준 미달 칼럼을 기고해도, <한겨레>는 결코 중단하지 않는다. <한겨레>의 논조는 이미 페미니스트 몫으로 지면을 할애하기로 암묵적인 합의가 되어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마찬가지다.
메갈리아에게 고마워하라는 글을 <한겨레>에 게재한 여성학자 정희진필자는 과거 여성운동을 수년간 하면서 제법 큰 규모의 심포지엄에 수차례 토론자로 나갔으며 이들 단체의 행사에 참여하기도 했다. 여기에 참석해보면 이들의 인적네트워크 형성이 어떻게 되어있는지 한눈에 들어온다.
이곳에도 소위 ‘급’이 있다. 거물 여성 정치인과 여성단체 상층부 인사들과 <한겨레>, 참여연대 상층부 인사들이 피라미드의 맨 위를 차지한다. 그다음에는 변호사, 교수 직분을 가진 이들이다. 피라미드 맨 아래는 현장에서 ‘동고동락’하는 활동가들이 있는데 이런 행사에서는 사실상 있으나 마나 한 존재들이다.
필자도 피라미드 맨 아래에 속해 있었다. 수년 전 ‘한국여성단체연합’이 주최하는 후원의 밤에 참석한 후 다시는 그런 자리에 가지 않았다. 이들의 행사는 호화로운 사교모임, 캐비어 좌파들의 비즈니스 그 자체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이런 인적네트워크 속에서 <한겨레>가 페미니즘을 옹호할 수는 있어도 절대로 부정적인 논조를 실을 수는 없다고 필자는 단언한다.?<경향신문>도 다르지 않다. 페미니즘이 뜬다 싶으니 그저 바람 부는 대로 돛을 달았을 뿐이다.
페미니스트로 자처하더라도(남성 페미니스트 포함) 과거 메갈리아, 현재 워마드 사이트에 올라오는 역겨운 혐오성 글들을 제대로 읽은 이는 없을 것으로 본다. 메갈리아가 생겨날 때부터 상세히 파악하고 있는 넷 유저들과 띄엄띄엄 자신들이 취하고 싶은 내용만 취한 식자층 부류들과는 큰 괴리감이 존재한다.
식자층의 맹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사실상 이들은 아는 것도 별로 없고 자신의 전문 분야는 잘 알지라도, 현재 벌어지고 있는 페미니즘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 이들이 그동안 쓴 페미니즘 옹호 글이나 강연을 들어보라. 일반인은 알아듣기 힘든 모호한 용어로 포장한 헛소리, 잡소리로 가득하다.
식자층들의 비겁함을 예상해보면, 워마드와는 슬슬 거리를 두며 새로운 먹잇감을 찾아 이동할 것이다. 어떤 이는 변명도 할 것이다. 그것이 네임드 식자층들이 살아가는 방식이다.
그렇더라도 말이다. 사람이 사람을 혐오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인본주의 정신’이 바탕임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또한, 모든 일에는 대가가 따르는 법! 대가는 결국 진정한 사회적 약자, 그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 약자들이 치르겠지만 말이다. 슬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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