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무고로 짓밟힌 피해자 인생은 누가 보상해주나?

워마드 회원의 호주 남아 성폭행 사건과 배우 유아인과 트위터 페미스니트들(일명 트페미) 간에 벌어진 설전 등으로 대한민국의 온라인이 뜨거운 가운데 조용히 묻힌 사건들이 있어 더욱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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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유명 조각가이자 동아대 교수인 손모 교수가 자신의 아파트 9층에서 투신 자살했다. 손 교수는 학내에 붙은 대자보 때문에 성추행범으로 몰려 괴로워하다 몸은 던진 것이다.

사진=동아대학교

뒤늦게 경찰이 사건을 수사하자 실체가 드러났다. 간단하게 정리하면 대자보를 쓴 학생은 사건 현장에 있지도 않았고, 손 교수를 잘 알지도 못하면서 담당 교수가 자신의 성추행을 감추기 위해 대자보를 쓸 것을 종용하자 허위로 작성했다. 실제로 성추행을 한 교수는 또 다른 교수로 알려졌다. 현재 대자보를 쓴 학생은 퇴학 처분을 받은 후 구속돼 징역 8개월을 선고받았고, 성추행한 교수는 파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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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명예회복했지만 내 마음은 찢어지고 무너져”

진실이 밝혀졌지만 무고로 억울하게 죽은 이는 돌아올 수 없다. 값으로 따질 수 없는 목숨과 주변 사람들의 억울함과 슬픔은 누가 보상해 줄 것인가?

문단 내 성폭행 무고 사건
지난해 문단을 떠들썩하게 했던 문단 내 성폭행 사건은 문화계에서 가장 신성해야 할 문단이 얼마나 썩어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 사건이었다. 수많은 여성 문인, 작가 지망생들과 편집자들이 SNS상에서 #문단_내_성폭행 해시태그를 달며 자신이 겪은 성폭행, 성추행 사례를 고발했고, 이에 따라 몇몇 문인들이 퇴출되거나 구속되는 사례가 나왔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무고하게 고발당한 사례도 속출했다.

그중 가장 큰 무고 사례가 바로 박진성 시인의 사건이다. 박 시인은 지난해 10월 18일 트위터의 한 게시물로 고발을 당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미성년자인 저는 지난해 저보다 스무 살 많은 시인에게 성희롱을 당했습니다. 박진성 시인임을 밝힙니다.” 이틀 뒤 또 다른 글이 올라왔다. “나는 27세 여름 강간을 당했다. 이름은 박진성이며 직업은 시인입니다.”

한국일보 황수현 기자는 ‘아니면 말고’ 식의 기사에 대해 책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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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시인은 졸지에 성추행범이 돼 그의 실명과 사진이 노출됐고 사회적으로 매장당했다. 그의 시집은 출판이 중단됐고, 출간하기로 했던 책 4권의 계약 모두 해지됐다. 박 시인의 밥줄은 끊겼고, 가족들과 이웃은 물론 친척들로부터 배척당했다. 박 시인의 부모님은 이웃 사람들의 항의와 협박에 이사를 하려 했으나 대한민국 어디를 가든 상황이 달라지겠느냐는 지인의 조언을 받고 이사를 포기하고 사시사철 창문을 닫은 채로 살았다.

하지만 경찰 수사 결과 박 시인의 혐의는 모두 허위로 밝혀졌고, 박 시인을 고발한 습작생은 무고죄로 고소당했으나 초범에 정신불안 상태로 기소유예 처분됐다.

박 시인의 아버지는 <한국일보> 황수현 기자의 무책임한 보도를 성토했다.

<한국일보> 황수현 기자가 해당 보도를 얼굴 공개 없이 그리고 실명 공개 없이 내보내기만 했어도 이렇게까지 큰 고통을 겪지 않았을 것입니다.

박 시인의 인생을 망가뜨린 이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앞서 말한 문학지망생은 박 시인에게 죄송하다는 카톡을 보냈고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박 시인을 고발한 또 다른 이는 허위 글을 작성해 박 씨의 명예를 훼손한 점이 인정된다며 벌금 30만원의 약식 명령을 받았다.

무고죄를 저지른 문학지망생과 박진성 시인의 카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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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여부를 전혀 확인하지 않고 박 시인의 실명과 사진을 공개한 <한국일보> 황수현 기자는 어떤가? 여전히 <한국일보>에서 기사를 쓰며 잘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최근 한 기사를 통해서 소수자의 인권을 거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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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인권에 민감한 기자가 어째서 박 시인의 인권은 무시했을까. 아이러니다.

무고죄 급증, 형량을 늘려야
두 건의 극단적인 예를 들었지만 이보다 더한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그저 고발자의 ‘나 성폭행당했어’ 말 한마디에 피고발자의 인생이 산산이 조각나는 일이 비일비재한 것이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무고죄 발생 건수는 3617건이고 그 중 성범죄 무고가 차지하는 비율은 40%에 이른다고 한다. 문제는 성범죄의 경우 물증이 없어도 피해자 진술이 일관되고 진술 정황이 합리성을 갖추면 법정에서 증거능력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성범죄 무고 사례도 함께 증가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렇게 무고죄가 증가하는 데는 낮은 처벌 수위도 큰 요인으로 작용한다. 현행법상 무고죄의 경우 최대 법정형 징역 10년, 벌금 1500만원 수준의 처벌을 받지만, 초범의 경우 집행유예나 가벼운 벌금형 처벌에 그치면서 ‘아니면 말고’ 식의 고소가 늘어나고 있다.

앞의 두 사례는 그야말로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상황이 이러할진대 여성계 일각에서 무고죄 폐지를 주장하는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정황이 아닐 수 없다. 이미 지난해도 유명 남자 연예인들을 성폭행으로 고소했다가 무고죄로 구속된 사례가 있다.

무고죄 형량을 늘려도 시원치 않을 판에 폐지를 주장하는 여성계는 진정한 남녀평등을 추구한다면 무고죄 형량 강화를 외쳐야 한다.

김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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