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사에서 가장 위대한 전투 ‘고구려 결사대의 평양 시가전’

일반인들은 잘 모르지만 중국 사서에서 가장 극찬했던 고구려 무사들의 전투가 있었다.

우리 민족 전쟁사에서 가장 위대한 전투라 생각한다. 바로 고건무의 결사대가 벌인 평양성 안의 전투.

수양제는 육군과 수군을 같이 보내 고구려를 부수려 하는데, 수군과 육군 모두 고구려 군대의 결사적 항전과 유격전에 크게 고생을 한다.

하지만 수나라 수군은 고생 끝에 평양 근처 오늘날 남포 근처에 상륙한다. 수나라 수군 제독 내호아가 이끄는 4만명의 부대.

SBS 수양제
SBS <연개소문> 수양제

수양제에게 “절대 독자 행동 하지 마라”, “육군이 올 때까지 기다려라”, “육군과 합류해 싸우라”는 명령을 받았지만, 공명심을 때문에 내호아는 평양성을 향해 진격한다.

이때 평양성을 지키는 사령관 고건무, 훗날 영류왕이다. 이 장수는 대담하고도 무모한 작전을 짠다.(훗날 연개소문이 이 전쟁영웅 영류왕을 팔등분 토막살인해 하수구에 버렸다)

문을 닫고 수성을 하는 게 아니라 병사들이 성 밖으로 나가서 수나라 군대와 맞붙게 한다.

그때 두 가지 지령을 내린다. “지는 척하며 성문 안으로 퇴각하라”, “그리고 성안으로 들어올 때 반드시 문을 열어놓아 수나라 군사들이 성안으로 들어오게 유도하라”

병법에 시약(示弱)이란게 있다, 이쪽을 일부러 찌질해 보이게 해 상대를 내가 원하는 곳으로 끌고 오는 것. 전국시대 손빈이 마릉전투에서 위나라 군대를 몰살시킬 때 썼던 전술이다.

잔뜩 겁에 질린 모습을 한 채 평양성 안으로 퇴각하라. 얼마나 겁에 질렸으면 성문을 닫을 정신이 없어 보일 정도로.

성문을 채 닫지 못한 채 겁먹어서 성안으로 도망가는 찌질한 모습을 보이게 해 수나라 군사들을 모조리 성안으로 불러들일 계산이었다.

실제 수나라 군사들은 지리멸렬하게 도망가는 고구려군사들의 속임수에 속아 성안으로 들어온다. 그때 들어온 수나라 내호아 제독의 수군 상륙부대원의 수가 무려 4만.

그들은 성안으로 들어오자 이내 방심한 채 노략질과 약탈을 시작했다. 그때 갑자기 고구려 정예 무사들이 뛰쳐나온다. 병사, 군인이라기보다는 무사에 가까웠던 칼잡이들이 뛰쳐나온 것이다.

미리 고건무가 500의 결사대를 절과 사원에 감추어두었다, 수나라 군사들이 방심해서 난장 까기를 기다렸던 것.

정확한 타이밍에 절과 사원에서 뛰쳐나온 이들은 군기가 문란해진 수나라 병사들을 도륙하면서 성안에서 토끼몰이를 시작한다.

고구려 무사들의 1대 1 능력은 후덜덜했고, 제국군인 당나라와 수나라 정예군사들도 두려워한 바 있다,

그리고 고구려 검과 도의 우수함. 중국 못지않게 고구려의 철기 문명은 우수했는데 가벼우면서 단단하고 날카롭다.

SBS 고건무(영류왕)
SBS <연개소문> 고건무(영류왕)

전성과 연성을 겸비한 도와 검을 가진 고구려 무사들. 한 번에 칼을 아홉 개까지 차고 싸웠다는 이 고구려의 최정예 무사들은 100배 가까이 많은 병력을 상대로 도륙을 시작한다.

도륙이라기보다는 도살, 정말 추풍낙엽처럼 떨어지는 수나라군사들. 아수라장? 아비규환? 무간지옥? 그런 말로도 표현이 안 되는 지옥 같은 살육전에서 수나라 군사들은 도살, 도축을 당한다.

이 고구려의 결사대를 중국 사서에서 극찬했다. 이민족을 칭찬하는데 너무도 인색한 게 중국 사서이지만 이때의 정황을 정확하게 기록해놓고 고구려 무사들의 기개와 실력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너무도 일방적이었던 평양시가전. 이 고구려 500 결사대에 수나라 4만 군대가 일방적으로 도륙을 당하다가 겨우 몇천명만 생명을 부지한 채 성 밖으로 빠져나간다.

“도대체 우군은 어디 있는 거지?”

이렇게 수나라 수군이 죽어나고 있을 때 육군이 평양 근처에 도착한다. 군사들을 혹사해가며 보급선 유지와 뒤치기 문제까지 감수하고 도박을 하다시피 평양성에 도착한 수나라 육군.

명령을 받은 대로 상륙한 수군과 합류를 해야 하는데 수군이 보이지 않는다.

평양성에서 썰렸는데 보일 리가 있나. 방심한 채 평양 시가전에서 결사대에게 도륙을 당했는데 어디서 찾을 수 있겠는가.

수군과 합류해 덩치를 불려야 하고 그들이 싣고 온 보급품을 받아야 하는 수나라 육군은 어긋난 계산에 넋이 나가고 말았다. 그래서 당장 평양성을 도모할 생각 자체를 못하게 된다.

고구려 고건무가 수나라 내호아의 군대를 평양 시내로 유인해 쓸어버린 것. 우리 민족 전쟁사에서 가장 극적이고 스펙타클한 부분으로 귀주대첩, 한산대첩, 살수대첩보다 훨씬 멋있다고 생각한다.

살수 대첩은 사실 수공(댐 쌓은 다음 터트린 것)으로 죽인 게 아니라 백병전으로 쓸어버린 것인데, 진실이 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500 결사대의 평양시가전 전투 역시 알려지지 않아 좀 아니, 많이 안타깝다.

임건순

임건순

멸종 위기의 젊은 동양철학자
'순자, 절름발이 자라가 천리를 간다' 저자
moo9257@hanmail.net
임건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