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현의 정통 합기도] 고독은 우리의 이야기가 아니다

2010년 10월 16일 대한체육회가 있는 올림픽파크텔에서 ‘합기도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대토론회가 무예신문사 주최로 열렸다.

그 자리는 2008년 1월 29일 대한체육회 인정단체 승인에 대한 단체 간 갈등을 해소해 보고자 열린 토론회였다.

나는 그 자리에서 마이크를 잡고 합기도는 국제연맹(IF)이 이미 조직되어 있고, 세계적인 무도로 정착되었으며 그 기술력 또한 뛰어나다고 말했다.

윤대현 대한합기도회 회장(사진 오른쪽 )
윤대현 대한합기도회 회장(사진 오른쪽 )

나는 지금도 일선에서 합기도를 가르치고 있는 실무자다. 따라서 일본에서 시작된 합기도가 일선 합기도 지도자들과 그 도장에 얼마만큼 도움이 되는지 잘 알고 있다.

우리와 함께 손을 잡는다면 일선 도장을 위해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이 믿었던 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수긍하고 변화를 추구하기보다는 딱딱하게 굳어버린 뇌처럼 고집스럽게 자신이 바르다고 주장할 수 있는 근거를 찾았다.

이단이 위험한 것은 성경을 자의적 해석을 하기 때문이다. 결국, 합기도는 또 다른 분열로 향했고 그 피해는 지도자들과 수련생의 몫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합기도는 격투기처럼 시합을 위주로 하는 조직이 아니다. 시합하지 않아도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교육적인 선물은 많다.

나이 많은 해외 지도자들의 합기도 연무 시범을 보고 있으면 정말 멋있고, 아름답고, 매우 가치 있어 보인다.

이제부터라도 합기도를 제대로 알려야 한다. 이전에 ‘합기도는 무엇인가?’ 글을 쓰고 이후에도 수많은 글을 통해서 합기도가 무엇인지 알리려 노력해왔다.

나는 문학을 전공했거나 글을 전문으로 쓰는 사람이 아니라서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것이 매끄럽지 못하다. 그래서 하나의 생각을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많은 글을 써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간단하게 얘기하자면 나는 한때 합기도를 떠났다가 다시 돌아온 사람이다. 격투기 조직을 만들고 한동안 지속해서 시합을 개최했다.

그 당시에는 가장 많은 경기를 개최하는 조직의 수장이 되기도 했다. 나중에 무에타이를 받아들였을 때는 새로운 것을 가르친다는 재미도 있었지만 역시 교육적인 기능보다는 경기단체가 가진 엔터테인먼트의 속성을 벗어 날수는 없었다. 그 나름 즐거움은 있다.

참가하는 선수들은 긴장되지만, 구경하는 참관인들에겐 싸움 구경만큼 재미있는 것이 없을 정도로 흥분을 자아낸다.

대회를 개최하는데 스폰서 문제만 해결되면 무술 경기만큼 역동적인 즐거움이 없다.

매서운 눈과 경직된 자세는 합기도(아이키도) 모습이 아니다
매서운 눈과 경직된 자세는 합기도(아이키도) 모습이 아니다

이전에 모케이블 방송 사장이 한국형 UFC를 만들어 달라는 부탁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그 시작 단계에서 시합 중에 선수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말았다.

각 방송사에서 격투기 선수의 안전사고를 사회적 문제로 다루었고 그 사건에 대한 수습과 함께 격투기에 대한 한계를 느끼고 더 이상의 미련을 갖지 않았다.

나이를 먹으면 옛 생각이 나고 그리워지는 모양이다. 자꾸 옛날이 회상된다. MBC 정동 문화체육관에서 부산 구덕실내체육관에서 순천 팔마체육관에서 경기를 개최하고 수장의 자리에서 내려다보는 기분은 썩 나쁘지 않았다.

그런 것을 성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만약 격투기를 계속하고 있었다면 아마 지금도 그렇게 세월을 보내고 있었을 것이다.

좀 과장하면 태국을 안방 드나들듯 했다. 처음에는 무에타이를 배우기 위해서 갔지만, 나중은 관광으로 바뀌고 있었다.

그런 생활에 젖어있던 나에게 일본 선생들과의 만남은 무에타이라는 격투기에서 합기도라는 무도로 다시 돌아오게 하였다. 아니, 진정한 합기도의 만남으로 모든 것이 바뀌어 버렸다.

합기도는 매우 지적인 운동이다. 그리고 인간으로서의 품위를 지켜주는 운동이다. 사람은 나이를 먹을수록 행복해져야 한다.

하지만 주변을 살펴보면 불행한 노인들이 너무 많다. 노인 자살률이 높은 가장 큰 이유는 고독이다. 어떤 일에 오랫동안 종사하고 혹은 전문적인 기술을 가지고도 정작 노인이 되면 아무런 쓸모가 없는 게 많다.

아이키도07

한국에 많은 합기도장이 있지만, 환갑이 넘은 지도자들이 없는 것도 마찬가지다. 격투기에서 합기도로 돌아온 나는 지금이 더 행복하다.

수련시간에 나를 기다리는 회원들과 멀리서도 찾아오는 지도자들이 모두 내 편과 같이 든든하다. 서 있을 수 있는 힘이 있는 동안은 나를 찾아오는 가족 같은 회원들과 오랫동안 쌓아온 싸우지 않는 삶의 생존 철학과 기술을 함께 나눌 것이다.

행복은 이런 게 아닐까? 80이 넘도록 가르치고 있는 나의 선생이 있고, 함께 하는 선생의 친구분들, 70을 넘긴 선생들, 그리고 60을 넘긴 선배들같이, 또 합기도 도주가 보여주고 있는 것처럼 우리도 진정 행복해 질 수 있다.

더는 무엇을 보고 어떤 의심을 할 수 있을까? 나이 들어 고독은 합기도를 하는 우리의 이야기가 될 수 없다.

윤대현

국제합기도연맹(IAF:International Aikido Federation) 정회원 (사)대한합기도회 회장
국제합기도연맹 공인 6단
aikidokore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