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발전소 밀집 지역 울산발 5.0 지진···‘후쿠시마 참사’ 남의 일 아니다

[녹색당 논평] 핵발전소 밀집 지역 울산발 5.0 지진

체르노빌 참사가 일어났을 때, 일본은 “소련과 달리 일본 원전은 안전하다”고 말했다.

후쿠시마 참사가 일어났을 때, 적잖은 한국인은 “우리는 일본과 다르다”라고 애써 안도했다.

A satellite image shows damage at Fukushima I Nuclear Power Plant In Fukushima Prefecture. The damage was caused by the offshore earthquake that occurred on 11 March 2011.
A satellite image shows damage at Fukushima I Nuclear Power Plant In Fukushima Prefecture. The damage was caused by the offshore earthquake that occurred on 11 March 2011.

지난 5일 오후 8시 33분 울산 동구 동쪽 52km 해역에서 규모 5.0 지진이 일어났다. 울산 지역 시민들은 건물 밖으로 대피해야 했고, 영남 지역은 물론 충청, 전남 지역 주민들까지 흔들림을 감지할 정도였다.

또 곧이어 9시 24분께 좀 더 육지에 가까워진 위치(울산 동구 동쪽 41km)에서 규모 2.6 여진이 일어났다. 이번 지진은 건축물 전반의 내진 설계 강화 필요성을 일깨웠을 뿐만 아니라 영남 동해안에 밀집한 핵발전소에 대한 근심과 공포를 대중적으로 불러왔다.

진앙 인근에는 11기 핵발전소가 가동 중이며, 얼마 전에는 울산 신고리 5·6호기 핵발전소 건설 승인이 났다.

이번 지진은 의외의 일이 아니다. 한반도는 강진이 일어난 일본 구마모토와 같은 판에 있다. 지진 발생 빈도는 낮지만 큰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상존한다.

조선왕조실록에도 규모 7.0 지진이 일어난 기록이 있다. 삼국사기, 고려사, 고려사절요 등에도 지진 발생 기록이 숱하다. 옛날 일이라고 우습게 볼 일이 아니다.

한반도에서 규모 5∼7 지진이 400년 주기로 발생한다는 학설도 있다. 과거에 지진이 일어났고, 미래에도 지진 가능성이 있는 활성 단층이 부산-경주-울진 일대(양산단층)와 울산-경주 일대(울산단층)에, 그러니까 핵발전소 밀집 지역에 분포하고 있다.

핵발전소는 지진이 없더라도 근심과 공포를 초래한다. 사고의 가능성보다 사고 이후 재앙이 더 크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거기에 눈앞에 닥친 지진 피해 가능성까지 고려한다면, 우리의 답은 탈핵일 수밖에 없다.

한국수력원자력은 국내 핵발전소들이 규모 6.5 지진을 견딜 수 있게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규모 7.0 이상의 지진이 일어날 확률을 배제할 수 없다.

신고리원전 5·6호기
신고리원전 5·6호기

친핵세력이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일, 특히 한 번 터지면 회복할 수 없는 일까지 책임질 수는 없다. 불과 9명으로 구성된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대해서는 길게 말할 것도 없다.

울산 신고리 5·6호기 건설 승인에 찬성한 위원은 7명이다. 이제 앞으로 이들의 승인 결정은 땅보다 먼저 흔들려야 한다.

지진 가능성을 떠나 핵발전소 밀집 수준과 핵발전 확산 일로의 정책만 봐도 ‘후쿠시마 다음은 한국’일 가능성이 높다. 지구와 인류가 가능한 한 조속하게 핵발전과 이별하는 데 순서가 있다면 그 1순위는 한국이다.

이웃 나라에서 전무후무한 재앙이 일어났는데도 폭력과 어리석음을 끊지 못한 나라로 기억되지 않기를 바란다. 승인이 떨어진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백지화하고 속속 핵발전소 폐쇄에 들어가야 한다.

 

김승한 기자

김승한 기자

의학전문기자. 전 대학병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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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