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시행령 확정과 유통전문기자의 ‘혼수 차떼기’

국민권익위원회가 8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 시행령안을 애초 발표했던 안 그대로 확정해 규제개혁위원회로 넘겼다고 밝혔다.

애초 입법예고대로 음식물·선물·경조사비 상한액을 3만원·5만원·10만원으로 하고, 한우나 화훼 등 특정 품목 예외도 적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김영란법은 규제개혁위원회에서 규제 심사를 받게 된다. 불합리한 규제에 해당하는지를 심사하는 단계다. 통상 15~20일 정도 소요된다.

규제 심사 이후에는 법제처에서 법제 심사(20~30일 소요)를 받는다. 시행령안이 상위법이나 관련법과 충돌하는 부분은 없는지 살펴보는 단계다. 이를 거치면 차관회의와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김영란

왜 언론인에게 김영란법이 필요한지 사례 몇 가지를 소개하겠다.

1. ‘이마트’라 불리는 김기자
S일보 김기자의 별명은 이마트다. 왜 이마트로 부를까? 이마트로 쇼핑을 단 한 번이라도 갔다면 알 수 있다. 거의 모든 상품을 판다는 것을. 없는 상품은 없다는 것이다.

김기자의 집에는 없는 물건이 없다는 얘기다. 왜? 거의 모든 유통업체들에 물건을 보내라고 닦달하기 때문이다. 다짜고짜 업체에 연락해서 물건 보내라고 하는 김기자의 요구를 누구도 거부하지 못한다.

거절했다가는 악성 기사 나올 게 뻔하기 때문이다. 업체는 울며 겨자 먹기로 보낼 수밖에 없다. 그런 김기자는 유통전문기자로 불리고 있다.

2. 정치부기자의 설 선물세트
정치부기자가 받는 설 선물세트 중 한우 갈비 세트가 제일 많다. 그것도 백화점에서 파는 최고급의 갈비 세트다. 가격은 수십만원에 달한다. 내가 먹자고 사기에는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이런 한우 갈비 세트가 설 선물세트로 정치부기자한테 쏟아져 들어온다. 친척한테 선물로 보내도 차고 넘쳐 처치 곤란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김영란법 시행하면 축산농가 망한다고 나온 말이 괜한 말이 아니다.

국회의원 300명이 보내는 한우 갈비 세트의 총량이 얼마나 될지는 상상에 맡기겠다.

3. 유통전문기자의 혼수 차떼기
이 사례는 직접 듣고도 믿기지 않았다. 비상식을 넘어 범죄행위가 아닌가 싶기 때문이다.

결혼을 앞둔 모기자는 백화점 주차장으로 자신의 차를 몰고 간다. 그 후 백화점 직원을 불러내 소형가전제품과 차에 들어갈 수 있는 물건들을 꽉 채우라며 차 열쇠를 넘긴다. 퇴근 후 차를 찾아가겠다는 말과 함께.

이걸 보면 어떤 사건이 떠오를 것이다.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의 차떼기 사건. 2002년 대선 당시 2.5톤 탑차에 현금을 실어서 금품수수를 한 기상천외한 사건이다. 혼수 차떼기와 새누리 차떼기가 정도의 차이만 있지 다를 것이 하나도 없다.

4. 자동차전문기자의 수입차 무한리스
자동차전문기자들이 저지르는 갑질 중 하나다. 수입차 업체의 어느 한 모델을 6개월 리스한다. 당연히 무상이다. 돈 한 푼 내지 않는다는 말이다. 명목은 시승기다. 약 6개월 정도 타고 또 다른 수입차로 바꾼다. 무한루프의 시작이다.

그나마 자기 돈으로 주유하면 양심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고 할 수 있다. 주말에 분당에 사는 홍보실 직원한테 일산에 와서 기름 넣고 가라는 기자도 있다.

명절에 고향 갈 때 ‘가오’를 잡겠다며 수입차를 빌리는 행태는 일상다반사다.

5. 삼성 출입기자
이건 더는 쓰지 않아도 상상할 수 있겠다. 삼성의 특혜가 어느 정도인지는. 국외 출장이라도 가는 날에는 뭐 이건 해외여행이 되겠다. 괜히 한겨레 기자가 삼성으로 가는 게 아니다.

지난 2008년 10월29일 삼성 비자금 의혹을 폭로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기자회견 이후 1년 이 넘도록 삼성 광고를 받지 못했던 한겨레신문이 삼성과의 관계 단절을 선언했다.
지난 2008년 10월29일 삼성 비자금 의혹을 폭로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기자회견 이후 1년 이 넘도록 삼성 광고를 받지 못했던 한겨레신문이 삼성과의 관계 단절을 선언했다.

김영란법은 공무원, 사립대학 교수, 언론인 등이 제3자에게 고액 금품(1회 100만원, 연간 300만원 초과)을 받으면 직무 관련성을 따지지 않고 형사처벌토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원활한 직무수행과 사교·의례·부조 등 목적으로 제공되는 음식물·경조사비·선물 등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일정 금액 내에서 허용하는 예외 규정을 두고 있다.

공직자뿐만 아니라 금품을 제공한 국민도 동일하게 형사처벌이나 과태료가 부과된다.

앞서 권익위는 지난 5월 시행령안을 발표하면서 원활한 직무수행과 사교·의례·부조 등 목적으로 제공되는 음식물·경조사비·선물 등에 대해서는 각 3만원·5만원·10만원의 상한액을 정한 바 있다.

김승한

리얼뉴스 발행인·편집인
대학병원 연구원 그만두고 어쩌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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