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의 최승호 “지금 종편만도 못하지만, MBC는 공영방송이어야만 한다”

3년이 지난 다음 공개된 미니 인터뷰 2편

지난 2014년 연말, 필자는 당시 대안언론인 <뉴스타파>의 PD로 재직하던 현 최승호 MBC 신임사장과 인터뷰를 진행한 바 있다. 대략 4~50분간 진행된 전화 인터뷰였다. 촉박한 일정에 갑자기 추진된 탓에 전화 인터뷰가 진행됐는데, 최승호 신임사장은 선선히 응하고 여러 가지를 말해주었다. 그러나 아쉽고 죄송하게도 당시 급박하게 준비하던 매체 기획이 통째로 엎어지면서 공개되지 못했다.

그의 사장 취임을 기념하며 그간 일그러진 한국의 저널리즘을 돌아보는 그의 문제의식을 공유하기 위해 나누어 게재한다. 공개시간이 지연된 대신, 당시 박근혜 정부 권력기관들을 두려워하여 다소 수정해 게재하려던 원고를 수정 이전 버전으로 가감 없이 담았다.

MBC 사장에 내정된 최승호 PD(출처 방송문화진흥회)

최승호 PD는 현재의 MBC에 굉장한 아쉬움을 표현하면서도 공영방송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최 PD는 “물론 지금 MBC가 민영화된 상황보다도 못하는 건 사실이다. MBC는 지금 종편만도 못하다. 종편은 비록 극우적인 방송을 할 때도 많지만, 또 자기네 언론 가치를 유지하려는 최소한의 노력은 한다. ‘정윤회 문건’ 같은 사안이 나왔을 때 어떻게든 발굴해서 보도하려고 한다.

하지만 MBC는 정부나 청와대에 관련된 사안이 나오면 어떻게든 축소하거나 외면하고 청와대에 유리한 증거가 나오면 안하던 보도를 하면서 ‘설레발’을 친다. 이런 행태는 상업적으로도 아무 생각없는 짓이다. 따라서 민영화가 되면 이보다는 훨씬 잘할 수 있는 여지가 있을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최승호 PD는 이어서 “그러나 그 (민영화된) 방송이란 건 결정적인 순간엔 항상 기득권을 반영하는 것이 될 수밖에 없다. 현재 SBS가 보여주는 정도로 보면 된다. 모든 방송이 그리되면 우리 사회가 많은 걸 잃어버리게 된다”라며 민영화론을 비판했다. 최승호 PD는 “우리가 MBC와 KBS를 교정할 수 있는 방법들이 있다고 봐야 한다. 최소한 두 방송을 유지하고, YTN과 연합뉴스란 공영방송들까지, 청와대가 좌지우지하고 있는 방송들을 적어도 방송인들이 내적인 규율을 통해서 방향을 가지고 갈 수 있는 지배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최 PD는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한 노력을 우리 사회 우선적인 어젠다로 생각해야 한다. 적어도 중간 정도쯤에 공영언론들을 위치시킨다면, 우리 사회 여론이 늘상 이렇게 양쪽으로 극단화되진 않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민영화론은 단견이라고 본다”라고 진단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당시 후보)의 남편이 재산을 축소신고했다는 의혹을 보도해(7월 15일) 큰 화제가 됐다. 한국 사회의 과열된 네티즌들은 <뉴스타파>가 새정치민주연합 내 친노세력을 대변하기에 권은희 후보를 겨냥했다는 식의 정파성을 의심하는 해석을 내놓았고 최승호 PD는 직접 페이스북에서 이러한 의혹을 반박하기도 했다.

최승호 PD는 그에 대해 “사실은 좀 놀랐다. 논란은 예상했지만, <뉴스타파>가 생기고 난 뒤에 처음으로 그 정도의 아주 강력한 대중들의 반발에 직면했다”라고 회고했다. 최 PD는 “기사에 일정한 오류가 있었다. 선거법상 적법하게 재산을 등록했는데 축소를 한 것 같은 표현이 쓰여진 것은 문제였다”면서도 “그러면 지지자들이 원하는 쪽으로만 해야 하느냐, 이런 부분에 대해 내부구성원들이 상당히 고민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논란이 된 권은희 후보 배우자 보유 부동산 축소 신고 의혹 보도(출처 뉴스타파)

당시 <뉴스타파> 게시판에는 후원을 끊겠다고 엄포를 놓는 사람도 많았다. 최승호 PD는 “실제로 당시 후원자가 천명 정도 줄어들었다”고 설명한다. 3만6000명 가량 됐던 후원자가 3만5000명이 됐다는 것이다. 이런 부분은 대안언론 특유의 고민이 된다.

최 PD는 “한국 사회에서 언론이 광고에 의존한다는 건 단지 자본권력에 휘둘리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정치권력이 기업을 주무르기 때문에 결국은 정치권력과 자본권력 둘 다에게 포섭된 범위 안에 들어가게 된다”라고 설명하면서, “후원자를 토대삼아 언론을 운영하면 그런 부분은 좀 벗어날 수 있는데, 이런 언론형태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는 후원자들이 생각하는 방향과 내부자들의 방향이 다를 때 생긴다”고 지적했다.

최승호 PD는 “오히려 우리가 국정원이나 검찰이나 삼성을 비판할 때는 물리적으로 부딪히는 것 외의 압력을 못 느끼는데, 여기서(후원자의 요구) 느끼는 압력이 있다”고 설명한다.

<뉴스타파>, 그리고 대안언론은 이 딜레마를 어떻게 넘어서야 할까. 최승호 PD는 “단기간 내에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고, 서로 배워가야 할 거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최 PD는 “권은희 의원 보도에서 우리도 실수가 있었고, 또 그런 보도를 보고 실망한 후원자도 있었지만 그런 걸 해야 한다고 본 분도 많았다. 건강한 언론으로서 불편부당하게 사회문제를 다뤄주길 바라는 분도 많았다. 이런 부분을 서로 대화하면, 후원자들도 새로운 인식을 얻을 수 있다. 아직 <뉴스타파>가 초기지만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과정이고 시간이 지나면 훨씬 쉽게 극복할 수 있는 문제일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최승호 PD는 드디어 최근 한국 사회의 문제적 집단인 ‘국정원’을 언급했다. 사실 <뉴스타파>는 국정원과 큰 인연이 있다. 2013년에는 2012년 대선과정에서 국정원 직원 및 관련자가 쓴 트윗 23만개를 공개하기도 했고 최근까지도 간첩 조작 사건에 대한 보도를 했다. ‘국정원 거짓말 탐지기를 속인 여자’란 보도가 7월에 나왔다. 최승호 PD는 국정원에 대해 어떤 소회를 가지고 있을까.

인터뷰 3편
2014년의 최승호 “국정원은 고도 수사기법을 습득할 이유가 없다”

한국 사회의 청년세대 문제, 미디어 문제, 그리고 현실 정치에 관한 글을 주로 써왔다. 매체비평 전문지 '미디어스'에서 2012년부터 3년간 정치부 기자로 일했다. 현재는 데이터앤리서치 부소장이다. 주요 저서로 '청춘을 위한 나라는 없다'(2013), '미디어 시민의 탄생'(2017)이 있다. a_hriman@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