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현의 정통 합기도] 합기도 종주국은 어디인가?

‘전통무예진흥법’과 관련해서 공청회가 열렸을 때 세계회전무술연맹 명재옥 총재께서는 “과거 합기도를 지도할 때 수련생들이 수련 중 ‘어느 나라 무술이냐’는 질문에 대해 일본 무술이라고 답하면 ‘에이 우리나라 무술이었으면’하는 문하생들의 넋두리에, 나는 이 한 몸 바쳐 우리나라 무술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라며 열변을 토하셨다.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나는 마음이 안타까웠다. 검도나 유도처럼 순수하게 받아들일 수는 없을까? 생각해 보지만 이미 원형이 훼손되어버린 합기도를 새롭게 하기에는 어렵겠다는 생각을 해왔다. 그래서 합기도라는 명칭보다는 국제적인 용어인 Aikido(合氣道)로 알리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하지만 한문 合氣道에서 시작된 합기도 명칭은 아이키도와 다른 것이 아니다.

‘도쿄’라고 부르든 ‘동경’이라고 부르든 ‘東京’은 변함없기 때문이다. 과거 합기도(Hapkido)를 함께 수련한 선배가 대학에서 합기도 전공 교수로 계셨다. 그 인연으로 <정통합기도(Aikido)>를 출판하였을 때 직접 학교까지 찾아가서 선물하기도 했다.

세계적인 체육 특성화 대학이다 보니 결국 합기도 전공이 용무도 전공으로 바뀔 수밖에 없었던 과정을 지켜보았다. 그 이유도 잘 알고 있다. ‘合氣道’를 쓰면서 합기도가 아니기에 과감히 명칭을 버리고, 더 발전한 무술을 개발하는 학자로서의 양심과 노력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었다.

국제합기도연맹(IAF)
국제합기도연맹(IAF)

최근 대한체육회에 합기도 정회원 가입과 관련해서 여러 원로 합기도 협회장들의 심기가 불편해진 것을 보았다. 그분들은 처음부터 합기도가 일본에서 왔다는 것을 부인하지 않는 분들이다.

대한체육회에서도 합기도는 ‘외래어’가 오랫동안 정착해서 관용적으로 사용해 왔기 때문에 우리말이라고 하는 문서를 보내왔다. 체육회도 합기도가 일본에서 왔다는 것을 부인하지 않고 있었다.

얼마 전에 만났던 원로 합기도 협회장님들께서는 “명예롭게 퇴진하고 싶다.”고 말씀하셨다. 사실 최용술 선생의 최측근이자 수제자로 꼽히는 한풀 창시자 김정윤 선생께서는 최용술 선생과 관련하여 <대동무>라는 책에서 덕암 영감(최용술)은 공식적인 무명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고 기술하고 있다.

또 “한국의 합기도는 일본 아이키도(合氣道) 무명을 무단 사용한 이름이다”라 하였다. 그리고 최용술 선생이 “나는 합기도 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리고 도주(道主)는 더욱 아니다”라고 했다는 기록이 있다. “일본 이름 合氣道를 쓰는 것은 덕암(최용술) 무예를 모욕하는 처사다”라고 했다.(장군, <대동무大東武>, 서울: 밝터, 2010, pp.125~p127)

그 외에도 많은 자료가 있다. 그래서 오랫동안 사용해 왔기 때문에 합기도는 우리 것이라고 말한 대한체육회는 실수한 것이다.

나는 여러 자료를 제시해 줄 수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체육회에서 가장 믿음이 가는 김정행 회장이 기술해 놓은 합기도 관련 글을 체육회에 제시해 주었다.(전 용인대 총장이 밝히고 있는 합기도)

<대동무大東武>에서 밝히고 있는 바와 같이 전혀 다른 무예로 변형된 것을 고유의 한국무술이 되게 하려면 무명을 달리해야 맞을 것이다. 남의 이름으로 자신을 나타낼 수 없기 때문이다. 변형된 것으로 ‘합기도’라는 명칭을 고집스럽게 우길수록 짝퉁이 될 수밖에 없다. 아예 명칭을 바꾼다면 정통으로서 자리를 굳힐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이전에 마찰을 피하고 원로 선배님들을 생각해서 ‘아이키도’라는 명칭으로 구분해서 알리려 했다가 오히려 후진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그것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무리까지 나오게 했다는 자책감을 느끼게 되었다. 합기도와 아이키도는 모두 ‘合氣道’를 지칭하고 있는 명칭이다. 합기도와 아이키도는 모두 한자어 ‘合氣道’에서 나온 말이다.(아이키도(合氣道)에 대한 오해들)

합기도는 우리 것이라고 구호만 외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합기도가 진정 한국이 종주국이고 정통이 될 수 있으려면 합기도는 우리 것이니 일본 정부에 한문 ‘合氣道’를 쓰지 말라고 주장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할만한 근거도 용기도 없으면서 정통성을 주장하는 이들의 행태에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다.

합기도(Aikido)의 올바른 자리매김을 위해 함께할 단체와는 허심탄회하게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또한, 한국 무술의 발전을 위해 대한합기도회는 함께 노력할 것입니다.

윤대현

국제합기도연맹(IAF:International Aikido Federation) 정회원 (사)대한합기도회 회장
국제합기도연맹 공인 6단
aikidokore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