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비트코인’ 폭락은 시간문제

가상화폐가 세간의 화제다. 비트코인이 연초 이후 20배에 가까운 가격 상승을 하자, 투자에 무관심하던 사람들까지도 전례 없는 투기 열풍에 동참하고 있다. 특히 한국은 세계적으로도 가상화폐 열풍의 중심지라 할 만하다. 이미 비트코인 일일 거래량은 세계 1~2위를 다투며 수조원에 이르고 있고, 투자자 추정치는 200만명에 달한다.

우리 사회에 비트코인 광풍이 불어닥쳤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트코인은 이제 선물시장에서 거래되는 진일보를 이루기도 했다. 지난 11일과 18일부터 비트코인을 대상으로 미국에서 선물거래가 시작됐다. 수많은 투자자는 이것을 호재로 보고 있지만, 필자는 비트코인이 선물시장에 데뷔함으로써 폭락이 언제든지 가능한 상태가 됐다고 판단한다.

사진=가상화폐(출처 빗썸)

워런 버핏을 포함한 여러 저명한 투자자들이 지적했다시피, 가상화폐는 수익을 창출하는 자산이 아니다. 물론 가상화폐는 화폐로서의 효용을 보고 투자하는 것이기 때문에 수익을 창출하지 못해도 상관없을지 모른다. 결국, 화폐로서의 효용, 즉 결제수단으로서 기능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이 부분에서 필자는 가상화폐 투자자들의 의견에 적잖이 동의한다. 가상화폐는 미래에 중요한 화폐가 될 수 있다. 가상화폐가 가진 장점들을 고려한다면, 이는 경제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진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머지않아 가격이 폭락할 것이라는 논지는 여전히 성립한다.

 

가격이 단기간에 너무 가파르게 올랐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이 결제 수단으로서의 효용 가치를 높여가고 이를 입증하면서 가격도 비슷한 수준으로 높아져야 하는데, 지난 1년간은 그렇지 않았다. 지금 가상화폐의 가치는 너무 먼 미래까지의 가치가 모두 반영됐다. 결제수단으로서 기능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고,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현재 시장에서 사용되는 주요 통화들은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정부가 수십 년 혹은 백년 이상을 공들여 왔다. 가상화폐 또한 오랜 시간 동안 여러 악재를 극복해 내면서 결제 수단으로서 가능성을 입증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지금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그만한 인고의 세월을 함께 견뎌줄 장기 투자자들이 전혀 아니다.

그뿐만 아니라 본질적인 가치가 없기 때문에, 가격 하락 시 어느 가격 이하로는 내려가지 않게 막아주는 저항선이 없어서 폭락에 한계가 없다. 이는 가상화폐가 공매도의 좋은 먹잇감이 되게 만든다. 종합하자면, 가상화폐의 가격 급락은 불가피하며, 선물시장에 데뷔하면서 머지않은 미래에 급락이 실현되리라 보인다.

가상화폐 열풍은 사회를 병들게 하는 것은 물론, 정부의 통화주권을 침해하기 때문에 정부의 견제가 불가피하다. 가상화폐는 거래수단으로서 인정받기까지 많은 악재를 견뎌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본격화됐다시피, 규제가 가상화폐 시장을 옥죌 것이다. 가상화폐가 미래에 어떤 의미를 가질 것인가와는 별개로, 수많은 사람의 삶과 사회 전체를 피폐하게 만드는 투기 열풍을 국가에서 내버려 둘 수는 없다.

나아가 화폐에 대한 통제력으로 경제를 운영하는 각국 정부들이, 통제권 밖의 화폐가 등장하는 것을 내버려 두지도 않을 것이다. 특히 기축통화국이라는 지위로 막대한 이익을 얻고 있는 미국의 입장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사진=기축통화 달러

정부가 가상화폐를 견제할 이유와 명분은 충분하며, 각종 규제와 세금, 관련자 처벌 등 수단 또한 다양하다. 얼마 전까지는 가상화폐가 정부에 의해 발행되는 통화에 위협이 되지 않았지만, 규모가 커진 지금은 그렇지 않다. 앞으로는 사회적인 투기 열풍을 잠재우기 위해서, 혹은 자국의 통화주권을 유지하기 위해서 가상화폐에 대한 다양한 견제가 이루어질 것이다.

투자자 구성이 가격의 급락을 예고하고 있다. 직관적인 판단이 필요한 부분이지만, 현재 가상화폐를 보유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단기에 고수익을 올리고자 하는 목적으로 보유하고 있다. 실제 생활에서 결제를 위해 가상화폐를 보유하는 것이 아니다. 어떤 자산의 보유가 실제 수요자보다 투기자들에 의해 더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면, 해당 자산의 가격에는 거품이 끼어 있으리라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시장에 여러 충격이 닥쳐와도 장기적인 안목으로 가상화폐를 오래 보유할 투자자들이라면, 공급이 제한된 만큼 가격이 유지될 수 있다.

그러나 지난 1년간의 가격 급등락에서 보여 주었듯이,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사람들은 일정한 수익을 낸 후에 차익을 실현하기 위해 매도하거나, 가격이 내려간다 싶으면 급하게 매도하거나, 심하면 가격이 빠르게 오르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매도하면서 가격의 급등락을 일으켰다.

가상화폐 열풍이 점차 심화되며 투자자 구성은 단기적 관점 투자자들의 비율이 높아졌으면 높아졌지, 절대 낮아지지는 않았다. 어제오늘의 규제 소식에 가격이 폭락한 것에서 볼 수 있듯이, 정부의 견제가 본격화되면 물량을 쏟아내며 시장을 탈출할 사람들이 현재 가상화폐 시장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앞으로 가상화폐가 진통을 겪으며 화폐의 지위를 확보하는 과정은 길고 험난하다. 그러나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이를 기다려줄 인내심이 없어 악재가 터지는 등 가격이 하락세를 보일 기미만 보여도 매도물량을 쏟아낼 것이다.

본질적인 가치가 없다는 것은, 가격의 폭락을 제한할 저항선이 없다는 의미다. 가상화폐는 가치 추정이 어렵다. 기존에 존재하던 자산이 아닐뿐더러, 수익을 창출하는 자산도 아니다. 주식이나 채권은 궁극적으로 배당과 이자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돌려준다.

사진=홈트레이딩시스템(HTS)

그러나 가상화폐는 그러한 유형의 가치 환원이 없다. 개별 투자자들이 이익을 얻는다면 투자자들끼리의 거래 차익에서 얻은 이익이지, 가상화폐에서 얻은 수익이라 할 수 없다. 주식이나 채권은 가격이 급락하더라도 일정 수준의 한계가 있다. 배당과 이자라는 수입원이 있고, 파산해서 가치가 0이 되는 기업은 거의 없기 때문에, 폭락이 진행되더라도 일정 수준에서는 하락이 멈추기 마련이다.

가상‘화폐’인 만큼 동등하게 다른 화폐를 살펴봐도 마찬가지다. 현재 통용되는 화폐들은 특정 국가 혹은 경제권에서 사용되는 독점적인 통화다. 따라서 통화량과 해당 국가의 부를 고려하면 화폐 가치의 산정이 어느 정도 가능하다. 그러나 가상화폐는 그러한 가치 추정이 어렵다. 가치 추정이 어렵다는 것은, 아무리 가격이 낮아지더라도 투자자가 안심하고 매입할 수 있는 가격대가 없다는 말이 된다.

무엇보다도 가격 하락에 일정한 한계점이 있으려면 가격이 급락할 때 매입해주는 주체가 있어야 한다. 주식과 채권 가격이 하락하면 배당수입과 이자 수입을 노리며 돈이 들어온다. 기존에 사용되는 화폐의 가치가 하락하면(환율이 높아지면) 가격이 저렴해진 화폐 사용국의 자산을 매입하기 위해서, 늘어난 수출 대금의 결제를 위해서 해당국의 화폐 수요가 늘어나 하락세가 진정될 것이다.

그러나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에는 이같은 유형의 저가 매수가 부재하다. 실제 자산과의 연계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기존의 통화와는 달리, 비트코인의 가격이 싸진다고 해서 비트코인으로 결제할 수 있는 상품과 자산의 가격이 저렴해지지는 않는다. 그저 비트코인의 가격만 내려갈 뿐이다. 비트코인으로 결제할 수 있는 상품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비트코인만으로 결제할 수 있는 상품은 많지 않다. 저가 매수가 있다면 가상화폐의 높은 가격에 매료됐던 투자자들이 ‘역발상’ 전략이라 믿고 매수하는 것이다.

그러나 가격이 하락세를 타서 신뢰가 흔들리기 시작하면 가상화폐를 매수하고자 하는 투기수요 또한 급격히 사그라들 것이다. 이때까지의 수요는 ‘가상화폐가 미래의 화폐가 될 것이다’라는 가설이 가격의 급등으로 힘을 얻었기에 유지될 수 있었다. 따라서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하면 그러한 가설도 시장에서 힘을 잃게 된다.

‘폰지사기’와 유사한 가상화폐 광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