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당이 제기한 공직선거법 관련 헌법소원, 14일 공개변론 열려

고액 기탁금 제도, 비례대표 후보 유세 금지, 선거 관련 문서·도화 규제
호별방문 선거운동 등 공직선거법 조항 ‘도마위’
녹색당 “정당활동 위축시키고 소수정당 기회균등 침해”

오는 14일 오후 2시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녹색당이 제기한 공직선거법 조항 헌법소원에 관한 공개변론이 열린다.

공개변론이 연간 10여건 정도임을 감안하면 헌재가 이 사건에 중대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보인다.

녹색당은 지난해 12월 14일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당활동을 위축시키고 소수정당에게 기회균등을 보장하지 않는 공직선거법 조항이 위헌임을 지적하며, 비례대표 경선 당선자 5명을 통해 헌법소원을 제출한 바 있다.

녹색당이 지목한 위헌 조항은 △고액 기탁금 제도 △비례대표 후보의 선거운동을 제약하는 유세 금지 조항 △선거 관련 문서·도화의 배부·게시 규제 △선거운동기간 중 호별 방문 금지 등이다.

녹색당은 지난달 28일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변론요지서를 통해 총선 후보자의 기탁금 1500만원(제56조 제1항 제2호)이 “평균적인 일반국민의 경제력으로는 손쉽게 조달할 수 있는 돈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고액 기탁금제도가 제2공화국 당시 폐지되었다가 유신독재 당시 부활한 제도인 데다가 미국, 프랑스 등에서는 기탁금 납부제도가 없고 영국, 호주 등에서도 기탁금은 소액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비례대표 후보자의 연설 대담을 금지한 공직선거법 제79조 제1항에 대해서는 “1인 2표제 취지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지역구 후보자와 비례대표 후보자를 차별하지 않아야 한다”고 밝히며 “지역구 후보자에게만 연설 대담을 허용하는 것은 지역구에 여러 후보자를 낼 수 있는 주요정당과 그렇지 못한 군소정당 사이에 큰 불균형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국회의사당(내부)

녹색당은 또한 선거일전 180일부터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해 정당 또는 후보자를 지지 추천하거나 반대하는 내용이 포함된 정당명 또는 후보자명이 포함된 문서·도화의 배부·게시 등을 금지한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 제3항에 대해서도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하여”라는 요건이나 규제 대상인 “누구든지”가 막연하고 무차별적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6개월이라는 장기간 정당 및 후보자에 대한 정보를 차단하므로 정치적 표현의 자유와 알권리를 침해하는 정도가 심대하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호별방문 선거운동 금지 조항(제106조 제1항, 제3항) 역시 “헌법의 기본권 보장 정신에 비추어 용인되기 어려운 규제”이며, 게다가 이는 오래전인 1925년도에 ‘천황주권 원리’가 자리하고 있던 일본에서 도입된 제도를 답습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는 14일 공개변론에는 녹색당 관계자 이외에도 대리인인 법무법인 지평의 박성철 변호사, 녹색당측 추천인인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측 추천인인 음선필 홍익대학교 법학과 교수가 참석해 의견을 개진한다.

이에 앞서 오후 1시 올해 4.13 총선 당시 비례대표 후보자들을 비롯해 당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헌법소원의 배경과 취지를 설명한다.

한편 공개변론에 참석할 서복경 연구원은 의견서를 통해 “민주정체와 그 원리를 근본적으로 달리하는 선거법과 정당법 체제의 기본 틀은 민주화 이후 30여 년 동안 크게 변화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민주화 이후 한 세대가 흘렀다. 이젠 민주주의의 관점에서 정치관계 법제를 재정비함으로써 한국정치의 한 단계 질적 발전을 도모할 시점에 충분히 이르렀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녹색당은 앞으로도 헌법소원뿐만 아니라 시민사회와 함께하는 여러 활동을 통해 정치다양성을 확보하는 정치·선거제도 개혁을 추진할 예정이다.

김승한

리얼뉴스 발행인·편집인
대학병원 연구원 그만두고 어쩌다 기자
공익제보·내부고발 환영. 제보·고발은 끝까지 추적
realnewskore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