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커피 원가 논란, 오해와 진실

왜 매년 원가 논란이 반복될까

매년 시기와 품목만 달리해 원가 논란이 벌어진다. ‘X라는 상품의 원가는 Y원밖에 되지 않는데 Z원이나 받고 있다’라는 식으로, 판매자가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뉘앙스를 풍긴다. 처음에는 커피로 시작해서 팥빙수 등의 먹거리 전반으로 퍼져나갔고, 최근에는 치킨과 삼계탕까지 원가를 따지게 됐다.

분노를 자극하는 것이 사람들의 관심을 일으키기에 가장 좋은 수단이므로, 경제 뉴스에서 곧잘 원가 관련 문제들을 다룬다. 많은 사람이 ‘원가가 얼마 되지도 않는 걸 비싸게 판다’고 인식하고 있기에 이런 뉴스가 통한다.

냉정하게 말하면, 대다수 사람은 원가가 정확히 어떤 개념인지 모른다. 자영업을 하는 사업자들도 마찬가지다. 물어보면 사람마다 원가의 개념을 서로 다르게 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원가라고 하면 사람들은 보통 ‘재료비’를 떠올린다. 대표적인 것이 벌써 10년 이상 반복되고 있는 커피의 원가 논란이다. 이 논란에서 늘 반복되는 것은 원두 가격은 겨우 몇백 원인데 커피 전문점에서는 10배 가까운 가격을 붙여 폭리를 취한다는 것이다. 여름에는 여기에 얼음과 양에 대한 논란이 추가된다.

사진=원두

원가는 움직이는 것

먼저 알아야 할 것은 원가는 정확하게 정해진 비용이 아니라,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사후 개념에 가깝다는 점이다. 원가는 회계적 개념이다. 당장 커피 한 잔을 팔았을 때 원가가 얼마인지는 알 수 없다.

어떤 커피 전문점에서 일주일에 1000잔 팔릴 것을 기대하고 원두를 볶고 준비해뒀다고 하자. 그런데 실제 판매량은 500잔밖에 되지 않으면, 미리 준비해둔 원두는 산패돼 쓸 수 없어진다. 이 경우 실질적으로 한 잔에 들어가는 원두 비용이 두 배가 된 셈이다.

물론 이것은 원가의 개념을 이해하기 위한 극단적인 예로, 실제로 이렇게 운영하는 가게가 있다면 금방 문을 닫게 될 것이다. 핵심은 원가란 이처럼 고정된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변하는 비용이란 점이다.

또한, 원가에 재료비만 포함하는 것도 잘못된 인식이다. 회계상에서 원가는 제조원가를 말하는데, 제품의 제조를 위해 들어간 직·간접 비용을 모두 포함한다. 재료비뿐만 아니라 노동비용, 기타 경비가 포함되며 간접적인 비용까지 더한다.

즉, 상품의 제조를 위해 들어간 재료비와 노동비용, 임대료, 전기료, 시설·장비 및 유지·관리 비용 등을 모두 합한 개념이다. 이것만 해도 우리가 곧잘 말하는 원가와는 엄청난 거리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제조원가의 개념은 보통 제조업에 적용되며, 유통업과 서비스업에서는 판매·관리 비용까지 추가해야 한다. 이것까지 고려한다면, 진짜 원가와 우리가 어설프게 알고 있던 원가는 전혀 다른 개념이 된다.

사진=커피전문점

사업자도 사실은 잘 모른다

자영업자들조차도 원가 개념이 분명치 않다. 보통은 재료비, 인건비, 임대료까지는 포함해서 계산하지만, 사람에 따라 포함하는 항목이 서로 다르다. 엄밀히 말하면, 자영업자의 노동비용도 포함해야 하지만, 이것을 포함해 계산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자영업은 자영업자의 노동력을 갈아 넣어 수익을 만든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원래 본인의 노동비용을 제하고도 수익이 나와야 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런데 본인의 노동력뿐만 아니라 가족의 무급 노동력을 투입해 겨우 수익을 만드는 경우가 제법 있다.

앞에서 소개한 원가 개념을 기억하며 커피의 원가를 계산해보자. 커피 5000잔을 내릴 수 있는 원두를 250만원에 샀고, 임대료는 월 300만원이며, 한 달 전기료 및 공과금은 50만원, 알바생 2명의 임금은 350만원, 각종 보험료 10만원, 기름값 30만원, 식대 30만원이라고 가정하자.

한 달에 커피 4000잔을 팔고 남은 원두는 폐기한다고 가정했을 때, 한 잔에 들어간 원가는 총 얼마일까. 계산해보면 2550원이다. 이것은 실제 비용 중 일부만 포함해 계산한 예에 불과하다. 자영업자의 노동비용을 포함하지도 않은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잔당 비용이 원두 가격의 몇 배에 달한다.

치킨 원가 대해부

2017년 여름에 한참 논란이 일었던 치킨 원가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사람들은 생닭의 가격이 굉장히 낮다며, 치킨집이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분노했다. 그러나 재료비와 원가는 엄연히 다른 개념이며, 생닭은 치킨에 들어가는 재료 중 하나에 불과하다.

소비시장의 상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요소를 투입해야 한다. 첫째, 생산에 필요한 원재료, 둘째, 생산에 필요한 노동력, 셋째, 상품을 생산하고 판매할 공간이다. 이 세 가지 중 하나라도 없으면 상품을 생산할 수 없다.

따라서 원가를 산정할 때는 원재료뿐만 아니라 인건비와 임대료의 변동도 고려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임대료는 지속해서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연간 4%씩 오른다고 가정하자. 한편 최근 10년 동안 최저임금은 연간 약 7%씩 상승했다. 이를 가정하고 계산해보면, 10년 전보다 임대료는 48%가 오르고 인건비는 96%가 오른 셈이다.

생산의 3요소 중에서 두 가지 요소에서 이처럼 가격 상승 압력이 있는데, 단순히 생닭의 가격이 하락했다고 해서 치킨 가격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기는 어렵다. 생닭 가격은 아래위로 출렁대지만, 임대료와 인건비는 계속 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생닭 가격이 내려가도 치킨 가격이 하락하기는 어려운 특징이 있다.

이것은 사실 치킨뿐만 아니라 모든 상품이 마찬가지다. 이 점을 염두에 두면 거의 모든 상품의 가격 구조를 이해할 수 있다. 편의점 커피가 카페 커피보다 매우 저렴할 수 있는 이유는 사람이 아니라 기계가 커피를 내리며 앉을 공간을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로드샵이 아닌, 온라인 구매와 기계로 생산한 상품의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것도 마찬가지 이치다.

가격에 대한 가장 큰 저항은 구매 거부

이 점을 고려하고 치킨 가격을 다시 한번 바라보자. 양념치킨이든 프라이드치킨이든 한 마리의 닭으로 만든 훌륭하고 맛있는 음식이다.

사진=치킨

고기로 된, 이 정도로 훌륭한 요리를, 그것도 무려 집에서 배달해 먹는 데 드는 비용이 1만 원 후반대라면 그리 비싸다고 보기 어렵다. 우리가 그동안 누리고 살아서 그렇지, 배달 서비스는 결코 저렴한 시스템이 아니다.

최근 택배기사들에 대한 처우 문제와 택배비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택배기사가 한 건당 받는 금액이 너무 적다는 것이다. 물건을 집까지 편하게 배달받는 데 3000원 정도라면 분명 지나치게 저렴한 가격이다. 그렇다면 음식 배달이란 측면은 어떨까. 이 또한 마찬가지 아닐까.

배달 서비스를 하지 않는 중저가 치킨 프랜차이즈들은 가격이 1만원 선에서 형성되어 있다. 우리가 비싸다고 하는 치킨 프랜차이즈들은 고급화를 추구하는 고급 브랜드들이다.

가격이 비싸다고 생각한다면 중저가 치킨을 선택하면 된다. 소비자의 가격에 대한 가장 큰 저항은 ‘구매하지 않는 것’이다. 수익 마진을 정하고 가격을 책정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판매자의 권리이자 권한이고, 소비자는 소비를 거부하는 것으로 의사표시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치킨 가격이 폭리로 보이는 것은 우리가 생산과정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관심을 가지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다른 상품이나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그 분야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폭리로 보일 가능성이 있다.

물론 일감 몰아주기 등의 터널링을 통해 오너가 이익을 따로 빼돌림으로써 가격 상승 압력이 높아진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막고 그 부분만 고려해야지, 터널링을 빌미로 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것은 무리한 것 아닐까.

<골목의 전쟁> 김영준 지음·스마트북스 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