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성공신화를 그대로 믿으면 안 되는 이유

승자의 발언을 조심하라

치열한 비즈니스에서도 승자는 언제나 존재한다. 자영업도 마찬가지여서 많은 사람이 5년 이내에 폐업 신고를 하지만, 몇몇은 엄청난 성공을 거두기도 한다. 이렇게 성공한 사업자들에게는 커다란 발언권을 준다. 다양한 매체에서 성공담을 다루며 많은 사람이 주목한다.

사람들은 그런 성공이 자기에게도 오기를 바라며, 그들의 말을 경청하고, 전부 사실일 것이라고 믿고 따른다. 그런데 사실이 아닌 부분도 있을 거로 생각해본 적은 없는가? 아마 대부분은 의심하지 않는 것 같다. 성공한 사업가의 성공 이력이 그가 하는 말을 뒷받침하기 때문이다. 심리학에서는 이것을 ‘후광효과(halo effect)’라고 한다. 어떤 사람의 한 가지 특성 혹은 견해가 기준이 되어 다른 모든 특성을 판단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말한다.

익명의 A를 상상해보자. A는 동물과 아이를 매우 아끼고 사랑하며, 동물을 이용한 생체실험 금지 등을 포함한 현대적인 동물보호 법안을 만들었다. 현재 주요 선진국에서 통용되는 동물보호 법안은 이것을 기초로 하고 있다. 또한, 이 사람은 건강 때문에 평생 담배는 입에 대지도 않았으며 술도 거의 마시지 않았다. 이 사람에 대한 당신의 인상은 어떤가? 굉장히 부드럽고 점잖은 데다가 소박하고 좋은 사람일 거라는 인상을 받을 것이다.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금방 알아차렸겠지만, 이 사람의 이름은 아돌프 히틀러이다.

사진=아돌프 히틀러

히틀러의 개인적 일상에 관한 이야기만 놓고 보면 좋은 사람처럼 보인다. 이런 사람이 인종청소를 저지른 범죄자이자 세계대전을 일으킨 사람이란 것에 놀랄 수밖에 없다. 반대로 히틀러의 악마 같은 모습만 알고 있는 사람에게 소박한 일화들은 매우 의외로 다가온다. 그것은 우리가 알고 있는 일부의 이미지로 그 사람 전체를 평가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후광효과를 고려하면, 성공한 승자의 발언에 왜 많은 사람이 주목하고 의심조차 품지 않는지 이해될 것이다. 성공이라는 후광이 그의 모든 말과 태도를 긍정적으로 보이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공한 사업가나 회사원이나 골방에서 공부에 매진하는 고시생이나, 모두 똑같은 인간이다. 인간은 누구나 살면서 과장도 하고 거짓말도 한다. 심지어는 부정행위도 일상적으로 저지른다.

행동경제학자 댄 애리얼리는 <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에서 사람들은 모두 자기합리화가 가능한 선에서 거짓말이나 부정행위를 저지른다고 말한다. 자기합리화에 영향을 미치는 수많은 요소 중에서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바로 경제적 동기다. 사람들은 자신의 이해가 걸려 있는 경우 그에 걸맞은 쪽으로 자기합리화를 한다. 그뿐만 아니라 명예 혹은 개인의 현시 등을 위해서도 자기합리화를 하며 자기기만을 통해 스스로를 속이기도 한다.

왜 성공담을 부풀리는가?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드러내고자 하는 욕망이 있다.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가 조금 더 극적이기를 바란다. 특히 자신의 성공에 사람들의 관심이 몰리고 그 이야기를 들으려고 한다면, 그가 이야기를 극적으로 만들어내고자 하는 유혹을 이겨낼 수 있을까. 또한, 불리한 이야기를 감추고자 하는 유혹을 이겨낼 수 있을까. 만약 투자유치와 연결되어 있다면 자신을 더 극적인 존재로 만들기 위해 자기합리화를 하지 않을까.

사진=<괴짜경제학> / 스티븐 레빗·스티븐 더브너 / 웅진지식하우스

<괴짜경제학>에는 인터넷 데이트 사이트의 가입자들이 하는 거짓말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이 사이트에서는 가입자들이 사진과 신체 사이즈, 소득, 외모 등의 프로필을 기재해서 서로를 유혹한다. 그들이 기재한 프로필은 평균보다 부유하고 키가 크고 날씬했다. 여성들의 70%가 자신을 ‘평균 이상의 외모’로 평가했고, 남성의 67%가 스스로를 ‘아주 잘생긴 외모’로 평가했다. 자기 외모를 ‘평균’이라고 한 이는 겨우 30%였고, 평균 이하라고 평가한 사람은 1%에 불과했다.

더 극적인 이야기는 다음 부분이다. 사이트에 가입한 백인 여성의 50%와 백인 남성의 80%가 ‘데이트 상대의 피부색은 상관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렇게 답한 백인 남성 90%와 백인 여성 97%가 같은 백인 이성에게 데이트 신청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의 피부색은 상관없다고 답함으로써 인종차별적이라는 비난을 면하는 한편, 자신이 좀 더 개방적이고 열린 사고를 하는 사람임을 보여주기 위해 실제 본심과는 다른 답을 했을 확률이 높다.

이와 마찬가지로 성공한 사업가도 투자자들과 대중에게 좀 더 훌륭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을 것이다. 그래서 객관적인 사실과 진실을 말하기보다는 사실관계나 이야기를 본인에게 유리하도록 왜곡할 확률이 높다. 성공담은 성공한 사업가의 완벽함에 포커스를 두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사업가 본인의 입에서 나온 이야기를 토대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냉정하게 말하면, 대부분의 성공담들은 여러 사람의 이야기와 진술을 토대로 만든 것이 아니다. 그저 한 사람의 입에서 나온, 그것도 성공에 도취한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이야기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는 신뢰도가 낮다.

성공신화는 원석일 뿐

본인이 생각하는 자신 및 성공에 대한 이야기는 실제와 많이 다를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21세기 기업가의 아이콘인 스티브 잡스다.

사진=스티브 잡스(출처 애플)

그가 이루어낸 업적은 분명 대단하지만, 실제로 그는 ‘완벽한 기업가’라는 타이틀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에 대해 철저하게 파헤친 것이 바로 제프리 영과 윌리엄 사이먼의 <iCon 스티브 잡스>, 그리고 스티브 잡스의 공식 전기인 월터 아이작슨의 <스티브 잡스>이다. 두 책에 나와 있는 잡스의 모습은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멋진 기업가로서의 모습과는 전혀 다르다.

그나마 이런 이야기가 알려진 것은 스티브 잡스가 그만큼 대단히 성공했고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의 자료와 입을 통해서 한 사람의 성공과 인생을 객관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었다. 이와 비교할 때, 사업가 본인의 인터뷰 등에서 나온 성공담이 얼마나 믿지 못할 것들인지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성공신화는 매우 달콤하고 유혹적이다. 보는 이로 하여금 용기를 갖게도 만든다. 그러나 모든 신화가 그렇듯이, 성공신화도 윤색이 되기 마련이다. 사람들은 당장 몇 년 전의 기억도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왜곡한다. 장본인이 이야기하는 성공신화라고 다를 리가 없다.

성공담은 원석과 같다. 광물 원석은 제련을 통해 불순물을 제거해야 제대로 된 가치를 가진다. 마찬가지로 성공담에 낀 신화적 요소들을 제거하고 봐야 배울 만한 연구 사례로 활용할 수 있다. 그래서 사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성공담을 최대한 냉정하고 비판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골목의 전쟁> 김영준 지음·스마트북스 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