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기도의 길을 잃은 지도자들에게

페이스북에 올라온 카드뉴스의 한 페이지입니다. 주짓수 지도자가 올린 글인데, 전문성이 없는 합기도 관장들이 모여 급조한 조직이 대한체육회에 가입하려고 한다는 내용의 글이었습니다.

전문성이 없는 합기도 관장들이 급조한 조직이 대한체육회에 가입하려고 한다는 내용의 카드뉴스

이전 글에서 필자는 합기도(Hapkido)가 새롭게 등장하는 무술이 한국에서 성장하는 데 있어 그 숙주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적이 있었는데 주짓수 지도자의 글에서 적나라하게 증명하고 있는 듯합니다.

많은 합기도 관장들이 왜 격투기나 주짓수를 섞고 있는지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정체성의 고민에서 시작하지 않고 단지 눈앞의 이익에 급급한 움직임을 볼 때 한심스럽고 안타깝습니다.

필자가 주짓수나 격투기를 몰라서 하는 말이 아닙니다. 합기도 관장들이 그렇게밖에 할 수 없는 것은 처음부터, 태생적으로 합기도는 그래왔다는 점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것입니다.

1985년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격투기 참피언전에서 우승한 윤대현 회장

이전에 한 원로의 인터뷰에서, 최용술 도주가 각술(脚術)의 명인에게 패배하는 것을 본 제자가 발차기를 도입했다고 말한 것처럼 합기도는 타무술을 도입함으로써 더 발전한다는 논리를 펼쳐왔던 것입니다. 필자는 그런 합기도에 흥미를 잃었던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격투기로 극진공수도로 결국에는 무에타이까지 찾아다녔던 것입니다.

이후 타이완에서 합기도(Aikido)를 제대로 보았고, 일본에서 정확한 뿌리를 가진 선생을 만나면서 합기도를 바로 알게 돼 그때까지 하고 있던 무에타이를 그만두게 됐습니다.

정통 합기도(아이키도)와의 만남의 계기가 된 타이완 대회

지인들은 무에타이는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함께 하는 것이 좋겠다고 했지만, 합기도 선생에 대한 믿음과 신뢰를 저버리는 것과 같기에 제자로서의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격투기와 합기도는 서로가 추구하는 길이 전혀 달랐습니다.

그렇게 합기도를 바르게 알리기 위해 노력한 지 30년이 되어 갑니다. 그동안 힘든 일이 많지만 역시 인간관계가 가장 힘들었습니다. 자질은 부족하지만, KTX도 없던 시절 멀리서 찾아오는 노력이 가상해 입단 과정에 상당한 배려를 했으나, 바로 배신하고 새로운 조직을 만드는 것을 보았습니다.

또 정신 장애를 간과했던 유단자는 다른 조직의 한국지부장임을 자처하며 재능기부를 하겠다고 돌아다니는 것도 봤습니다. 초록은 동색이라더니 이 둘이 합이 맞아 어울리는 웃지 못할 일도 전해 들었습니다. 이후로 제자를 받고, 조직을 확장하는 과정에 더욱 신중을 기하게 됐습니다.

우물 안 개구리를 벗어나지 못하던 한국 무술계의 아집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움직임이 이치에 맞지 않은 합기도(Hapkido) 기술에 대해 지적하자, “일본 아이키도가 한국 합기도를 공격하느냐”면서 핵심은 잊어버리고 감정싸움으로 끌어가려는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일본의 역사 왜곡과 독도 억지에는 격앙하면서, 자신의 오류에 대해서는 스리슬쩍 넘어가려 하거나, 오히려 적반하장의 자세를 취하는 일은 나이나 학력, 무력(武歷)과는 상관이 없었습니다.

유행에 따라 사업성이 좋은 새로운 종목으로 옮겨가는 것은 생계라는 벽에 부딪혔을 때 이해를 할 만도 합니다. 하지만 합기도가 좋고 합기도를 최고의 가치로 생각하는 지도자라면 합기도 안에서 문제의 해답을 찾아야 합니다.

필자가 격투기를 접고 합기도에 매진했던 것처럼 그리고 어려운 시련도 합기도로 해결한 것처럼 진정 합기도에 애정을 가진 지도자라면 합기도 안에서 답을 찾아야 합니다. 합기도 관장들이 타무술을 기웃거리며 위 주짓수 지도자의 글처럼 해를 끼치는 것은 분명 잘못된 것입니다.

지금의 해결방식은 문제가 많습니다. 소프트웨어는 태권도에 유도에 중국무술에 엉뚱한 기술들을 짬뽕처럼 섞어서 하면서, 하드웨어는 일본 세계본부에 한국 지부로 승인해 달라는 요청을 하는 웃지 못할 일을 하는 단체들의 행태가, 자신들은 비밀리에 추진하고 있다고 하지만 일련의 일들은 정식한국지부인 대한합기도회에 문의가 들어오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국제합기도연맹(IAF)

게다가 대한합기도회와 세계본부의 이간질을 하여 신뢰를 깨뜨리려는 행위가 통할 정도의 페이퍼 기구가 아닙니다. 국내 일부에서나 통할지 모르지만 유서 깊은 국제기구에서 통할 리가 없습니다.

피터 골즈버리 국제합기도연맹 전 회장은 그러한 심각성에 대해서 누구보다 잘 알고 위로하기도 했습니다. 대한합기도회는 그동안 꾸준히 노력해온 결과 이제는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기술적 성장을 이뤄냈습니다. 독자적으로 세계기준에 부합하는 지도원을 양성할 수 있는 수준이 됐음을 이미 공인받았습니다.

대한합기도회는 이전에 많은 사이비 합기도 단체가 그랬던 것처럼 근원지가 불분명하고 뿌리가 없는 합기도를 거부하고 창시자에서 도주로 도통을 이어주는 세계본부와 정확한 관계를 바탕으로 지역사회에 영향력 있는 합기도장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 드리고 있습니다. 합기도인은 합기도 안에서 문제의 해답을 찾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