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자재 원가율 30%면 외식업 할 만할까

상품 가격 책정의 기준, 재료비

재료비와 가격의 비율에 대해 살펴보자. 엄밀한 원가는 재료비에 노동비용, 기타 경비 등을 모두 포함한 개념이지만, 보통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상품의 가격을 정할 때는 이런 식으로 하지 않는다.

자영업자들이 상품 가격을 정할 때 기준이 되는 것은 재료비다. 예를 들어 상품 가격을 정하고 그 안에서 재료비의 비중을 결정한다. 또 다른 방법은 일단 만든 다음 거기에 들어가는 재료비에 일정비를 곱해 가격을 정하다. 이 경우 업종과 아이템, 업주의 판단에 따라 다소 다를 수 있지만, 마지노선이 있긴 하다. 가격을 재료비의 3배, 즉 가격에서 재료비의 비중이 약 33%가 마지노선이다.

출처 SBS <푸드트럭>

원가율 30% 넘으면 대부분 손해

재료비 33%를 빼고 나면 67%나 남으므로 사업주가 크게 이득을 본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사실은 재료비 33%에 추가 비용들이 더해짐으로써 원가는 그 선을 훌쩍 넘어간다.

마지노선이 33%인 것은 어떠한 정확한 계산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3분의 1은 재료비, 3분의 1은 임대료, 그리고 남은 3분의 1은 사업주의 수익과 각종 비용이라는 식으로 대략 정한 것이다.

실제로 일본의 경영컨설팅 회사 채리티의 CEO인 다카이 요코는 원가에 대해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일반 음식점에서 원가율(식재료비 비율)이 30%를 넘어서면 대부분 손해가 난다

재료비의 3배를 받아도 손해가 나는 이유는 일반적으로 판매하는 상품 1단위에서 임대료 비중이 30%보다 높고, 여기에 시설·장비 투자 및 유지 비용 등을 고려하면 더 큰 비용이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계산에 넣지 않았지만, 실제로는 상품 값에 포함된 10%의 부가가치세(VAT)도 추가로 빠진다. 부가가치세는 소비만 하고 살 때는 크게 느끼지 못하지만, 생산자가 되면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출처 SBS <푸드트럭>

한국 외식업체 식재료비 비율 35% 넘어

특히 원가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매출에 따라 변동한다. 장사가 잘되지 않으면 상품 1단위당 원가가 상승하기에 수익이 더욱 줄어든다. 반면 장사가 잘되면 단위당 원가가 소폭이나마 하락하기 때문에 수익이 더욱 늘어나게 된다.

이것을 기억하면 현재 한국의 외식업체들이 얼마나 어려운 상황인지를 알 수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발간한 ‘2015 외식업체 식재료 구매 현황’에 따르면 외식업체들의 식재료비 비율은 35% 선이 넘는다.

외식업체 매출 대비 식재료비 비율(출처 농림축산식품부)

앞서 다카이 요코가 말한 원가율(식재료비 비율) 마지노선 30%를 상기해보자. 매출의 평균 35% 이상을 식재료비에 쏟고 있다는 건 참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평균이 이렇다는 것은 상당수가 이보다 더 많이 쓰고 있다는 뜻이다.

대부분의 외식업체가 매우 힘겹게 영업을 하고 있으며, 그나마 안정적인 곳은 절반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결론적으로 가격이 재료비의 3배인 것은 폭리와는 거리가 멀며, 오히려 할 수 있는 한 가장 마진을 줄인 쪽에 가깝다.

이것은 유통판매업에서도 마찬가지다. 유통판매업은 상품의 구입 단가에 배수를 붙여 가격을 정하는데, 일반적으로 요식업종보다 배수를 더 높게 잡는 편이다. 예를 들어 옷가게의 경우 가게와 입지마다 다르지만, 가격을 구입 단가의 3배 이상 붙이는 경우가 많다.

유통판매업의 특성상 들여놓는 상품의 차별화가 쉽지 않기에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노출될 수 있는 좋은 상권에 입점해야 하기 때문이다. 모두에게 좋은 상권은 당연히 임대료가 높기 때문에 유통판매업은 요식업보다 배수를 높게 잡을 수밖에 없다.

점포마다 모든 상품의 가격에 동일한 배수를 적용하지는 않는다. 즉, 단위 가격에 따라 배수를 달리 적용한다. 일반적으로 단위 가격이 비싼 상품은 배수를 낮게 잡는 편이며, 저렴한 상품은 배수를 높게 잡는다.

출처 SBS <푸드트럭>

원가로만 따진다면 노동의 원가는?

실제로 우리가 생활 속에서 접하는 가격 중에서 진정 폭리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매우 드물다. 우리는 그저 원재료비만 생각하고 다른 비용은 전혀 고려하지 않으니 그것이 폭리로 보일 뿐이다. 만약 이런 접근법을 적용한다면, 우리의 노동은 원가가 얼마나 될까. 우리가 하루에 일하는 데 들어가는 원가는 사실상 세끼 밥 먹고 잠자고 씻는 방 하나 정도이다. 누군가가 세끼 밥만 먹으면 충분한데 연봉을 몇천만 원씩이나 받는다고 비난한다면, 그것이 타당하다고 느껴질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불신의 늪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것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소비시장에 대한 이해도 요원할뿐더러 누군가 우리 노동의 대가를 과소평가하는 것도 감수할 수 있어야 한다.

<골목의 전쟁> 김영준 지음·스마트북스 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