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 아이템 창업이 실패하는 이유

특정 아이템이 유행하기 시작하면, 이 아이템으로 지금 창업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누구나 한 번씩은 한다. 실제로 그런 과정을 거쳐 유행 아이템 창업에 뛰어드는 사람들도 많다. 유행 아이템 활용 창업, 과연 승산이 있을까? 소비자 관심 라이프 사이클을 통해 분석해보자.

창업 가능한 시점

어떤 아이템이든, 최초 등장 시기부터 일정 기간은 대중의 관심 밖에 있다. 유행 아이템이 대중적인 관심을 얻는 시기와 관심 밖에 위치한 시기를 소비자 관심 라이프사이클 모델에 그려보면 다음과 같다.

대중적 관심과 대중적 무관심

유행 아이템이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지는 시기는 ‘소비자 관심 증가’ 단계다. 이때부터 대중적인 관심이 계속돼 소비자들이 외면할 때까지(소비자 관심 하락) 이어진다. 이 범위가 ‘대중적 관심’의 시기다.

반대로 ‘대중적 무관심’의 기간은 소비자의 관심이 하락하고 실망과 감소로 이어지는 시기, 그리고 틈새 아이템에서 힙한 아이템으로 이어지는 시기다. 전자는 대중들에게 아이템이 잊히는 시기이며, 후자는 대중들이 미처 알지 못하는 시기다.

유행 아이템으로 창업을 하려면 앞으로 무엇이 유행할지 알아야 한다. 아이템을 보는 감각이 매우 뛰어난 사업자라면, 대중적 무관심 기간에 앞으로 뜰 아이템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대중적 관심이 몰리는 시기에나 이 아이템의 존재를 알게 돼 사업할 생각을 하게 된다. 따라서 대중적 관심 기간이 유행 아이템으로 창업이 가능한 시기로 볼 수 있다.

수익 극대화 vs. 손실 극대화 기간

이제 수익 극대화와 손실 극대화 기간을 각각 살펴보자. ‘수익 극대화 기간’은 아이템을 발굴한 초기부터 영업을 시작해서 대유행의 시기에 프리미엄을 받고 손을 털고 나오는 것이다.

반면 ‘손실 극대화 기간’은 아이템이 대유행의 시기에 진입했다가 이후 관심이 적어지고 매출이 줄어들어 손실을 보는 기간이다. 이것을 소비자 관심 라이프사이클에 표시하면 그림과 같다.

수익 극대화와 손실 극대화

소비자 관심 라이프사이클에서 창업할 수 있는 ‘대중적 관심’ 기간이자, 동시에 수익도 낼 수 있는 기간을 표시해보자. 바로 소비자 관심 증가 단계부터 대유행 단계까지다. 이 기간은 사실상 유행의 흐름을 타고 제대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최대의 구간이다.

그나마도 사람들로부터 주목을 받기 시작할 때부터 재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유행에 뒤처질수록 제대로 수익을 낼 수 있는 범위는 더욱 좁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유행 아이템과 업종에 뛰어드는 사람들은 ‘요즘은 이게 유행’이라는 소문을 듣고 진입한다. 그래서 진입 타이밍이 본격화되는 시점은 ‘기대와 확산’ 단계이다. 수익을 낼 수 있는 기간이 그림보다 더 줄어드는 것이다.

실제 수익 기간

그렇다면 창업이 가능한 수익 기간은 얼마나 될까. 예를 들어 대만 카스텔라는 2016년 여름 큰 인기를 끌었고 하반기 이후 브랜드와 가맹점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그런데 서울지역에서는 이미 2017년 1월부터 열기가 빠지기 시작했다. 그에 따라 사람들이 줄을 선 점포들이 급격히 줄었는데, 이것은 이미 채널A <먹거리 X파일>의 방송이 있기 2개월 전이었다.

채널A <먹거리 X 파일>

만약 대만 카스텔라 열풍의 시작을 2016년 6월로 잡는다면, 장사가 엄청 잘되던 기간은 대략 7개월에 불과하다. 이는 소비자 관심 라이프 사이클에서 ‘창업이 가능한 수익 기간’, 즉 아이템이 열광적인 인기로 수익을 거두는 기간이 겨우 7개월이라는 말이다. 그나마 이 기간이 길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짧으며, 보통 1년 정도에 불과하다. 이 점은 유행 창업이 절대적으로 불리한 이유 중 하나다.

대만 카스텔라 브랜드 증가 추이

자영업 창업은 아이템을 결정하는 데에도 시간이 걸릴뿐더러, 가게를 오픈하려면 장소를 알아보러 다녀야 하며, 무사히 임대계약을 하더라도 내부공사를 해야 한다. 아무리 짧아도 1개월이 걸린다. 당장 시작해도 빠듯한데 무려 1개월이나 까먹는 셈이다.

창업이 가능한 수익 기간

일반적으로 점포를 오픈하는 경우, 첫 1년은 권리금과 시설투자비를 뽑는 기간이다. 자영업을 제대로 하려면 아무리 못해도 계약 기간에 권리금과 시설투자비를 제하고도 수익을 건질 수 있어야 한다. 정말 최소한으로 봤을 때 그렇다.

유행 창업의 경우 수익 기간이 매우 짧은데, 더구나 1개월 이상을 까먹는다면 최종적으로 손해를 볼 확률이 더욱 높아진다. 결국, 조금 자리 잡으려 할 때 대유행의 단계를 넘어서 전환점 단계로 진입하고, 그때부터 수익은 바람 빠진 튜브처럼 쪼그라들면서 사업도 같이 가라앉게 된다.

이때 가게를 어영부영 붙잡고 있으면 전환점을 넘어서 소비자 관심 하락 단계로 접어들게 되고, 그때 가서는 부푼 기대를 안고 오픈했던 가게를 닫을 수밖에 없다. 가게를 넘기고 받은 권리금으로 처음 권리금을 퉁 치고 나면, 손에 쥐는 건 영업 기간에 잠깐 벌었던 돈뿐이다. 운이 나쁜 경우 인테리어와 시설투자비를 제하고 나면 오히려 적자다. 이것이 유행 창업이 대부분 실패로 끝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카페베네

성공 신화는 극소수

물론 소수는 이 기간에 충분한 돈을 벌고 빠져나오기도 한다. 그러려면 유행 아이템에 대해 남들보다 빨리 정보를 얻고 기민하게 움직이며, 아이템이 정점에 이르렀다고 판단될 때 주저 없이 빠져나올 수 있는 수완이 필요하다. 주식과 달리 가게는 당장 접고 싶다고 해서 접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골목의 전쟁> 김영준 지음·스마트북스 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