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오르면 고용률 떨어질까

언론에서 연일 최저임금으로 ‘난리’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고용시장이 얼어붙고 자영업자의 생활고와 중소하청업체의 어려움이 더 심각해진다는 기사가 연일 신문 지상에 오르내리고 있다. 즉 정책 취지와 달리 최저임금 인상이 서민경제를 파탄시킨다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최저임금은 7530원이며 인상률은 전년 대비 16.4%로서 전년보다 두 배 이상의 인상률을 기록했다. 한편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연장 선상에서 임기 말까지 ‘최저임금 만원’ 시대를 열 것을 공약한 바 있다.

우선 최저임금 반대론에는 여러 양상이 있지만, 그 중 핵심적인 것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오히려 ‘고용의 파이’ 전체가 줄어든다는 논지다. 이 주장이 올바른 예측인지는 우선 과거의 ‘최저임금인상률’과 ‘고용률’의 관계양상에 빗대어 확인해볼 수 있다. 참고로 고용률은 생산가능인구 중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으로서 자영업자 역시 취업자에 포함되기 때문에 국민경제 전체의 고용 파이를 가늠해보는 데 있어 유용한 지표가 된다. 아래 그래프는 최저임금제가 본격적으로 실시된 1989년에서 2016년까지의 시계열 자료다.

출처 통계포털(kosis.kr)

먼저 실증 데이터를 통해 우리는 두 가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우선 최저임금제도가 실시된 1989~2016년은 최저임금과 고용률 사이에는 뚜렷한 상관관계가 발견되지 않는다. 그러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9~2016년 사이에는 상관관계가 발견되는데, 통념과 정반대로 최저임금 인상률과 고용률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즉 외환위기 이후부터는 오히려 최저임금 인상률이 오를수록 고용률이 더 오르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는 어떤 이에게는 의외의 결과일 수도 있지만, 필자를 포함한 다른 이들에게는 당연한 결과일 수 있다. 지금 이 시점에서는 ‘소득주도 성장론’이 주효하다는 방증이다.

여기서 소득주도 성장론이란 장기적으로 볼 때 경제 전체의 소득 중 임금 몫이 증가할수록 경제 전체의 소비성향이 증가해 경제성장에 더 유리하다는 이론이다. 이러한 이론은 지난 금융위기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해 국제노동기구(ILO)와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등의 국제기구를 중심으로 정식화되고 연구된 바 있다. 한편 최저임금인상과 생활임금제 정착은 바로 이러한 소득주도 성장론의 취지에 부합하는 정책이다.

소득주도 성장 경제효과(출처 KBS)

또한, 앞서 보았듯이 ‘최저임금이 크게 인상될수록 고용률이 오히려 상승하는 현상’은 주상영(한국의 기능적 소득분배와 총수요, 2016) 등의 일부 국내 연구자들이 연구를 통해 발견한 사실, 즉 ‘대한민국은 외환위기 이후부터 임금→내수소비→경제성장의 연결고리가 더 강화되었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

물론 과거의 양상에 빗대어 미래를 예측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으며 고용률과 최저임금 간의 단순 상관관계만으로 지나치게 많은 결론을 이끌어 낼 수는 없겠다. 하지만 이를 통해 적어도 새해가 된 지 며칠 안 된 시점에 주요 언론들이 최저임금인상으로 인해 서민경제가 결딴날 것처럼 시민들을 ‘위협’하고 ‘협박’하는 것은 확실히 우려스럽다.

최저임금 만원 시대는 거시적으로 일하는 사람들 전체에게 유리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는 미시적인 차원에서 특정 계층에게 불리한 자원 배분을 강요하는 정책이 될 수 있고, 이로 인해 정책이 정착되는 과정까지 여러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정부의 역할은 이같은 상황을 지혜롭게 관리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만큼 동시에 최저임금 인상의 정책 취지 자체를 훼손시키는 물타기 시도에 대해서는 더 냉정하고 단호해질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