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특집]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유망주들

11회 김민석·김민선·차민규·정재원·박승희·노선영 선수

2010년 대한민국에 큰 기쁨을 줬던 밴쿠버 3총사와 여자 매스스타트의 김보름 선수 말고도 스피드스케이팅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여럿 있다. 그중 메달 획득이 유력하거나 앞으로 더 기대되는 선수들의 이야기를 적는다.

1500m와 팀 추월의 기대주 김민석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1500m와 이승훈 선수와 함께 팀 추월 멤버로 나서는 김민석 선수는 이제 고작 고등학생의 신분이지만 올림픽 메달 기대주 중의 한 명이다.

김민석 선수

대표팀 선배이자 롤모델인 이승훈 선수의 초등부 기록을 10년 만에 깨며 혜성처럼 등장한 김민석 선수는 이승훈 선수처럼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을 병행하기도 했다. 이미 중학교 때 고등부 선배들의 기록을 뛰어넘을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드러낸 그는 2017년 동계 아시안 게임에서 이승훈 선수와 함께 팀 추월 금메달을 따내고 1500m에서도 우승하며 병역 문제도 일찌감치 해결했다.

이승훈 선수의 후배답게 지독한 연습벌레로 스포츠 유치원 때부터 매일 7~8시간씩 훈련을 계속할 정도라고 한다. 짜릿한 속도감에 반해 스피드스케이팅을 시작한 만큼 고된 훈련과 스피드를 즐기는 그는 국내 무대에선 항상 자신과 싸움을 하고 있다. 자신이 세운 기록을 자신이 경신하는 과정을 계속 반복하는 것이다.

물론 국제무대에서도 좋은 성적을 꾸준히 올려 2016년 2월 노르웨이에서 열린 유스동계올림픽 1500m에서 정상에 섰을 뿐 아니라 2017-2018시즌 월드컵 2차 대회에서 4위에 오르며 종합 랭킹 10위로 이번 올림픽에서의 좋은 성적을 기대케 하고 있다. 나이가 어린 만큼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더 기대되는 선수로 이번 평창 올림픽뿐 아니라 4년 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좋은 성적을 기대해 보자.

대표팀 막내 정재원

고3인 김민석 선수보다 2살 더 어린, 그야말로 새파랗게 젊은 정재원 선수는 이번 올림픽에 팀 추월과 매스스타트에 나선다. 이미 지난 월드컵 1차 대회 매스스타트 종목에서 이승훈 선수에 이어 동메달을 따낸 정재원 선수는, 4차 대회 때는 9위에 그쳤지만 앞서 달려나간 선수들과의 간격을 좁히며 이승훈 선수가 대역전승을 하는 데 크게 기여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종합 랭킹도 7위로 끌어올렸다.

정재원 선수

팀 추월의 경우 남자 대표팀은 1차 대회 때는 금메달을 땄지만 3·4차 대회 때는 연달아 7위를 하는 부진을 겪었다. 김민석 선수와 정재원 선수가 경험 부족으로 인한 체력 문제를 드러낸 것이다. 정재원 선수의 경우 초반에 속도를 잡는 역할을 하는데 후반으로 갈수록 체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정재원 선수는 앞으로 남은 기간 체력을 최대한 끌어올려서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정재원 선수의 형인 정재웅 선수도 1000m 출전권을 획득해 정재웅 선수의 집안에선 겹경사가 났다. 평창 올림픽에서 ‘빙상 형제는 용감했다’를 보여줄 수 있기를 바란다.

제2의 이상화, 김민선

남자부의 김민석·정재원 선수가 고등학생 메달리스트 신화에 도전한다면 여자부에선 김민선 선수가 여자 500m의 유망주로 기대를 받고 있다. 1999년생인 김민선 선수는 2017 릴레함메르 동계유스올림픽 500m에서 금메달을 따고, 2017 종목별 선수권 500m에서 15위를 차지했다. 또한 ‘Fall Classic 2017’ 500m에서는 37초 70을 기록하며 주니어 세계신기록을 수립했다. 이는 2007년 이상화(28) 선수가 기록한 37초 81의 종전 기록을 10년 만에 경신한 쾌거다.

김민선 선수

비록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김민선 선수가 메달을 획득할 것이라 예상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2006년 토리노 올림픽에서 이상화 선수가 5위를 차지하며 차기 올림픽에 대해 기대감을 높인 것처럼 김민선 선수도 이번 올림픽에 출전해서 경험을 쌓고 가능성을 보여준다면 4년 후 베이징 올림픽에선 포스트 이상화로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김민선 선수는 이상화 선수를 동경하며 이상화 선수처럼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운동에 집중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상화 선수와 함께 대표팀 생활을 하며 멘탈이나 스케이팅 부분에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이상화 선수도 김민선 선수를 보면 어렸을 때 자신의 모습이 떠오른다며 자세가 좋아서 어렸을 때 자신보다 더 잘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그리고 올림픽을 치르면서 더 성장할 것이기 때문에 많이 도와주고 있다. 이상화 선수 이후가 걱정됐던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의 새로운 기대주로 떠오른 김민선 선수. 그녀가 이번 평창 올림픽을 통해 차세대 주자로 떠오르길 기대한다.

500m의 깜짝 메달을 기대한다 차민규

이상화와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의 2파전이 예상되는 여자 500m와 달리 남자 500m는 선뜻 우승 후보를 지목하기가 쉽지 않다. 물론 스피드스케이팅 최강국이며 4년 전 소치 올림픽에서 금·은·동을 모두 쓸어간 네덜란드의 강세가 예상되기는 하나 예전과는 달리 단 한 차례의 레이스로 순위가 결정되기 때문에 경기 당일 어떤 이변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이런 남자 500m에서 8년 만의 금메달에 도전하는 모태범 선수보다 더 큰 기대를 받는 선수가 있으니 바로 동두천시청의 차민규 선수이다. 지난 월드컵 3차 대회에서 0.001초 차로 은메달을 딴 차민규 선수는 개인기록을 0.5초나 단축하는 성장세를 보여줬다. 지난 2015-2016시즌 때도 500m에서 동메달을 딴 바 있기에 차민규 선수의 메달 획득은 더욱 기대된다.

차민규 선수

차민규 선수도 이승훈 선수처럼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한 선수이다. 2011년 종목을 바꾼 이후 엄청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는 차민규 선수는 2017년 알마티 동계유니버시아드에서 500m와 1000m 정상에 올랐고 삿포로 동계아시안 게임 500m에선 동메달을 획득했다.

국내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최선을 다해 준비해서 후회 없는 경기로 꼭 메달을 따겠다고 다짐하는 차민규 선수. 그의 다짐이 이루어질지 지켜보도록 하자.

누나들은 강하다 박승희·노선영 선수

아깝게 올림픽 출전권을 따지 못한, 혹은 불의의 질병으로 유명을 달리한 남동생을 두고 올림픽에 출전하는 두 여자 선수가 있다. 바로 박승희 선수와 노선영 선수다.

김민선과 박승희, 김현영 선수(사진 왼쪽부터)

이승훈 선수의 성공 이후 쇼트트랙 선수들의 스피드스케이팅 전향은 하나의 트렌드가 됐다. 그중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선수는 앞에서 소개한 김보름 선수다. 그런데 김보름 선수를 포함해 대부분의 전향한 선수들이 쇼트트랙에서 좋지 못한 성적을 거둬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한 데 비해 박승희 선수는 쇼트트랙 선수로서 최고의 자리에 올랐음에도 미련 없이 쇼트트랙을 떠나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옮겨왔다.

지난 소치 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와 동메달 1개를 따내며 올림픽 출전 선수 중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박승희 선수지만 그녀는 쇼트트랙 선수 생활을 그만두고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했다. 그리고 전향하자마자 국가대표로 선발되며 “역시 박승희”라는 찬사를 들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쇼트트랙 선수 시절처럼 세계 정상에 서진 못 하고 중상위권 성적을 꾸준히 유지하면서 올림픽 출전 가능성을 높여왔다. 그리고 마침내 이번 시즌 월드컵 대회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1000m 출전권을 따내며 대한민국 최초로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 모두 올림픽 무대를 밟는 선수가 됐다. 빙상 3남매로서 지난 소치 올림픽에 함께 출전했던 언니 박승주 선수는 결혼과 함께 은퇴했고, 동생 박세영 선수는 쇼트트랙 대표팀 선발전에서 아깝게 탈락했다.

박세영과 박승희 선수(사진 왼쪽부터)

이번 시즌에 박승희 선수는 1차 월드컵 팀 스피린트 경기에서 스피드스케이팅 첫 메달을 따냈다. 팀 스프린트는 3명의 선수가 400m 트랙을 함께 3바퀴 도는 종목이다. 한 바퀴를 돌 때마다 한 명의 선수가 트랙을 빠져나오고 마지막 바퀴는 한 명만 레이스를 펼치게 된다. 3명의 선수가 6바퀴(남자 8바퀴)를 함께 도는 팀 추월과 비슷하지만, 팀 스프린트는 올림픽 정식 종목이 아니다. 동생과 티격태격하지만 그를 매우 아끼는 박승희 선수. 그녀가 동생 몫까지 뛰어 좋은 성적을 거두길 기대한다.

노선영 선수(출처 대한빙상경기연맹)

고 노진규 선수의 누나인 노선영 선수는 지난 소치 올림픽에 이어 2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한다. 중장거리 전문 선수인 그녀는 아쉽게도 개인전 출전권은 따내지 못했고, 김보름·박지우 선수와 호흡을 맞춘 팀 추월에서 8위에 올라 평창 올림픽에 나오게 됐다. 사실상 턱걸이한 것이지만 토너먼트로 열리는 만큼 상대 팀을 한 팀만 이겨도 준결승에 올라 메달 획득이 가능해진다. 노선영 선수가 동생 고 노진규 선수의 못다 한 올림픽 메달의 꿈을 이룰 수 있을지 여자팀 추월 경기도 집중해서 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