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현의 정통 합기도] 왜 나는 매일 도복을 입는가?

제이라이프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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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적으로 바쁜 활동을 하는 제이라이프스쿨 이민호 선생이 희망하는 일주일간의 일정표를 보면 아이키도 수련이 거의 빠지지 않는다. 마니아 다운 모습이다.

보통의 사람들은 무도(武道)를 힘든 것으로 여기고 피한다. 무술은 아이들이나 하는 것이고 혈기 왕성한 청소년이나 젊은 사람들이 UFC 같은 이종격투기에만 관심을 두는 경향이 높다,

사실 격투기처럼은 아니지만 아이키도를 배우기도 어렵고 힘든 것은 매한가지다.

강해지고 싶어서 혹은 싸워서 이기는 법을 배우는 것, 무술이 지향하는 목적이 그 이상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한국에서는 매우 단순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의 운동으로 정착된 경향이 높다.

나 자신도 오래전부터 가져온 궁금증이 있었는데 그것은 ‘왜 무술이 필요할까?’ 였다. 어렸을 때는 주위의 관심이 싫지 않아서 열심히 했던 기억이 난다. 재주를 넘고, 높이 발을 올리고, 점프하면서 화려한 개인기를 보여주면 잘한다고 칭찬을 받았다.

고등학교 때는 태권도 시합을 나가고, UFC처럼 손가락이 나오는 코브라 글러브를 낀 합기도 시합에 출전하고, 나중에는 격투기 신인왕전에, 챔피언전까지 나갔던 나의 모습은 모두 혈기 왕성한 젊음이 있을 때였다.

매서운 눈과 경직된 자세는 합기도(아이키도) 모습이 아니다
매서운 눈과 경직된 자세는 합기도(아이키도) 모습이 아니다

그때는 강해지는 것, 싸우는 것 그것이 내가 알고 있는 무술 전부였다. 그 외에 듣기 좋은 다른 말들은 모두 겁쟁이들이나 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때까지는 내가 알고 있는 무술, 그 이상을 보여주었던 선생이 없었다.

만유애호의 합기도(Aikido)를 그때 만났더라면 다 쓸데없는 것으로 여겼을 것이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들었던 한결같은 의문은 “무도를 왜 해야 하는가?”, “무술은 왜 필요한가?”였다.

건강해지기 위해서? – 그것은 무도가 아니어도 많이 있다.

호신술을 배우기 위해서? – 가스총을 소지하거나 무술이 아니어도 호신을 할 방법은 많다.

강해지기 위해서? – 헬스클럽에서 역기를 들면서도 얼마든지 강해질 수 있다.

잘 싸우기 위해서? – 안 싸우면 된다. 그래도 덤비면 몽둥이가 약이다.

예의? – 무술인을 잘 살펴보면 예의 바른 사람들인지 의문이 생길 때가 많다.

용기? – 등산해도 용기는 생긴다.

헛된 것에 인생을 허비하지 말라. 성격까지 망칠 것이다. 잘 싸우려고 권투를 배우고 태권도를 배우고 유도를 배웠는데 상대가 칼을 들고 덤빈다. 검도까지 배워 완벽해졌다고 생각했는데 날아오는 것이 걱정된다.

투검도 배우고 사격까지 하고 나니 인생 종 칠 나이가 되어 버렸다. 우스갯소리로 들릴지 모르지만 사실 무술로 일생을 보내고 있는 나와 같은 사람을 두고 하는 소리일지도 모른다.

결국, 무술은 안 배워도 그만이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인생에 도움이 안 되는 것은 할 필요가 없다. 주변을 살펴보라, 태권도 도장은 유아원처럼 바뀐 지 오래고 격투 관련 종목은 UFC와 같이 싸움에 관심 있는 혈기왕성한 청소년들뿐이다. 그들에게 만유애호를 한다는 합기도는 한마디로 말장난이다.

그런데 이민호 선생은 왜 저렇게 무도를 좋아할까? 그의 프로필에 적어놓은 것처럼 “소통이 행복이자 성공이라고 믿고 있다.” 글과 하단에 쓰여있는 ‘즐거움’과 ‘소통’ 그리고 ‘상생’을 보면 바로 우리가 추구하는 행복이 저런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보게 한다.

윤대현 대한합기도회 회장(사진 오른쪽 )
윤대현 대한합기도회 회장(사진 오른쪽 )

무도는 왜 필요한가? 왜 무술을 해야 하는가? 그 해답을 얻어야 우리가 하는 운동이 얼마나 필요한 것이고 훌륭한 것인지 알게 될 것이다.

프로야구나 프로축구 그 외 프로 선수들을 보면 그들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보인다. 야구선수는 완벽한 타구를 위해 수없이 반복해서 배트를 휘두른다. 그런 고된 훈련을 통해서 프로가 되는 것이다.

도장에서 무술을 배우는 것도 마찬가지다. 완벽한 기술을 위해 수없이 연습한다. 그것이 파이터가 되기 위해 하는 훈련이라면 이름있는 선수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시합은 승자가 있으면 패자가 있게 마련이다. 모두 상생하며 성공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추성훈 선수처럼 타고난 것이 아니라면 조금 나아지기는 하겠지만 부질없는 짓으로 결실을 보게 된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생존에 대한 강한 집착이 있다.

도장에서 파트너와 수련할 때 가볍게 잡고 있는 검에서 또는 잡혀있는 양손에서 상대의 공격성을 감지하며 뇌(腦)가 열리고 활성화된다. 집중력을 높이고 경직된 마음을 이완시킨다. 심신의 통일과 조화는 수련을 통해서 얻는 몸과 마음의 연결이다. 무도 수련은 인간성 향상이고 그 결론은 행복을 위한 것이다.

즐거움이 행복이다. 위에 그림에서처럼 상생과 소통이 즐거움이다. 이민호 선생을 소개하는 전체 그림을 보면 인생을 프로답게 살아가는 사람의 일상을 담은 설계도와 같다.

프로와 아마추어는 구분되는 것이 있다. 힘들면 안 하고 어려우면 피하는 것이 아마추어이다. 반대로 프로는 힘든 것, 어려운 것을 극복해야 할 하나의 과정으로 기꺼이 받아들인다. 스포츠에서 보듯 아무나 프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보통의 사람들은 좀 더 편한 것, 좀 더 쉬운 것을 선택해서 살아가려 한다. 도장에서 자신을 낮추는 것도 프로가 갖는 겸손함이다. 수련 중에는 잘못된 버릇이나 동작 그리고 포인트에 대한 선생의 지적을 감사히 받아들이고 두 번 다시 틀리지 않게 집중한다.

하나의 기술을 완전하게 하는 것은 그 테크닉의 중요함보다는 그것을 통해서 얻게 되는 프로다운 근성이다. 끈기와 열정은 모든 프로의 자질이다.

합기도(아이키도)
합기도(아이키도)

프로의 기술은 섬세하다. 하지만 그런 기술이 아무 쓸모가 없고, 나이가 들면서 불필요해진다면 오랜 세월 숙련시키고 쌓아온 노력이 모두 헛된 수고가 된다.

그러나 섬세하고 깊이 있는 기술만큼 프로다운 모습으로 나타나고 노련한 성품을 갖게 된다면 그리고 그런 것을 통해 삶에 즐거움과 기쁨이 있다면 인생 최고의 선물이 될 수 있다. 깊이가 쌓일수록 행복감은 배가 된다.

무섭고, 어렵고, 까다로운 스승도 다양함의 하나로 그런 분을 모셨다는 것을 기쁨으로 여기는 것은 오직 프로들만이 갖는 행복이다. 아마추어일수록 어렵고 힘든 것을 피한다.

거칠고 무서운 상대에게 당당히 맞설 수 있는 것이 무도다. 그것이 약한 마음을 감추는 의도적 행위가 되지 않으려면 강한 마음이 평상심이 될 수 있도록 수양해야 한다. 심신이 단련된 사람은 정승과 같은 무위(武威)가 있고 실무자 같은 행동을 보인다. 기술은 섬세하고 마음은 평온하며 타인과의 유대감은 뛰어나다.

프로답게 살아가는 사람의 모습에서는 완전함이 보이지만 그것이 결코 완벽주의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생존을 위한 현명한 선택을 말한다. 우리는 모두 프로선수가 될 수는 없지만, 인생을 좀 더 프로답게 살아가기 위한 노력은 할 수 있다.

평범한 아마추어가 될 것인가 아니면 진정한 프로가 될 것인가는 자신의 선택에 달려있다. 무도에서 얻는 기쁨(德)이 그런 것이다. 소통과 즐거움 그리고 상생을 추구하는 아이키도는 우리에게 ‘무도란 무엇인가?’ 를 생각하게 한다.

윤대현

국제합기도연맹(IAF:International Aikido Federation) 정회원 (사)대한합기도회 회장
국제합기도연맹 공인 6단
aikidokore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