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리지 않는 ‘안현수 러시아 귀화’ 3대 미스터리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을 20일도 앞두지 않고 연일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지는 국내 빙상계. 이번에 들려온 소식은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로서 토리노 동계올림픽 3관왕을 차지하고, 이후 부상으로 부진하다 러시아로 귀화해 소치 동계올림픽 3관왕에 올랐던 안현수, 이제는 빅토르 안이 된 그의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이 무산됐다는 소식이었다.

러시아 언론으로부터 흘러나온 출전 무산 원인은 러시아의 조직적 도핑 실태를 폭로한 캐나다 법학자 리처드 맥라렌 보고서에 안현수의 이름이 올랐다는 것이다. 평창 동계올림픽 최종 출전명단은 28일 발표될 예정이라고 하니 안현수의 출전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만약 이 소식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쇼트트랙의 황제로 추앙받던 안현수 선수의 위상이 큰 타격을 받는 것은 물론이고 자칫 불명예스럽게 선수 생활을 마감해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진상이 밝혀진 것은 아닌 만큼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그래서 이 기사에선 그 부분에 대한 언급은 빼고 그동안 안현수 선수 개인에게 궁금했던 것을 묻고자 한다. 필자는 얼마 전 출간한 <빙상의 전설>이란 책을 통해 안현수 선수에 대한 글을 썼지만, 그간 접한 수많은 기사와 사실 확인을 통해서 끝내 결론을 얻지 못한 질문들을 이 기사를 통해 던지고자 한다.

안현수 선수(출처 KBS)

진짜 파벌 싸움의 피해자였는가?

소치 동계올림픽 당시 안현수 선수의 아버지인 안기원씨는 인터뷰를 통해 “전 부회장이 안현수가 대학원에 진학하기를 원했지만, 현수는 성남시청에 입단하기 위해 이를 거절했고, 이후에 불이익을 받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는 안현수를 국가대표에 발탁하고 한체대에 입학시킨 대한민국 빙상의 대부 전명규 한체대 교수가 안현수의 한체대 졸업 후 한체대 대학원에 진학시키려 했으나 안현수가 성남시청에 입단하면서 전명규 교수에게 미운털이 박혔고 이후 국가대표 생활을 하면서 불이익을 받았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정작 안현수 본인은 올림픽이 끝나고 인터뷰를 통해 러시아로 귀화한 원인이 파벌 싸움은 아니었다고 말했고, 선수 생활을 계속하기 위해 러시아로 귀화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러시아 빙상연맹 회장은 안현수가 러시아에 왔을 때 귀화할 의사가 없었다는 말은 잘못됐으며, 훈련하러 오는 게 아니라 러시아 대표를 하기 위해 왔다고 합의됐다고 말했다.

그러면 도대체 안기원씨가 한 번도 아니고 수차례에 걸쳐 이러한 인터뷰를 한 이유는 무엇인가? 안기원씨의 인터뷰 때문에 오래전 파벌 싸움에 휘말렸던 이전 국가대표 선수들은 물론이고, 파벌 싸움과는 전혀 상관없던 당시 국가대표 선수들과 전명규 부회장 외 빙상연맹 관계자들도 국민적인 비판에 직면해야 했고, 이는 결국 12년만의 남자 대표팀의 노메달 획득이란 최악의 결과로 돌아왔다.

안현수 본인은 금메달 3개와 동메달 1개라는 최고의 결과를 얻었지만, 국민 여론을 뒤흔든 안기원씨의 인터뷰에 대해선 그를 여과 없이 보도한 언론을 포함해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다. 과연 안현수는 파벌 싸움의 희생자였는가? 그리고 희생자였는데 지금은 전명규 교수를 용서(?)하고 국내에 올 때마다 한체대에서 훈련을 하는 것인가? 그 진실이 궁금하다.

성남 시청팀 해체가 귀화의 이유였는가?

안기원씨는 안현수 선수가 러시아로 귀화한 또 다른 원인으로 성남시청 빙상팀의 해체를 꼽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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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소치 올림픽이 끝나고서는 여러 차례에 걸쳐 성남시청의 팀 해체와 러시아로 귀화한 것은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성남시청 입단 전에 이미 러시아로 떠나는 것이 확정되어 있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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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결국 성남시청 해체와는 상관없이 러시아로 가는 것은 확정되어 있었고 그전 인터뷰에서 이야기했던 성남시청 해체 후 갈 팀이 없었다는 이야기는 사실과 달랐던 것이다. 하지만 정작 안현수 본인은 귀화에는 팀 해체의 외부적 요인도 있었다고 말한다. 과연 누구의 말이 맞는 것일까.

tvN ‘현장토크쇼 택시’ 출연한 안현수 선수

한편 안현수는 과거 방송된 tvN ‘현장토크쇼 택시’에 출연해 러시아 귀화 이유를 밝혔다.

MC 이영자가 “러시아로 귀화한 이유가 정확하게 뭐냐”고 묻자, 안현수는 “내가 설 곳이 없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안현수는 “부상으로 국내 대회에서도 성적이 저조했다. 왼쪽 무릎 골절 수술을 4번이나 했다. 시청 팀 해체 후 날 받아주는 곳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안현수의 대답을 들은 이영자의 왜 하필 러시아였냐는 질문에 그는 “여러 가지를 알아봤는데 아버지가 러시아 빙상연맹 회장님과 연락이 돼 미팅 기회가 생겼다”고 말했다.

안현수는 “그때 회장님이 주변의 말보다 나의 의지를 봐주셨다. 1년 동안 훈련하면서 러시아 소속 합류를 권유받았다. 국적이 달려있어 고민을 많이 했다. 그때 가족들이 가장 큰 힘이 됐다”고 했다.

정말 국적을 상실할지 몰랐나?

안현수 본인과 아버지는 러시아에 귀화할 생각으로 가지 않았고, 애초에 1년 정도 있다가 귀국하려 했는데 러시아 쪽에서 적극적으로 붙잡아서 귀화를 했다고 한다. 또한 이중국적이 허용되는 줄 알았다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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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안현수는 러시아에 귀화하기 전 매월 100만원씩 받던 경기력향상연구연금을 일시불로 받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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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관련 규정을 몰랐는데 단번에 받아갈 수 있을까. 정말 귀화를 생각지 않고 러시아를 간 것일까. 해답은 당사자와 가족들, 그리고 기사에 등장하는 삼촌만 알 것이다.

이상 세 가지 의혹은 필자가 안현수 선수에 대한 글을 쓰면서 계속 들던 의문이었다. 그간 계속 묻고 싶었지만, 안현수 선수와의 인터뷰가 성사되지 않아서 묻지 못했다.

그리고 이제 한 가지 질문이 더 추가됐다. 왜 안현수 선수, 아니 빅토르 안 선수는 맥라렌 보고서에 이름이 올랐는가? 정말 모함인가, 아니면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가? 대한민국 국민은 물론이고, 전 세계 언론에 진실을 밝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