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1심, 이재용 다시 한번 면죄부

이정렬 전 부장판사(법무법인 동안 사무장)가 14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최순실-이재용 재판부 판단 달랐다며 구체적으로 하나씩 짚었다.

김어준 : 이재용 부회장 2심 해설을 하던 와중에 최순실 1심이 나서 둘 다를 한꺼번에 분석하게 되신 이정렬 전 부장판사님 옆에 나와 계십니다. 안녕하십니까?

이정렬 : 안녕하십니까.

 

김어준 : 점점 많아요, 분석할 게.

이정렬 : 이걸 설상가상이라고 하죠.

김어준 : 결론부터 여쭤볼게요. 제가 오늘 오프닝에서 “최순실 1심은 이재용 추가면죄부재판이다.”라고 성격규정을 했습니다. 맞습니까?

최순실. 박인환 기자

이정렬 : 탁월하십니다. 언제나 항상 느끼는 바지만 공장장님의 혜안은 정말 은하계에서 따라 올 사람이 없다.

김어준 : 언론이 다 최순실 얘기만 해요. 20년 받았다고.

이정렬 : 그러니까요. 중형 받았다고 하면서 상당히 엄정하고 공정한 재판인 듯

김어준 : 신동빈 회장은 무려 불구속상태에서 재판받다가 법정에서 바로 구속해 버렸다. 이 얼마나 엄정한 재판부인가. 그러나 실제 그 안에 숨어있는 것은 이재용 면죄부다.

이정렬 : 신동빈 회장은 저는 개인적으로 알지는 못하는데 엄청나게 억울할 것 같아요. 사드 때문에 피해는 다 봤지. 사실 자기가 원한 게 아니잖아요. 박근혜, 최순실 국정농단 때문에 사드 나와서 피해 본 것 아닙니까? 회사 피해 봤는데 어떻게 좀 해 보려고 하다가.

김어준 : 게다가 돈을 70억 줬다가 돈을 가져가래서 도로 가져왔어요. 자기들은 돈을 준 거예요, 사실. 그런데 그거 추징했잖아요, 지금.

이정렬 : 추징이야 그 돈 자체가 이제 불법성을 띠고 있으니까, 그건 그렇다 치고.

김어준 : 일단, 이재용 부회장과 비교하자면. 돈을 줬다가 도로 돌려받았는데, 이제.

이재용 부회장(출처 YTN)

이정렬 : 이재용 부회장과 비교하면 지금 2년 6개월, 주형은 똑같은데 집행유예가 붙었냐, 안 붙었냐 차이거든요. 그런데 거기는 그걸로 해서 얻은 게 얼만데, 여기는 아직까지 회복이 안 되고 있잖아요.

김어준 :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으로 10조가 됐어요. 어마어마한 이득을 얻어갔어요. 그런데 신동빈 회장 면세점 가지고, 면세점도 현안 맞죠? 그것도 돈 잘 버는 거고. 하지만 그룹이 기우뚱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그것 때문에. 아무리 현안이 그렇다 하더라도. 그룹승계는 잘못하면 지배권을 잃게 되는 거거든요. 이재용 부회장이 부회장의 지위를 잃게 되는 거거든요. 어마어마한 현안이에요. 그런데 이게 현안이 아니라고···.

이정렬 : 일단 공장장께서 오프닝에서도 말씀하셨고 조금 전에 뉴스 브리핑에서도 말씀하셨는데.

김어준 : 좀 흥분했습니다.

이정렬 : 일반적이고 건전한 상식을 가진 국민이라면 당연히 흥분할 수밖에 지금 상황이에요.

김어준 : 그리고 뉴스는 ‘이재용 부회장 다시 한번 면죄부 받아,’ 이런 거로 깔려야 되는 거예요, 정상적인 사회라면.

이정렬 : 아까 말씀 중에 그런 말씀이 있었습니다. 재판부들이 공범이 돼서 하나씩 밀어주고 있는 것 아니냐.

김어준 : 공범으로 다 만들어 버리는 설계, 삼성의.

이정렬 : 어제 전제로서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판결문이 안 나온 상태여서 제가 가지고 있는 정보는 하나는 재판부에서 나온 보도자료.

김어준 : 그것도 열 몇 페이지 되잖아요

이정렬 : 17장입니다.

김어준 : 보도자료가 무슨 17장이나 돼.

이정렬 : 그리고 각종 기사들. 그 법정의 현장에서 김세윤 부장의 선고 이야기를 요지를 직접 듣고 메모를 한 사람이 있어요. 그 사람으로부터 넘겨받은 자료가 전부인데.

김어준 : 그 정도면 엄청난 자료에요, 지금.

이정렬 : 현재로서는. 거기에 법정에서 김세윤 부장이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부정한 청탁 관련해서 관련사건 1심, 항소심 결론과 같이 판단했다.”

김어준 : 그러니까 이재용 재판 결과를 받아들였다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최순실 재판을 갑자기 일정이 뒤로 미뤄진 게 우연이 아니라 이 이재용 2심 재판 결과를 그대로 받으라고 이렇게 설계한 것이다. 그것도 연계 안 한 것이. 저 혼자 주장하는 바입니다.

이정렬 : 외로워하지 마십시오.

김어준 : 저는 주장합니다. 일부러 뒤로 미뤘다.

이정렬 : 저는 숟가락을 얹는 차원을 넘어서 함께 하겠습니다. 비는 같이 맞아야 된다. 비도 아니지만.

김어준 : 누가 고소·고발할까요? 이런 주장을 했다고.

이정렬 : 솔직히 누가 한든지 관심은 없고요. 오기만 하세요. 박살 내주겠습니다. 여기서 또 하나 이 재판부가 재밌는 게, 지금 제가 오늘 드리고 싶은 말씀 대부분을 아까 다 하셨어요.

김어준 : 변호사 자격증 없으시잖아요. 날 변호해줄 수도 없잖아요.

이정렬 : 제가 항상 말씀드렸잖아요. 변호사법에 변호사는 품위 유지의 의무가 있거든요? 저는 변호사가 아니라 품위유지 의무가 없어요.

김어준 : 저는 주장합니다. 일부러 미뤘다.

이정렬 : 추가해서 말씀드리자면 이재용 부회장 재판부의 1심, 항소심, 결론과 같이했다고 했는데, 미묘한 균열들이 조금씩 보입니다.

김어준 : 여기까진 내가 못하겠어, 이런 거.

이정렬 : 왜 이랬을까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뭐냐 하면 지금 부정한 청탁 관련해서 전제가 되는 게 승계작업이라고 말씀드렸잖아요. 승계작업을 하는데 특검에서 주장한 게 뭐냐면 개별현안들이 하나하나씩 있었고 개별현안이 승계작업이라는 목표 하에 진행이 됐다는 건데.

이건희 회장(출처 뉴스타파)

김어준 : 엘리엇 방어라든지 은산분리라든지 지주회사라든지 이런 얘기들이 다 그런 거죠. 그게 수첩에 있는 거죠.

이정렬 : 개별현안이 있었고 그것이 목표에 따라서 가고 있었는데 그것과는 별개로 포괄적인 어떤 현안. 결국, 승계 작업을···.

김어준 : 그걸 다 합친 게 승계작업이네요. 그런데 이재용 피고인 재판 1심에서는 특검이 이런 개별 현안들을 순서를 배겨놨어요. 이런 순서에 의해서 이런 목적 하에 갔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목적이지 순서가 아니다. 승계작업인 거죠. 중요한 것은 목적이지 순서가 아니다. 목적을 보니 승계작업이 있었고 승계를 인정했어요. 거기서는 항소심에서는 아예 승계 작업 자체를 날려버렸고.

김어준 : 승계가 없다. 그러니까 개별현안도 사라지는 거죠. 사라지니까 청탁도 없어지는 거예요 이런 구조입니다.

이정렬 : 이번 최순실 재판부에서는 어떻게 봤냐면 특검이 제시한 그런 순서에 의한 승계작업은 없었다, 이런 식으로 표현이 돼 있어요.

김어준 : 약간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었네요,

이정렬 : 승계작업 자체가 없었다고 본 건 아닌 것 같은데 순서가 그렇게 중요한가?

김어준 : 순서가 뭐가 중요합니까? 동시다발로 일어났는데,

이정렬 : 사실 처음에 이재용 피고인 1심판결이 났을 때 그 재판부의 판결을 보고 분개했었거든요. 어떻게 이런 식으로 쓰나 했는데 지금 차츰차츰 보니까 그때 재판부가 제일 훌륭했네.

김어준 : 오히려? 왜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이정렬 : 일단 승계작업이라고 하는 것이 존재한다는 것에 대해서 그 재판부만 유일하게 인정한 거예요, 이재용 관련해서는. 그 공장장님한테 벌금 90만원 선고하신 그 재판부. 훌륭하잖아요.

김어준 : 그 1심이 그나마 승계작업을 유일하게 인정한 재판부. 작년에 얼마나 욕을 했는데요. 그 욕을 하면서도 제가 속으로 ‘우리 재판부 판사님인데 어떡하나. 나 이거 하면 안 되는데.’ 하면서 비판했는데, 그러니까 방송으로는 재판부를 비판하고 며칠 있다가 그 재판부 앞에 가서 얌전하게 재판을 받고 그런 생활의 반복이었습니다.

이정렬 : 결국 지나 놓고 보니까 그 재판부가 그나마 제일 나았다.

김어준 : 그때는 그리고 이런 것도 있습니다. 사회 분위기가 그런 것을 용납하지 않았거든요. 그런 판결 났으면 난리 났을 거예요. 모두 다 청탁도 없었고 다 없었다고 했으면 난리 났겠죠.

이정렬 : 지금도 이런데.

김어준 : 지금은 최근에 댓글 작업도 많이 있고 그러니까 분위기가 바뀌었다 싶었는지 과감하게 날려버렸습니다. 이재용 재판부 2심이 했던 작업은 간단해요. 무죄로 만들어 주려고 하니까 청탁이 없었다고 해야 되고, 청탁이 없었다고 하려고 하니까 애초에 현안이 없었다고 말해야 해서 현안도 없애버린, 모든 걸 다 없애버린.

이정렬 : 목적도 없고.

김어준 : 돈을 준 목적이 사라졌어요. 그냥 “뺏겼다.” 이것만 남는 거죠. 2심 재판부는 정말 대범합니다. 호연지기라고 봐요, 저는. 팍팍 없애버려요, 다.

이정렬 : 어떻게 보면 조선일보의 논평이 맞는 것 같아요. 정말 소신 있다.

김어준 : “20년 동안 있었어. 난 몰라!”

이정렬 : 원래 오늘 드리고 싶었던 말씀이 뇌물 부분 중에서 말 소유권 쪽이었거든요.

김어준 : 그거 하나가 뚜렷하게 차이가 있죠.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박근혜 전 대통령 왼쪽·출처 청와대)

이정렬 : 최순실씨 재판이 지금 나와서 방향이 좀 틀어졌는데, 아까 잠깐 얘기가 나왔습니다. 안종범 업무수첩이 있습니다. 이게 이제 지금 증거능력이 인정됐다는 건데, 제가 어제 말씀드리면서 뭐라고 말씀을 드렸냐면, 이재용 피고인 재판부, 항소심에서, 승계작업이 없었고 부정한 청탁도 없었다고 보게 된 근본적인 논리상 구조는 안종범 업무수첩을 증거능력을 날려버렸잖아요.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그 재판부의 말은 틀리긴 하지만 일관성은 있어요. 일단 증거가 없어졌으니 지시를 했단 것도 안 보이고. 그러니까 부정한 청탁에 대한 인식이 있었겠냐. 쭉 물 흐르듯이 가는데 어제 최순실 피고인 재판부의 특징은 ‘종범실록의 증거능력은 인정하는데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고 볼 수도 없고 인식도 없었다.’ 이렇게 해요.

김어준 : 그중에 이재용 부회장과 관련된 부분만 인정되지 않는 거죠. 결과적으로는

이정렬 : 결과적으로는 그래 보이는데.

김어준 : 그걸 인정했다면 청탁이 없었다고 말할 수 없잖아요.

이정렬 : 판결문을 봐야 될 것 같은데, 일단 그런데 증거능력은 제한적으로 인정하고 그럴 수 있는 게 아니라, 인정하면 하는 거고 아니면 아닌 거거든요. 그러니까 일단 증거능력 자체가 인정됐으니까 그 부분의 내용을 못 믿겠다고 한 건지는 모르겠어요. 그런 여지가 있을 수는 있어요. 그것도 좀 이해는 안 가는데.

김어준 : 그건 판결문을 보시고 얘기하시고. 앞뒤가 안 맞는다는 거죠?

이정렬 : 이 판결에서 궁금한 점은 뭐냐면, 이게 이런 증거능력을 인정해 놓고 어떻게 없다고 봤을까? 이 논리는 또 뭘까? 그게 되게 궁금해요.

김어준 : 그건 판사로서 법률가로서 궁금하신 것이고.

이정렬 : 근데 그것에서 보도 자료에 보면 재밌는 부분 있습니다.

김어준 : 재미없기만 해 봐요.

이정렬 : 혐의가 18개인데 유죄냐 무죄냐, 유죄면 왜 유죄냐, 무죄는 왜 무죄냐 하는 걸 쭉 써 놨어요. 보면 하나하나가 세줄, 네줄. 이재용 관련해서는 한 장반을 썼어요.

김어준 : 찔린 거죠.

이정렬 : 원래 말 많으면 빨갱이 공산당이잖아요.

김어준 : 그러니까 다른 것은 이렇게 해도 아무도 시비 걸지 않는데 이재용 부분은 굉장히 마음이 찔린 것이고. 그런데 그렇게 길게 보도 자료를 냈으면 언론도 그만큼의 비중으로 이재용 부회장에 관해서 썼어야 합니다.

이정렬 : 재판부도 이 부분이 지금 자기네들의 아킬레스건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이렇게 길게 썼고. 여기서 또 하나 눈여겨 보이는 게 뭐냐면, 부정청탁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 그 부분에서 부정한 청탁을 대법원 판례를 이용하고 있어요. 이재용 피고인 재판부 1심도 그렇고 항소심도 그렇고. 그러면서 이용하면서 이 법리에 근거하면 부정한 청탁에 대한 인식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이렇게 갔어요, 항소심은. 그래서 제가 대법원 판례를 찾아봤어요. 아마 여러분들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신정아씨 있잖아요. 그분에 관한 판결이에요. 거기서 뭐라고 그러냐면 부정한 청탁이라고 하는 것은 묵시적으로도 가능하다. 가능한데 막연히 선처를 바란다. 이런 정도 가지고는 부정한 청탁이라고 볼 수 없다 하면서 그때 신정아씨 관련해서 무죄를 선고했는데, 이유가 뭐였냐면 청탁 비슷한 게 있긴 있었는데, 막연하고 당시에 사회적기업, 사회적 공헌을 위해서 기업들이 미술관이나 문화사업에 지원도 하고 기부도 하는 그런 것들이 장부상으로도 나오고 여러 군데 나오기 때문에 그 중 일환으로 볼 수 있으니까 이걸 가지고 청탁이라고까지 인정하는 것은 과하다. 이런 취지였어요. 적어도 그런 정도의 사정은 있어야 한다는 거죠.

근데 그런 사정도 없을 뿐만 아니라 더 나가서 이재용 피고인 항소심 재판부가 뭐라고 그랬냐면 “뚜렷하고 명확한 인식이 있어야 된다”고 했어요. 애청자 여러분들 많이 들어보셨겠지만, 우리가 미필적 고의라는 얘기를 합니다. 그랬을 수도 있겠군, 하면 고위법이 되는 거예요. 그런데 이상하게 부정한 청탁은 명확해야 한다는 거죠. 판결을 만들어버린 거예요. 그걸 근데 최순실 피고인 재판부에서 그대로 따다 쓴 겁니다.

김어준 : 이재용한테만.

이정렬 : 기가 막힌 거죠.

출처 청와대

김어준 : 저는 상식적으로 봐서 이런 게 이해가 안 됩니다. 법리를 떠나서, 돈을 대통령이 달라고 하면, 재판부의 논리에 따르면 돈을 달라고 했어요. 그래서 대통령이 워낙 힘이 강하니까 돈을 줬겠거니.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때마다 돈을 다 주면 어떻게 뇌물을 벌하겠냐, 하고 신동빈 회장은 구속됐잖아요.

똑같은 논리로 삼성도 구속시킬 수 있는 것 아닙니까? 당했다고 하더라도 그때마다 돈을 다 주면 어떻게 앞으로 뇌물죄를 벌할 수 있겠냐. 할 수 있어야 되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이 점은 그게 예외에요. 또 하나는 상식적으로 롯데는 돈을 달라고 했을 때 현안을 생각해 냈어요. ‘그럼 우리는 이거 해 달라고 해야지.’ 그런데 삼성은 훨씬 더 많은 돈을 바쳤는데, 뜯겼는데.

이정렬 : 왜 면죄부를 주세요? 뜯긴 거 아니고 그냥 준 거예요.

김어준 : 제 말은 재판부의 논리대로. 삼성은 아무런 현안도 생각하지 않은 겁니다.

이정렬 : 없었다니까요?

김어준 : 삼성은 그냥 돈 달랄 때마다 주고 말았지 아무런 현안도 생각해 내지 않았다. 너무 착해서. 삼성은 순진해서. 이게 말이 되냐 이거에요.

이정렬 : 배포가 약해서.

김어준 : 이정렬 판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