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보기관 ‘화웨이 스마트폰 사용금지’ 경고···사실상 중국서 해킹

연방수사국(FBI)과 중앙정보국(CIA), 국가안보국(NSA) 등 미국의 정보기관들이 합동으로 미국 국민에게 중국 전자업체인 화웨이 스마트폰과 통신장비 제조업체인 ZTE의 제품을 사용하지 말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화웨이 스마트폰과 ZTE 통신장비 등이 중국 정부의 정보수집 통로로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CNN의 14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FBI와 CIA, NSA 등 미국 정보기관 수장들은 전날 열린 상원 정보위 청문회에서 화웨이와 ZTE 기기들을 통한 중국의 해킹 우려를 전하면서 이들 제품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은 미국 통신 인프라에 외국 정부의 혜택을 받는 기업 제품을 들이는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 외국기업이 정보를 악의적으로 모방하거나 정보를 훔치고, 드러나지 않는 스파이 행위 등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화웨이는 성명서를 통해 “우리는 전 세계 170개국 정부와 고객들로부터 신뢰를 받으면서 영업을 하고 있다. 우리는 다른 어떤 기업들보다도 사이버 안보 위험을 끼치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ZTE는 자신들의 휴대전화 및 통신 장비 생산에 쓰이는 반도체 칩들과 다른 부품들은 모두 미국에서 만들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ZTE는 이메일을 통해 발표한 성명서에서 “공개적인 거래를 하는 기업으로서 우리는 미국의 모든 법과 규정을 지키고 있다. 가장 높은 수준의 비즈니스 표준을 준수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앞서 7일 톰 코튼(아칸소)과 마코 루비오(플로리다) 등 미 공화당 소속 두 상원의원은 화웨이나 ZTE의 통신장비를 구매하거나 임차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미 상원에 발의했다. 코튼 의원은 “화웨이는 사실상 중국 정부에 속한 회사다. 화웨이는 자사 장비를 이용한 해킹으로 미국 정부의 정보를 빼낼 수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4가지 색상으로 출시된 화웨이 메이트 10 프로

지난 1월에는 미국 2위 이동통신사 AT&T가 중국 화웨이 스마트폰을 판매하려던 계획은 전격 취소하기도 했다. AT&T가 올해 초부터 미국 시장에서 화웨이의 최신 스마트폰 ‘메이트 10’을 판매한다는 화웨이와의 합의를 백지화한 것이다.

애초 AT&T와 화웨이는 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2018년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에서 스마트폰 판매 계약 체결 사실을 발표할 계획이었다. 화웨이는 AT&T와 손잡고 최신 스마트폰 ‘메이트 10’으로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었다.

화웨이는 삼성전자와 애플에 이은 세계 3위의 스마트폰 제조업체이지만, 미국 시장에는 발을 붙이지 못하고 있었다. 화웨이 스마트폰은 아마존 등 온라인 쇼핑몰이나 오프라인 매장 등을 통해서 구매할 수 있다. 그러나 주요 이통사의 통신서비스와 결합한 판매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 2012년 미국 하원은 화웨이 통신장비들이 중국 정부의 첩보수집과 관련됐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었다. 화웨이는 그러나 자신들이 중국 정부를 위한 스파이 행위와의 연관성이 전혀 없다면서 미 의회의 보고서는 정치적인 목적으로 만들어졌다고 일축했다.

이밖에도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기업들의 미국 기업 인수도 잇따라 퇴짜를 놓고 있다. 지난 1월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는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금융계열사 앤트파이낸셜이 미국 송금서비스 기업 머니그램을 인수하려던 계획도 막았다. 미군을 포함한 미국 시민들의 정보가 중국 정보당국의 수중으로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또 지난해 9월 중국 정부 지원을 받는 캐년브리지캐피털파트너스의 래티스세미컨덕터 인수에 대해 CFIUS의 승인 거부 의견을 받아들여 이를 중단시켰다.

미 백악관은 당시 성명에서 “외국 취득자에게 지적재산이 이전될 가능성과 이 거래를 지원하는 중국 정부의 역할, 미국 정부에 대한 반도체 공급망이 온전한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중요성, 미국 정부가 래티스 제품을 사용하는 것 등을 고려하면 이번 인수로 국가안보가 리스크에 놓이게 된다. 캐년브리지는 중국 국영기업인 차이나벤처캐피털펀드의 지원을 받고 있다”라면서 승인 거부 배경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