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젠,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49.9% 확보

미국 제약사 바이오젠이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주식매수청구권(콜옵션)을 행사했다. 이에 따라 바이오젠의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율은 49.9%로 올라간다.

콜옵션 행사는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혐의를 심의하는 도중에 단행된 것이어서 증선위 심의에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그동안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우려로 지난 2015년의 회계처리를 변경했다고 주장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파트너사인 미국 바이오젠이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콜옵션을 행사했다고 29일 공시했다.

사진=삼성바이오에피스

바이오젠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2012년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공동 설립한 다국적제약사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을 ‘50%-1주’까지 확보할 수 있는 콜옵션 권리를 갖고 있다. 기존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은 삼성바이오로직스 94.6%, 바이오젠 5.4%였다.

이번 콜옵션 행사로 바이오젠은 삼성바이오에피스 주식취득과 관련한 국가별 기업결합 신고 절차에 돌입한다. 콜옵션 행사 계약은 약 3개월 후인 9월 28일 이전에 최종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콜옵션 계약이 최종 완료되면 삼성바이로직스는 현재 보유 중인 삼성바이오에피스 주식 1956만7921주 중 922만6068주를 바이오젠에 양도한다. 바이오젠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주당 5만원과 그간의 이자 금액을 더해 9월 28일 기준 7486억원을 지급하게 된다. 이에 따라 바이오젠 지분율은 5.4%에서 49.9%까지 늘어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비상장사여서 바이오젠이 얼마만큼의 차익을 얻는지는 별도의 가치평가가 필요하다.

앞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바이오젠의 공동 경영체제로 운영된다. 이사회는 양사 동수로 구성될 예정이다. 두 회사는 이미 삼성바이오에피스 주식 52%를 갖지 않으면 누구도 이사회 결정권을 가질 수 없는 것으로 합의했다.

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콜옵션으로 파생상품부채로 반영된 1조9335억원이 완전히 사라져 부채비율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부채비율은 올해 1분기 말 기준으로 88.6%에서 35.2%로 떨어질 전망이다.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로 그동안 증선위에서 ‘분식회계는 없었다’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장에 힘이 실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감리를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 말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 기업가치를 장부가액에서 공정가액(시장가)으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고의성이 있었다고 보고 증선위에 조치를 건의한 상태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젠사의 콜옵션 행사로 지배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회계처리 변경이 필요했다고 주장해왔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장대로 실제로 바이오젠이 이번에 콜옵션을 행사한 만큼 회계 처리 변경의 정당성을 뒷받침하는 논리로도 제시할 수 있다.

그러나 금감원의 감리는 2015년 말 회계처리 변경 당시 콜옵션 실체가 있었는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2년여 만에 결과적으로 콜옵션 행사가 단행됐지만, 회계처리 변경 당시에도 이를 고려할 요인이 있었느냐가 증선위의 논의 사항이다.

증선위는 다음달 4일 정례회의를 열고 삼성바이오로직스 감리 조치안을 다시 논의할 예정이며 가급적 이달 중순까지는 의결 절차를 마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