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 돈’ 국회 특활비 과연 포기할까

영수증을 증빙하지 않아도 돼 어디에 사용됐는지 알 길 없는 ‘눈먼 돈’ 국회 특수활동비에 여론이 눈을 부릅뜨기 시작한 것은 2013년 국정원 댓글 사건 이후다.

당시 야당이었던 새정치민주연합은 권력기관의 특활비가 불법적 정치활동에 악용되고 있다며 삭감을 요구했다.

실제 2013년 11월 국회 정보위 국감에서는 국정원이 심리전단 소속 여직원의 댓글 작업에 동원된 사람들에게 특활비로 돈을 지급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그러던 중 2015년 5월 ‘성완종 리스트’ 수사를 받던 홍준표 당시 경남지사의 발언이 논란에 불씨를 댕겼다.

4월 30일 오후 홍준표 당대표가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 기자실에서 남북회담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했다(출처 자유한국당)

홍 전 지사는 2011년 한나라당 당대표 경선 기탁금을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에게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자 아내의 비자금으로 기탁금 냈다며 비자금 출처로 특활비를 꼽았다.

2008년 여당 원내대표이자 국회운영위원장이었던 시절 받은 국회대책비(특활비) 월 4000만∼5000만 원 중 일부를 생활비로 줬고, 아내가 이를 비자금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국민 혈세로 마련한 공금을 생활비로 썼다는 이 발언은 파문을 일으켰다.

홍 전 지사는 이후 ‘특활비 유용’ 논란이 일자 페이스북을 통해 “운영위원장으로 급여 성격의 직책수당이 나오는데 그중 일부를 생활비 조로 준 것”이라고 했지만, 비판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비슷한 시기 입법 로비 의혹으로 재판을 받던 신계륜 새정치민주연합 전 의원도 특활비를 자녀의 유학자금으로 썼다고 말하면서 비난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신계륜 전 의원(출처 신계륜 이야기 홈페이지)

여야는 제도개선을 약속했다.

당시 집권당이었던 새누리당의 김무성 대표는 특활비를 카드로 쓰도록 제한하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시민단체인 참여연대도 2011∼2013년 국회 특활비 내역을 공개하라며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그러나 국회 사무처는 공개를 거부했고, 3년간 법정 다툼을 거친 끝에야 내역이 공개됐다.

참여연대는 “특활비가 취지에 맞지 않게 제2의 월급처럼 정기적으로 지급됐다”며 폐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2014년 이후의 내역도 즉각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2015년부터 개선책을 마련하겠다던 국회는 아직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