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특활비 폐지해야 할 7가지 이유

국회 특수활동비가 논란에 휩싸이며 폐지법도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국회의 선택이 주목된다. 여야 정치권이 제도개선을 약속하고 나섰지만, 폐지에는 정치권이 난색을 보이고 있다.

국회는 지난 1994년 특활비 제도가 생긴 이후 그동안 감춰왔던 특활비 내역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국회는 2011년부터 3년 동안 특활비로 약 240억원을 사용했으며, 이 중 수령인이 누구인지 모르는 돈만 59억원에 달한다.

사진=국회의사당 내부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5일 기자들과 만나 “특활비가 전혀 필요 없다고 할 수는 없고 국회 운영을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 “가능하면 다 공개하는 것으로 국민 눈높이에 맞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개선 방침을 약속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도 “특활비 관련 제도개선 특위를 구성해 대한민국 모든 기관의 특활비 운영 실태와 제도개선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특활비 폐지를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이같이 말하고 “국회 특활비 내용과 사용처 등을 검토해봤는데, 특활비라는 우산 아래 국회의원들이 보호를 받거나 특권을 누려서는 안 된다는 결론을 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직무 수행에 필요한 경비가 있다면 공개하고 투명하게 사용하면 될 일”이라며 “앞으로 국회 특활비가 폐지되도록 바른미래당이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이미 특활비 폐지를 당론으로 내세운 바 있는 정의당은 강하게 폐지하자는 주장을 꺼내 들었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약 3000만원의 특활비를 반납하고, 지난 5일 폐지 법안을 제출했다. 민주당에서는 박주민·서형수·표창원 의원이 공동발의자로 참여했다. 노 의원은 “국회 특활비는 감액이 아닌 폐지가 마땅하다”며 “법 개정으로 국회 예산 편성의 투명성 및 국민참여가 확대되길 바란다”고 발의 취지를 설명했다.

국회 특수활동비를 가장 많이 받은 국회의원으로 알려진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6일 기자들과 만나 “국회에서 특활비를 논의해서 폐지하자고 하면 반대하지는 않는다”면서도 “필요한 예산은 필요한 곳에 적법하게 사용해야 한다. 무조건 폐지해서 정치·정책 활동을 위축시킬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정상적인 정치 활동이나, 정책 활동에 대해선 공식적인 예산을 편성해서 투명하게 집행하면 된다”며 “철저하게 국민의 요구에 맞는, 시대정신에 맞는 개혁을 해서 국민의혹을 완전히 불식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선거 지원유세 나간 박지원 의원(출처 민주평화당)

특활비를 두고 국회에서도 제도개선이냐 폐지냐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국민들의 비난 여론이 점점 높아지며 그 결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편 참여연대가 지난 5일 공개한 2011∼2013년 국회 특수활동비 지출결의서를 살펴보면 국회가 교섭단체와 상임위원회에 돈을 중복 또는 이중지급한 정황이 드러난다.

참여연대는 기자브리핑에서 “국회가 특수활동비를 정기적으로 의원들에게 나눠먹기식으로 분배했으며, 지급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유사한 항목들을 새로 만들고, 월별·회기별로 중복해서 주는 그릇된 관행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중복·이중 지급 의심 사례는 ‘입법활동지원’ 명목으로 지급한 돈이다.

국회는 한 해 평균 80억원을 특수활동비로 사용했다. 이 중 절반가량을 이른바 ‘의정지원’ 사업에 쓰는데 이는 입법활동지원(약 12억원), 입법 및 정책개발(약 20억원), 의원연구단체활동(약 5억원), 국정감사 및 조사(약 4억원) 등으로 나뉜다.

입법활동지원은 다시 교섭단체 정책지원비, 월별 교섭단체 활동비, 회기별 교섭단체 활동비로 구분되는데 각 교섭단체에, 정책지원비에 더해 매달 활동비를 주는 것도 모자라 회기마다 다시 활동비를 중복해 지급한 것이라고 참여연대는 꼬집었다.

특히 교섭단체 지원 예산을 특수활동비로 추가 책정하는 것은 이중지급으로 의심된다는 게 참여연대 주장이다. 참여연대는 “교섭단체 지원을 위한 예산은 특수활동비 비목 외에도 사업추진비, 일반수용비로도 사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입법 및 정책개발 명목으로 국회의원에게 지급된 특수활동비도 문제다. 입법 및 정책개발 지원금은 ‘균등인센티브’와 ‘특별인센티브’로 나뉘는데 이들 두 항목 역시 성격 차이를 알 수 없어 중복 지급으로 보인다고 참여연대는 설명했다.

균등인센티브는 매달 1억5000만원씩 지급되며, 특별인센티브는 2억∼2억3000만원이 12월 한차례 지급된다.

‘눈먼 돈’ 국회 특수활동비

참여연대는 이들 인센티브가 ‘농협은행(급여성경비)’에 입금되는 것까지 확인했다. 이후 과정에 대해 참여연대는 “균등인센티브는 국회의원 전원이 똑같이 나눠 갖고, 특별인센티브는 일부 국회의원에게 돌아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국회 특수활동비의 나머지 절반은 ‘위원회 운영지원’, ‘의회외교’, ‘예비금’으로 쓰이는데 22억∼27억원 규모의 ‘위원회 운영지원’ 사업에서도 중복 지원을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 발견된다.

상임위원회에는 매달 위원장에게 600만원씩 활동비를 지급하는 것 외에도 수석전문위원에게 위원회 활동지원비(매년 1회 700만원씩), 정기국회대책비(매년 1회 300만원씩) 등을 준다.

운영위 수석 전문위원에게 주는 특수활동비 항목 중에는 용도 차이가 무엇이지 가늠하기 어려운 것들도 많다. 2011년 10∼12월, 2012년 10∼12월, 2013년 2∼8월 매달 1000만원씩 지급한 국회운영대책비, 분기마다 2000만원씩 준 국회운영조정지원 사이에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알 수 없다고 참여연대는 밝혔다.

법제사법위원회는 위원장이 상임위 활동비를 받아가는 것과 별개로 매달 1000만원씩 추가로 특수활동비를 받아갔다. 이는 간사(100만원), 위원(50만원), 수석전문위원(150만원)에게 돌아갔다.

참여연대가 공개한 국회 특수활동비 폐지해야 할 7가지 이유

1. 국회의원 제2의 월급, 국회 특수활동비

– 국회는 교섭단체대표, 상임위원장, 특별위원장이라는 이유로 특수활동비를 매월 제2의 월급처럼 정기적으로 지급해왔음. 교섭단체대표는 실제 특수활동을 수행했는지 무관하게 매월 6000여만원을 수령하고, 상임위원장이나 특별위원장도 위원회 활동과 관계없이 매월 600만원씩 지급받았음.

– 특수활동비를 사용해야 할 구체적인 사유나 상황이 생긴 것이 아님에도, 우선 지급하고 알아서 쓰도록 하는 것은 특수활동비 원칙에도 부합하지 않으며 대표적인 예산 낭비임.

2. ‘상원’ 법사위의 특별한 특수활동비

– 법사위는 상임위원장에게 지급하는 활동비 이외에, 다른 상임위와 달리 매월 1000만원을 수령해 법사위 간사와 위원들, 수석 전문위원에게 배분하여 지급함.

– 상임위원회 위원장에게 매월 지급되는 특수활동비도 문제거니와 법사위에만 유독 특수활동비를 추가로 지급할 이유가 없음. 위원회 활동에 예산이 필요하다면, 정책개발비 또는 특정업무경비 등에서 사용하고 사용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타당함.

3. 예결특위·윤리특위, 회의는 없어도 특수활동비는 있다

– 국회는 상설특별위원회인 예결특위와 윤리특위에도 매월 600만원의 특수활동비를 위원장에게 정기적으로 지급하였음.

– 예결특위는 예·결산 심의가 진행되는 시기에 활동이 집중되고 윤리특위는 회의조차 열지 않는 개점휴업 위원회로, 일상적으로 매월 영수증 증빙 없는 활동비가 필요한 것인지 납득하기 어려움.

4. 거액의 정체불명 수령인

– 국회 특수활동비를 한 번이라도 지급받았던 이가 298명에 달하는 가운데, 수령인을 기준으로 가장 많은 금액을 지급받은 수령인은 ‘농협은행(급여성경비)’임. 2011년부터 2013년까지 각각 약 18억원, 20억원, 21억원에 달하는 액수를 지급받음.

– ‘농협은행(급여성경비)’로 지출되는 특수활동비 액수가 전체 국회 특수활동비의 4분의 1을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누가 해당 통장에서 인출해 누구에게, 어떤 명목으로 지출하는지 전혀 알 수가 없음.

5. 해외순방길, 국회의장 손에 든 달러 뭉치

– 2011년부터 2013년까지 국회의장이 해외순방에 나갈 때마다 수천만원 상당의 국회 특수활동비를 지급받은 것이 확인됨. 박희태 전 국회의장은 5차례에 걸쳐 28만9000달러를, 강창희 전 국회의장은 6차례에 걸쳐 25만8000달러를 지급받음.

– 의장단의 의회외교는 필요한 영역이나, 이는 아무런 감시와 통제 없는 특수활동비가 아니라 투명한 예산 집행과 사용이 전제되어야 함. 한 차례 해외순방을 갈 때마다 국회 특수활동비에서 5만~6만 달러를 지급받는 것은 상식적으로 과도하며 이에 대해 국민이 납득할 만한 이유를 국회는 제시해야 할 것.

6. 중복 지급, 아낌없이 주는 국회 특수활동비

– 교섭단체에 특수활동비를 지급하는 종류만 교섭단체정책지원비, 교섭단체활동비, 회기별 교섭단체활동비 등 이미 3개이며, 심지어 같은 명목으로 매달, 회기별로 지출되고 있음.

– 특수활동비를 정기적으로 의원들에게 나눠먹기식으로 분배해오며, 지급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유사한 항목들을 새로 만들고, 월별, 회기별로 중복해서 지급하는 예산 낭비 사례임.

7. 우수 의원연구단체는 ‘기밀 사항’

– 국회는 의원연구단체와 관련한 특수활동비를 매년 5억여원을 책정하여, 최우수·우수 연구단체 시상금을 지급하고 등록된 연구단체들에 특수활동비를 차등 지급했음.

– 의원연구단체 관련한 활동에 기밀유지가 전제되는 특수활동비를 지급할 이유가 전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