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 성폭행’ 혐의 안희정 전 지사, 1심 무죄

수행비서에게 성폭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은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1부 조병구 판사는 피감독자 간음·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안 전 지사에게 14일 무죄를 선고했다.

안희정 전 지사 ‘비서 성폭행’ 혐의 1심 무죄 선고(출처 YTN)

조 판사는 “안 전 지사가 평소 자신의 위력을 행사하거나 이를 남용해 피해자나 직원의 자유의사를 억압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권력적 상하관계에 놓인 남녀가 성관계를 가졌다는 사실만으로 처벌할 수 없으며 상대방 자유의사를 제압할 정도의 위력이 존재하고 행사돼야 한다”고 개별 건에 대한 증거 불충분 이유를 나열했다.

조 판사는 또한 “강남 호텔 추행 건의 경우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씻고 오라’고 말해 그 의미를 예측할 수 있음에도 (성관계에) 응했다”며 “스위스 호텔 추행 역시 피해자에게 객실에 들어가지 말라는 조언을 했음에도 간음에 이르게 했다”고 말했다.

안 전 지사는 지난해 7월부터 7개월에 걸쳐 수행비서이자 정무비서였던 김지은씨(33)를 4차례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씨를 5차례 기습추행하고 1차례 업무상 위력을 이용해 추행한 혐의도 받았다.

검찰은 지난달 27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안 전 지사에 징역 4년을 구형하고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이수와 신상정보 공개 고지 명령을 청구했다.

안 전 지사 변호인단은 최후변론에서 ‘위력이 아닌 애정 관계에서 벌어진 일’이라며 무죄를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검찰이 지적한 담배 심부름 등)사적 심부름이 위력의 행사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범행 전후 피해자는 업무를 잘 수행했으며 최초 간음 피해를 입은 후 안 전 지사와 주고 받은 메시지 내용도 ‘지사님이 고생 많으세요’, ‘쉬세요’ 등으로 위협적인 대화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안 전 지사도 최후변론에서 “지휘 고하를 떠나 제 지위로 위력을 행사한 바 없다”며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면서 “제 행위의 사회적, 도덕적 책임은 피하지 않겠으나 법정에서 묻는 범죄 여지에 대해서는 판사님의 정의로운 판단 부탁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