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이 나쁜 이유는?

사람은 누구나 이기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상대방이 얼마나 또는 어떻게 자신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무의식중으로 “평가”하게 된다. 이런 과정에서 상대방이 나에게, 또는 제삼자에게 한 말은 상대방을 평가하는데에 필요한 “정보”가 되고, 상대방을 “평가”하는데에 있어 상대방이 했던 말과 행동이 모순을 일으킨다면 당연히 “정보의 신뢰성”은 떨어지게 된다.

거짓말을 하는 사람과 관계에 놓인 모든 사람은 상대방을 예측 불가능한 인간으로 인식하게 된다. 자연히 상대방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선 미래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가능한 모든 경우의 수를 대비해야 하는 비용낭비가 발생한다.

영화 <타짜>

이때 상대방에 대해 피로감이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이같은 관계가 지속될 수록 “너말고도 신경써야할 게 많은데, 왜 너 때문에 피곤해져야 하지?”라는 불만이 누적될 수밖에 없다.

거짓말을 하지 않기 위해선 우선 “안전”이 담보되어야한다. 사람들은 때론 진실에 적대적이기 때문에 종종 진실을 말하는 사람에 대해서도 적대적인 경우가 있다. 이처럼 목숨이 걸린 상황에서는 거짓말을 해서라도 상황을 빠져나올 수 있다면 그렇게 해야만 한다.

여기서 동양 문화권과 서양 문화권의 차이가 발생한다. 예로부터 고대 중화 문화권에서는 인신공양의 관습이 팽배했고, 강한 국가권력이 주민들의 삶을 통제했기 때문에 목숨을 일단 부지하는 것이 최우선의 미덕으로 여겨졌다.

이에 처세술과 지략을 발휘해서라도 자신의 몸과 가문을 보존하는 것을 최우선의 가치로 여긴다. 당연히 목숨과 가문을 부지하기 위해서라면 거짓말도 허용이 되는 것이고, 몸을 낮춤으로서 권력자의 눈 밖에 나지 않는 “겸손”의 미덕이 중요한 가치로 자연스레 인정받는 셈이다.

하지만 서양의 문화권에서는 “겸손”보다는 “정직”이 보다 우선시되는 경향이 있다. 서양은 고대 그리스와 로마, 히브리 시절부터 느슨한 국가체제를 지향하며, 국가권력이 과도하게 개인의 발언 검열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러한 문화속에서는 누구든 마음놓고 진실을 말할 수 있었다.

이런 분위기에서는 누구든 진실을 말하는 것이 국가공동체나 민족의 관점에서도 이득이 된다. 서로 가식없이 서로의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의사소통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종종 진실을 적대하고 거짓말을 하지 않는 정직한 사람을 적대한다. “모르는 게 약이다” 아니면 “자기방어기제다”하면서 정당화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제발 그러지 말자. 사람들이 진실을 적대하는 이유는 바로 그 진실을 말하는 사람이 맘에 들지 않기 때문이다.

상대방은 우리가 욕구와 이기심에 따라 의사소통을 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상대방의 입장에서 본다면 우리가 진실을 말하는 것은 상대방의 입장에서 보면 상대방을 끌어내리려는 정치적인 행동처럼 보일 수도 있는 것이다.

게다가 상대방은 우리가 진실을 말하는지 아니면 거짓을 말하는지 당장은 알 길이 없는 경우가 많지 않은가? 이러한 상황에서는 진실을 말하는 사람들에 대한 의심이 진실을 말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동기가 될 수 있다. 닭의 목을 비튼다고 동이 트지 않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