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러운 자세는 기술과 무관하지 않다

자연스러움이 최고다

합기도는 공격 지향의 무술과는 달리 그런 성향을 드러내지 않으므로, 상대적으로 움직임이 자연스럽다. 기존 무술과는 상대를 대하는 자세와 입장이 다르다 보니, 무술이 비폭력을 주장하고 평화를 지향하는 패러독스를 맞이하게 된다.

자연스러운 움직임이 서는 자세에서 나타나는데, 일반적인 무술들이 자세를 낮추면서 스프링처럼 반응할 준비를 하는 데에 비해, 합기도는 겨눔 자세가 없고, 그저 가만히 서 있는 듯 하다.

가끔 액션 영화에서 적들에게 둘러싸여 어쩔 줄 모르는 역할과 무심한 듯 주위를 살피며 가볍게 위기를 헤쳐 나가는 역할의 차이와 같다.

합기도 창시자의 자연스러운 자세(사진 왼쪽)

준비 자세는 마음속에 있을 뿐이다. 어떠한 방향이든 기술을 자유자재로 펼칠 수 있기 위해서 필요한 자세는 정해진 형태가 없다. 바르게 자세를 취한다는 의미가 발이나 허리 혹은 특정부위의 힘을 이용하기 위해서 자세를 낮춘다든지 하는 의도적인 형태가 아닌, 전신에 힘을 낼 수 있는 자연스러운 움직임이 가능토록 하는 자세다.

자세는 기술과 무관하지 않다. 합기도가 취하는 자세는 기술적인 것만이 아닌 그 외 사회생활과 관련해 전반에 걸쳐 개인의 인간적인 품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합기도의 준비 자세는 검도의 자세와 유사하지만, 더 깊이 접근하면 고류검술에 근간을 둔다. 11자 모양으로 발끝이 앞을 향하고 뒤꿈치를 드는 검도 자세는 전진과 후진이 용이하지만, 합기도는 전환이나 회전처럼 다양한 방향으로의 움직임이 용이하도록 丁(정)자 형태로 서는 데서 현대검도와 확연한 차이가 있다.

이런 자세들은 우에시바 모리헤이 선생께서 다이토류(大東流)를 근간으로, 호조인류창술(宝蔵院流槍術), 기토류유술(起倒流柔術), 가시마신류(鹿島神流)와 가토리신토류(香取神道流) 수련 경험을 바탕으로 합기도를 창시했기에 그러한 특징이 배여있는 것이다.

합기도의 자연스러운 자세는 고류검술에 근간을 두고 있다
자연스러운 움직임이 가능한 자세, 일중신

반신 또는 일중신(一中身)이라고 하는 두발의 위치는 일직선이 되도록 놓는다. 엄밀히 말하면 두 발의 용천혈(湧泉穴)이 일직선 위에서 중심을 잡는다. 양발을 뿌리로 삼아 허리는 반듯하게 직선이 되도록 한다. 필요 없는 힘을 빼고 이완하고, 어느 한쪽으로 힘이 쏠리지 않는 자세가 합기도가 추구하는 올바른 자세이다.

반듯한 자세는 기술을 펼치기 위해 움직이는 중에도 어김없이 지켜져야 한다. 그것은 중심선을 반듯하게 지킴으로써 전신의 힘을 효율적으로 보내고자 하는 곳에 집중시키게 된다.

대체로 초심자들은 어깨에 힘이 들어가기 쉽고 손이나 팔의 완력만으로 기술을 걸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지도자는 몸을 이완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자세를 교정해 주어서, 자연스러운 움직임으로 힘의 흐름을 끊기지 않도록 지도해야 한다. 합기도에서 자세와 움직임의 조절은 곧 마음을 다스리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중심선을 반듯하게 지킴으로써 전신의 힘을 효율적으로 보내고자 하는 곳에 집중시킨다

기술을 펼치고 있는 중에도 중심선을 벗어나지 않을 때 자연스럽게 보인다. 일중신의 반듯함과 안정된 허리에서 나타나는 중심력이 호흡력으로 일치될 때, 합기도에서 추구하는 정교한 기술을 구사할 수 있다.

만약 근력으로 좌우되는 기술을 펼치게 된다면 자기보다 힘이 센 상대를 제어할 수 없다. 기술에서도 부딪침이 없어야 한다. 부딪힘을 느끼는 순간 근력이 강한 사람의 의도대로 제어되므로 합기도가 추구하는 기술이 아니다.

합기도가 추구하는 강함은 단순한 힘이나 테크닉의 강함이 아닌 인간적인 강함을 말한다. 자세나 움직임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움이 몸에 배면, 자연스러움 자체가 기술이 되고 폭력적인 공격성은 찾을 수 없게 된다. 그렇게 되면 걷는 모습도 무술이 되며 마지막에는 무술 그 자체도 느낄 수 없는 경지에 다다르게 된다.

수련을 거듭하면 할수록 단순히 기술이나 힘이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몸과 마음이 행동과 일치돼 생활에서도 바른 인격체로서의 사회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이다. 삶과 함께 살아가는 무도 이것이 합기도라 할 수 있다. 합기도는 기본자세에서부터 자연스러움을 취한다. 자연스러움 그 자체가 훌륭함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합기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