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학연구소 ‘가욋돈’ 챙기는 창구 활용···외대 교수들 회계부정 민낯 적발

숙명여대도 회계부정 덜미

한국외국어대 일부 교수들이 외대어학연구소에서 가욋돈을 챙기고 정년퇴임할 때는 골드바를 받는 등 회계 부정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 3일 교육부는 학교법인 동원육영회 및 한국외국어대학교에 지난해 3월 실시한 회계부분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감사 결과 외대 학교법인이 산하 교육사업기관으로 운영하는 주식회사 외대어학연구소가 학교 임원들이 가욋돈을 챙기는 창구로 활용된 정황이 포착됐다.

한국외대 A처장은 총장 허가 없이 외대어학연구소와 연구소 산하 특수목적법인(SPC) 대표이사를 겸직하면서 2015∼2018년 2년 8개월간 보수 6500여만원을 챙겼다.

A처장은 학교 중간고사 기간에 어학연구소 사업 명목으로 베트남 여행을 두 차례 다녀오기도 했다.

다른 외대 교수 6명이 어학연구소 사외이사를 겸직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들은 보수를 받지는 않았으나 어학연구소 관련 회의 등에 참여할 때 수당을 챙겼다.

외대는 학부 유학생이나 어학연수생을 유치할 때 수억원씩 쓰면서 유학업체를 통하기도 했다. 교육부가 지침을 통해 지양하도록 하는 행위다.

사진=한국외국어대학교

더 큰 문제는 유학생을 유치하는 유학업체 가운데에 산하 기관인 외대어학연구소를 끼워 넣고는 어학연구소에 더 많은 수수료를 몰아준 것이다.

외대는 외대어학연구소를 포함한 유학업체 4곳을 통해 학부 유학생 600여명을 유치하면서 유치 수수료 2억6800여만원을 지급한 바 있는데, 이때 외대어학연구소에만 수수료 비율을 다른 업체보다 10∼20%포인트 높게 책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는 외대가 외대어학연구소에 유치 수수료를 8000여만원 과다 지급했다고 판단했다. 교육부는 이 사안에 대해서는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외대 교비는 법령과 학칙에 어긋난 방법으로 임원진과 교직원들의 호주머니로도 흘러 들어갔다.

외대는 퇴임하는 처장 3명에게 ‘퇴임 전별금’ 명목으로 현금 900만원과 골드바·상패 등 금 15돈(300여만원 상당)을 나눠줬다.

전보 인사로 보직이 만료된 처장단 9명에게 격려금 총 300만원을 주려고 회의비 예산을 빼서 쓰기도 했다.

외대는 한 고위 관계자에게 밥값과 골프장 이용료 등 1억4400여만원을 법인카드로 쓰도록 하고는 이를 제대로 된 정산 없이 교비회계에서 집행하기도 했다.

석좌교수 8명의 급여 8억5500여만원, 석좌교수 운영비 4500여만원 등 9억여원을 이사회 승인 없이 교비로 집행하기도 했다.

‘규정에 없는 수당’을 교비로 나눠주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교무위원 88명이 규정 없는 유류비 2억9000여만원을 나눠 받는가 하면, 교직원 11명이 예산 편성 업무에 대한 수당 1500여만원을 받기도 했다.

학과장 915명(누적인원)은 규정에 없는 활동비 4억여원을 호주머니에 챙겼고, 교직원 2007명(누적인원)은 회의비 명목으로 1억6000여만원을 받았다.

법인 회계에서 집행해야 할 학교 관련 소송 86건에 대한 비용 12억7400여만원을 교비회계에서 집행한 사실도 드러났다.

교육부는 외대에 총 18건의 지적사항을 통보하면서 관계자 징계 처분 및 회계 처리 시정을 요구했다.

이날 교육부는 학교법인 숙명학원 및 숙명여자대학교에 지난해 4월 실시한 회계부분감사 결과도 공개했다.

숙명여대의 한 조교수는 교내연구비 800만원을 지원받은 연구논문을 단순히 영문으로 번역해서 해외 학술지에 게재하고는, 이를 다시 대학에 제출해 교내 연구비 400만원을 부당 수령한 것으로 밝혀졌다.

숙명여대는 정시모집 입학 홍보 경비 1000여만원을 산업연계 교육 활성화 선도대학(PRIME) 사업비로 집행하는 등 총 8건의 회계 부정행위가 적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