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 헬이란 말보단 조선에 주목···한국은 차별과 배제의 조선과 닮아

한·중·일 역사를 놓고 보면 한국처럼 서자, 차남 차별 심한 나라가 없었다.

일본과 중국은 능력 있으면 서자라도 차남이라도 인정해주고 기회를 주고 키워줬는데 조선은 그런 게 없었다.

박제가를 위시한 서자출신 중인 천재들 청나라 다녀오고 정말 그걸 부러워했는데 조선만 유별났다.

좁아터진 땅바닥 밥그릇은 작고 나오는 것은 고만고만 그러니 그랬다. 무슨 이유를 만들어서라도 쳐내야 했던 나라.

특히 상업이 낙후되어 시장이 발달하지 못했고 무인들의 공간이 없었기 때문에 그랬다고 생각하는데.

장사는 수완 좋은 놈이 장땡이다, 돈 잘 벌어오는 놈이 최고. 듣보잡이라도 능력 있으면 키워주고 양자라도 삼는다.

건달은 주먹 센 놈이 왕이다. 나보다 나이 한참 어려도 나보다 실력 월등하면 고개를 숙여야 한다. 드라마 야인시대에서 그린 것과 달리 구마적패 평양박치기는 구마적이 떠나고 김두한을 큰형님으로 모셨다.

상업과 무인의 공간은 그런 곳이다. 능력의 논리가 통하는 곳이지 족보를 묻는 곳이 아니다.

조선 시대 과거 시험
조선 시대 과거 시험

조선은 뭐냐 중국이나 일본처럼 시장이 발달 안 되어 있고 무인들을 탄압하고 그러면서 얼마 뽑지도 않는 과거 시험 자리 거기에 응시하겠다고 그 난리를 피워댔지.

잘살 수 있는 길, 뭔가 신분 상승할 수 있는 길이 그거밖에 없겠다 싶어 비효율적으로 온 나라 선비들이 매달리고.

너무도 적은 한정된 밥그릇, 그러니 서자고 차남이고 이유가 뭐가 되었든 쳐낼 수밖에.

정말 필요하고 가치 있어서 영어로 토익으로 평가하고 줄 세우기 하나 그냥 사람 쳐낼 구실이 필요한 거지.

영어 없으면 중국어, 러시아 하다못해 외계어라도 가져다 줄 세우고 쳐낼 걸. 그럴 수밖에 없어 이 반도라는 땅은.

단순 과거급제가 아니라 장원급제가 왜 좋았냐면 단순히 수석이란 영광 때문에 그런 게 아냐.

장원급제는 바로 발령이 나서 국가의 녹을 받을 수 있거든 단순 과거급제는 무한대기발령.

이렇게 인사적체가 심하고 티오가 없는데 그 적은 티오 가지고 병신같이 온 나라에 글줄 꽤 읽은 사람들이 모두 달려들어 경쟁하던 나라가 바로 조선이란 나라였다.

괜히 나라가 망하고 국권을 침탈당한 게 아니었지. 식민지근대화론을 주장하는 이들의 주장에 사실 제대로 대응하기 어려울 정도 조선은 암울한 나라였고 개선, 발전의 여지가 없었어.

가혹한 차별과 배제의 원리, 적서차별, 진골과 성골, 육두품 골품제식 차별과 배제. 이런 차별과 배제의 논리는 사실 변한 게 없다.

여전히 이 땅은 사람은 득시글거리는데 밥그릇과 양질의 일자리는 별로 없거든.

그나마 경제가 크게 성장하고 한국전쟁으로 기존의 질서가 무너지고 토지개혁이 되면서 덜해졌는데 사회가 어느 정도 안정화 되자 역시나 한국답게 조선답게 차별과 배제의 논리가 가혹해지고 세습 받을 것이 없는 이들의 삶은 시궁창이 되어가고 있다.

노량진의 한 공무원학원
노량진의 한 공무원학원

노량진 가보면 그 많은 젊은이가 공무원이 되려 공부하고 있다. 모두가 양반 되려고 했던 조선 시대적 풍경, 시험밖에 살길이 없는 역시 조선 시대적 풍경이 떠오를 수밖에.

조선 시대와 싱크로가 일치 해 보이는 건 암울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능력 있는 이들이 과거에만 비효율적으로 매달리며 발전이 정체되고 후퇴하기만 조선 시대와 대체 뭐가 다른지.

숱하게 말했지만, 노량진은 블랙홀이지. 이 사회의 창의성과 청년 정신, 역동성을 빨아들이는.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길은 교사, 공무원, 공단, 공사 이런 공적 영역에 어떻게든 들어가는 길밖에 없는데 무슨 기초과학이고 기초학문이고 창업이고 예술이고 새로운 장르 개척과 발굴이야.

헬조선, 헬조선 하는데 헬이란 말보단 조선이라는 말에 주목들 해야 한다. 한국사회는 조선 시대와 닮았다.

차별과 배제, 너무도 적은 밥그릇, 비효율적인 경쟁과 조금도 찾아볼 수 없는 역동적, 창의적 에너지와 움직임.

조선 시대와 닮은 퇴행적 분위기와 풍경만 가득한 사회. 국호를 바꾸는 게 어떨까 봐 남조선 자본주의 천민공화국으로.

임건순

임건순

멸종 위기의 젊은 동양철학자
'묵자, 공자를 딛고 일어선 천민사상가', '제자백가, 공동체를 말하다', '오기, 전국시대 된 군신 이야기', '순자, 절름발이 자라가 천리를 간다' 등 다수의 인문학 도서 저술
moo9257@hanmail.net
임건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