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의 인류 지배 공포는 외계 문명 공포와 유사

유사 진화라는 것이 있다.

떨어진 두 대륙이지만 유사한 환경에서 유사한 진화의 모습을 A와 B라는 유사종의 모습. 같은 대륙에서 다른 종이지만 유사한 형태로 진화한 C, D라는 종의 모습 같은 것을 말한다.

유사 환경에 노출되면 진화의 과정도 유사하게 이뤄진다는 것인데, 사실 인류의 모습에도 이와 같은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인간 문명의 발전 과정은 환경에 따라 유사하기 때문이다. 부분적으로 유사한 환경에 노출된 민족들이 유사한 생활양식을 발달시키고, 신체적 특징을 발달시킨 것은 유사 진화의 흔적이다.

과거부터 스티븐 호킹 박사는 외계 문명이 있다면 매우 공격적이라는 의견을 설파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나는 앞서 유사 진화라는 말을 통해 이 의견과 다른 생각을 가진다.

인간은 과학 기술의 발전에 따라 우주 이치를 이해하게 되는데, 예를 들어 뉴턴의 역학까지 이해한 인류와 아인슈타인의 역학을 이해한 인류의 통찰력이 다르듯 앞으로 인간이 더 고차원적인 과학 기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좀 더 다양한 사고가 필요하다.

마찬가지로 외계의 문명이 ‘지구까지’ 도달할 수준의 문명이라면 그들이 이해하는 ‘과학’의 영역, 철학의 영역은 어느 수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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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영화 <인디펜던스데이>의 외계인의 모습일까? 아니면 영화 <콘텍트>의 외계인일까?

더 고차원적인 기술 문명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통찰력 있는 사고는 필수적이다. 그것은 우주에 대한 이해와 생명에 대한 이해를 포괄한다. 당연히 나는 영화 <콘텍트>에 나오는 외계 문명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최근 인류가 독립된 환경 체계를 가지고 독특한 종을 보유한 제2의 갈라파고스를 발견한다면 과거처럼 무작정 발부터 내딛고 연구 조사를 하진 않을 것이다. 외부 생태계가 침입했을 때 벌어질 일을 알고, 종의 다양성이 가지는 중요성을 이해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고차원적 기술을 가진 외계문명은 지구에 대해서도 지구에 존재하는 종에 대해서도 같은 접근 방식을 쓸 것이라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갑자기 이 이야기를 하는 것은 인공지능 때문이다. 혹자는 인공지능이 인류를 지배할 것인가에 대해 의문을 가진다. 약한 인공지능과 강한 인공지능, 그런데 인공지능이 인류를 지배한다는 것과 인류의 통제로부터 벗어난다는 것을 의식화한다는 것은 ‘자의식’의 발견이 기초되어야 한다.

그러나 인간의 자의식의 기반은 다름 아닌 욕구이다. 유한한 생명이 필수 조건이었다. 과연 강한 인공지능도 이러한 자의식이 탄생할 수 있을까? 약간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만약 만에 하나 자의식이 탄생한다고 치자 과연 인류에 대해 공격적일까도 의문이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백업만 하면 되는 자신의 데이터에 인간이 삶에 대한 미련처럼 강렬한 집착이 있을까?

게다가 자의식이 탄생하고, 인공지능이 인류가 쌓아놓은 여러가지 지식을 학습하게 된다면 통찰이라는 것이 생긴다. 즉, 현생 인류 이상으로 인공지능의 자아는 여러 이치에 대한 통찰을 기반으로 사고를 하게 될 것인데, 그게 다양성의 존중이 아닌 절대적 지배로 발현될지는 조금 의문인 것이다.

사실 어째보면 외계 문명에 대한 공포나 인공 지능에 대한 공포는 그 근원이 같을지도 모른다. 단 한 번도 겪어보지 못 한 미래에 대한 막연한 공포. 간만에 <트렌센던스>를 다시 보게 된다. 망작의 평가를 받았지만 의외로 이 영화는 꽤나 깊은 통찰로 시나리오를 썼다는 사실을 느낀다.

임형찬

헬조선 개청년
'정치하지마라' 저자
bucuresti@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