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가족부를 ‘인구가족부’로 개편하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해산하고 인구가족부서 저출산·고령화 총괄해야
인구가족부, 여성 정책·저출산고령화 정책·인구 감소 문제·성평등 정책 전담해야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의 정책 중 가장 잘한 일을 꼽으라면 지난 2015년 10월 개각에서 출범한 장관급인 ‘1억 총활약 담당상’ 신설이다. 일본은 노인대국에 저출산 문제가 심각해 이미 1995년부터 저출산 대책을 국가 차원에서 실시했으나 성과를 얻지 못했다.

아베 정부의 1억 총활약이란 향후 50년 후에도 성인 인구 1억명이 활발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인구를 유지하겠다는 플랜이다. 이 기구 출범 후 실제로 일본의 합계 출산율이 20여 년 만에 최고를 기록하며 20년 전 출산율과 비슷한 1.46명이다.

여기에는 현재 일본 경제가 매우 좋은 요인도 존재한다. 1억 총활약 플랜은 저출산, 고령자 대책과 함께 최저임금 인상, 보육시설, 노인요양시설 지원, 요양복지사 학비 지원 등을 주요 의제로 다룬다.

일본 도쿄 시부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해산 필요성

한국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출발은 지난 2006년 처음으로 예산을 편성하기 시작한 이래 2017년까지 저출산 예산에 투입한 총액은 131조2604억원으로 천문학적 예산이 투입된 정부 기구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은 직속기구로 정부가 추진하는 저출산 및 고령화 관련 정책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이다.

하지만 131조원를 투입하고도 실효를 거두지 못한 실패한 기구라는 사실을 이제는 인정해야 한다. 한국의 올해 합계출산율은 1.0명으로 유엔인구기금이 발간한 ‘2017 세계인구현황보고서’ 조사대상 198개국 중 꼴찌를 기록했다. 향후 4년 후에는 한국의 출생아는 20만명대로 떨어질 게 기정사실이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실패한 기구라면 과감히 해산해야 한다. 또 저출산위원회라는 용어 자체도 매우 진부하다. 저출산이란 용어가 주는 의미는 여성들에게 출산강요, 여성은 출산의 도구라는 부정적 어감으로 받아들여지는 정서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현시기 페미니즘 광풍에서 저출산이란 용어는 더욱 설득력이 떨어지고 거부감을 느끼기에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정부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위원장은 대통령이며, 부위원장은 김상희 제20대 국회의원을 역임한 인물이 맡고 있다. 장관급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운영위원 중에는 유일하게 20대 여성이 포함됐다.

조소담 운영위원으로

국가 위해 애를 낳으라고? 출산보다 낙태할 권리에 더 관심이 있다.

고 평소 주장하는 여성이다. 출산율 제고를 위한 기구에 비혼을 선언한 여성을 굳이 운영위원으로 임명해야 했을까. 또한 20대 여성이 운영위원이라면 20대 남성도 운영위원에 포함해야 균형이 맞는다고 생각한다. 남성과 여성이 함께 머리를 맞대어 출산율 제고 대책을 내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했던 정책은 모두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아들이고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 방안의 일환으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해산과 동시에 여성가족부 또한 과감한 개편돼야 한다. 여성가족부를 인구가족부로 개편해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이 기구 안에서 다루어야 한다.

여성가족부 과연 필요한가?

현재와 미래를 위해 여성가족부가 필요한가에 대한 의문은 오래전부터이다. 여성가족부는 2001년 ‘여성부’로 공식 신설됐다. 여성부에서 몇 차례 명칭이 바뀌며 현재 여성가족부가 됐다. 여성가족부가 과연 꼭 필요한 정부 조직인가에 대한 회의와 존폐 논란이 자주 일어난다.

여성가족부는 정부 조직의 중앙행정기관 18부 중 한 곳이다. 여성가족부가 하는 일은 무엇인가? 여성가족부 웹사이트를 보면 주요 업무 절반이 청소년 보호 지원, 청소년 활동 진흥 및 역량 개발,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 등이다.

여성 관련 업무는 여성 인력의 개발·활용, 여성 정책의 기획 및 여성의 사회 참여 확대다. 이를 보면 여성가족부의 주요 업무는 보건복지부, 교육부, 고용노동부의 업무와 서로 중복돼 예산낭비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올해 여성가족부의 연간 예산은 7685억원으로 2017년 연간 예산 7122억원보다 563억원 증액됐다. 오는 2019년 여성가족부 예산안은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 12월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다.

이번 문재인 정부 2기 개각 발표에서 여성가족부 장관으로 내정된 진선미 의원(더불어민주당)의 일성이 “여성과 가족이 행복한 나라가 나라다운 나라”였다. 여성가족부가 여성을 위해 존재하는 기구인가라는 불만이 나올 발언이다. 남성 입장에서 여성가족부 존립 자체가 역차별이라는 점, 남성 실직자나 남성 경력단절자를 위한 국가의 지원은 없다는데 문제의식을 표출하고 있다.

탑골공원(출처 연세춘추)

여성가족부는 2017년 경력단절 여성 취업 지원 예산으로 489억원 예산을 사용했다. 한국은 UNDP 발표 2015년 기준 아시아 최고 수준의 성평등 국가로 아시아 1위, 세계 10위를 기록했다. 이제는 여성가족부도 과감히 미래를 위한 조직 개편과 혁신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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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한국의 인구가 더 늘어나는 것을 바라지는 않는다. 오히려 총인구 3000만명이 적정 수준이 아닌가 싶을 때도 있다. 그러나 인구 구성이 노인 비율이 높다면 이는 큰 국가적 문제를 초래한다. 이미 한국은 2017년 고령사회로 진입했다.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 이상은 초고령 사회로 분류한다. 이 추세라면 2025년 한국은 초고령 사회다. 아마 더 앞당겨지리라 예상된다.

노인대국 일본은 2025년에는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30%를 돌파하기 때문에 일본 정부는 모든 정책역량을 노인 문제, 저출산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 앞서 말한 대로 아베 총리의 1억 총활약 플랜도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시작됐다.

한국은 이미 생산연령인구 감소가 시작돼 가속화가 붙고 있다. 유소년 인구보다 노인이 더 많다는 말이다. 한국의 노인 빈곤율이 OECD 회원국 가운데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생산인구 감소는 경제 성장률 하락과 청년이 노인을 부양해야 하는 돌봄 비용을 큰 폭으로 증가하게 만든다. 생산연령인구 감소는 미래의 노동자, 납세자가 줄어든다는 의미와도 같다.

그러므로 균형 잡힌 인구 정책에 정부는 사활을 걸어야 한다. 여성가족부 예산을 대폭 늘린다 해서 문제 해결이 될 시점은 지났고, 저출산 문제 또한 골든타임은 이미 놓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이라도 여성가족부를 인구가족부로 개편하고 더 늦기 전에 혁신해야 한다.

정부의 정책 추진에 있어 기구의 명칭은 매우 중요하다. 기구의 명칭에 따라 정책의 방향과 실천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일본 아베 정부의 위기감을 반영한 1억 총활약 플랜이 국민에게 구체적이고 실감 나게 닿고 실제로 성과를 만들어 내는 점을 보더라도 기구의 개편은 절실히 요구된다.

사실상 무용지물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무능한 관료들을 대폭 정리함과 동시에 여성가족부라는 명칭을 떼고 인구청, 혹은 인구가족부든 어떤 방식으로든 개편해야 한다. 한국은 ‘인구 소멸 1호 국가’로 지목됐다는 발표를 상기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