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한국 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메갈리아 대전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거치면서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기존 메갈리아 옹호 세력 vs 반메갈리아 세력의 대결 구도는 ‘낙태 합법화 시위’를 거치며 메갈리아 옹호 세력이 ‘운동권 페미니즘’과 메갈리아 중 급진 노선을 걷는 ‘워마드’로 분화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전 국민적 정권 퇴진 시위가 벌어지면서 워마드가 박근혜 정권을 옹호하자, 이에 대해 운동권 페미니즘 내에서도 내분과 상호 비판이 벌어지는 중이다.
진보 페미니스트 논객 그룹으로 떠올랐다가 ‘박근혜 정권 퇴진 시위에 참여하지 말자’는 글을 올려 순식간에 공공의 적이 되자 페이스북 페이지를 폐쇄하고 자기들만의 세계로 사라진 ‘바람계곡의 페미니즘’을 조명하고자 한다.
‘바람계곡의 페미니즘’ 탄생에서 자멸까지바람계곡의 페미니즘이 처음 만들어진 것은 올 5월 초. 운영진 다섯 명은 모두 성차별과 폭력으로 얼룩진 여성의 현실에 불만을 느끼고 있던 사람들이었다.
2015년 여름부터 온라인에서 두드러지기 시작한 ‘메르스갤러리’와 ‘메갈리아’ 이용자들의 목소리에도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자기들이 겪는 불편함이 ‘예민한’ 것이 아니라 지극히 당연하다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스스럼없이 자기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는 데 커다란 용기를 받았다.
운영진들 각자 그런 생각을 품고 있을 즈음 온라인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었고, 페이스북 페이지를 하나 만들어 그간 마음속에 쟁여둔 무수한 이야기들을 속 시원히 풀어 보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렇게 만들어진 페이지가 바로 ‘바람계곡의 페미니즘’이었다고 한다.
페이지 구독자가 점점 늘어나면서 1만5000명 가까이 됐다(<한겨레> 인터뷰 당시). <경향신문>과 <여성신문>, <한겨레> 등의 언론과 인터뷰를 하면서부터 대표적인 페미니즘 논객 그룹으로 추앙받기까지 했다.
바람계곡의 페미니즘이 실린 <한겨레>하지만 그 후 ‘바람계곡의 페미니즘’은 과격한 표현과 주장을 쏟아냈고 급기야 ‘광화문 민중총궐기 집회에 여성이 굳이 나가지 않아도 되는 이유’라는 글을 썼다가 일반 시민들은 물론이고 페미니즘 진영 내부에서도 거센 비판을 받았다.
그러자 자신들을 비판한 페미니스트들을 “페미니스트의 탈을 쓴 양아치”, “거들먹거리는 양아치”, “영역 다툼을 하는 육식동물” 등으로 비하하고선 다른 조용한 공간에서 계속 불평투성이 투덜이로 살아가겠다고 선언한다.
그렇게 자멸했다.
이들은 젠더화라는 용어를 통해 남성을 잠재적 범죄자로 낙인 찍었다. 강남역 묻지마 살인 사건의 경우 이 세상 모든 남성이 남성이라는 젠더 권력 체계의 일부이기 때문에 강남역 살인 사건에 대한 책임이 있고 가해자 집단의 일부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뿐만 아니라 할머니가 위독하다는 소실을 듣고 청원 휴가 나온 군인을 공짜로 태워 줬다는 고속버스 기사에게 일부 페미니스트들이 악플을 달았다는 기사가 나오자 이에 대해 조작이 의심된다는 글을 올린다.
또한, 워마드는 여성에게 가해지는 무수한 차별과 폭력에 관한 팩트를 바탕으로 남성 젠더라는 사회적 강자의 권위를 무너뜨리는 방식을 사용하고 진실을 통해 전복과 탈선에 도달한다고 극찬한다.
바람계곡의 페미니즘은 그간 수 없는 억지 주장과 망언을 쏟아냈다. 하지만 페이스북 페이지 폐쇄로 그들의 행태를 일부만 소개할 수밖에 없다.
페미니즘의 수준 떨어짐을 증명한 ‘바람계곡의 페미니즘’몇 달 전 철학자 강신주씨가 “페미니즘은 수준이 떨어진다”라는 발언을 해서 누리꾼들의 공분을 산 적이 있다.
이에 대해 바람계곡의 페미니즘은 “철학자인 척하는 어느 싸구려 지식 장사꾼이 ‘여성 철학자는 없다’라는 식의 발언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정말 그런가 궁금증을 품는 분들을 위해 책 한 권을 소개한다”고 하면서 마르트 룰만의 <여성 철학자-아무도 말하지 않은 철학의 역사>(푸른숲, 2005)를 소개했다.
이 책의 내용이나 수준은 논외로 치고 그간 바람계곡의 페미니즘이 해온 행태나 최근 자신들을 비판하는 페미니스트들을 싸잡아 비난하며 페이스북을 폐쇄한 행동은 역설적으로 스스로 페미니즘의 수준이 떨어짐을 증명한 셈이다.
이후 페미니스트로서 대중과 소통하려는 이들은 바람계곡의 페미니즘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저작권자 ⓒ 리얼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