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글 쓰는 ‘서연’입니다.글 쓰는 직업을 위해서도, 그리고 성장하고 있는 삶을 위해서도 필자가 택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문학을 읽는 것이라고 믿고 실천 중이지만 때로는 문학의 비유적 표현이 아닌 현실의 직접적인 대답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주로 마음에 여유가 없어질 때, 심술이 밀려올 때, 혹은 허무만 남을 때입니다. 그럴 때면 처세나 자기계발에 관한 책을 기웃거리기도 하는데요. 대개는 아는 내용이거나 꼭 들어맞는 상황이 아닙니다.그런데 같은 내용이어도, 다른 상황이어도 삶의 보편적 기준을 제시해줘 방향을 잡아갈 수 있게 도움을 주는 책이 있습니다. 게다가 뻔한 말로 에두르지 않고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듯 줄곧 궁금해 왔으나 선뜻 답을 구하기 어려웠던 질문들에 대해서도 말해주는 책입니다.이런 책은 삶에 난관을 만났을 때 한 번씩 들춰보면서 지혜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요, 그래서 좋은 책 한 권을 만나게 되는 것은 좋은 사람과의 오랜 인연만큼이나 소중한 행운이라고 생각됩니다. 오늘 나눌 그 행운은 박웅현의 <여덟 단어>입니다.
<여덟 단어>(박웅현 지음 / 북하우스 출판)많은 후배와 젊은 친구들에게 조언과 강의를 해주던 작가는 삶의 가치를 자존, 본질, 고전, 견(보다), 현재, 권위, 소통, 인생이라는 8개의 단어로 분류해 각각에 해당하는 지혜를 전달해주는데요. 읽으면 읽을수록 통쾌해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우리가 맹목적으로 좇는 것들, 그러느라 바쁜 시간, 지쳐가는 육체와 낮아지는 존재감, 과연 그런 것들이 우리의 삶에서 진정으로 중요한 것인지를 질문하게 하고, 내 안에 나를 찾으라는 핵심을 정돈된 문체로 아주 명확하게 전달하고 있어요.각 장마다 인문학적 지식이 넓게 포함되어 있고 광고인으로서 개인적 경험도 들려주어 지식, 재미, 지혜 모두 다 잡을 수 있습니다. 청년뿐만 아니라 어느 세대가 읽어도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첫 번째 단어 ‘자존’은 내 안의 별을 찾으라는 것인데요.
여러분은 모두 뇌관이 발견되지 않은 폭탄이고, 뇌관은 바깥이 아닌 바로 나 자신에게 있습니다. 이걸 믿으세요.
듣기 좋은 말이고 믿고 싶은 말인데, 솔직하게 말하자면 여전히 자신 없는, 늘 그렇듯 희망뿐인 말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박웅현 작가는 제 생각을 읽은 듯한 발 더 나아가요. 내가 그리 대단한 사람인가 하는 생각으로 불안해지겠지만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힘이 세고 단단한 사람들이라는 말을 덧붙여요. 그래서 다시금 내가 폭탄이라는 사실을, 내 안에 꿈틀거리는 아주 작은 불씨, 그것을 믿게 되는 것이죠.두 번째 단어는 ‘본질’입니다. 제가 참 좋아하는 단어인데요. 기초, 밑바닥, 중심이 튼튼하면 무너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아는 까닭입니다. 모든 것이 변해도 변하지 않는 그 무엇은 바로 제 식으로 표현했던 기초, 밑바닥, 중심인데요, 작가도 같은 말을 해요.
사람은 똑같아요. 변하지 않는 그 무엇이 있어요. 저는 그것이 본질일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세 번째 단어는 ‘고전’인데요, ‘클래식은 영원하다’라는 말이 있잖아요.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우리 삶을 반영할 뿐만 아니라 영향을 줄 수 있는 가치를 지니는 작품들, 그래서 시공간을 뛰어넘어 우리와 연결되고 더불어 영원할 수 있는 작품들이요.
고가품과 명품을 헷갈리지 말고 진정한 명품의 세계로 들어가시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들고 있는 가방은 고가품이며 클래식은 명품이라고 뼈 있는 충고를 합니다.네 번째 단어인 ‘견’에서는 진짜 보려면 친구가 되는 과정처럼 시간을 들여 봐야 한다고 말합니다. 천천히 낯설게 보라고 말이지요.
파리가 아름다운 것은 그곳에 3일밖에 못 머물기 때문이야. 마음의 문제야.
다섯 번째 단어인 현재는 순간을 잡고 현재를 즐기라는 문장으로 풀어 말할 수 있는데요. 완벽한 선택이란 것은 없고 다만 선택을 하고 옳게 만드는 과정만이 있을 뿐이라며 뒤돌아보지 않을 용기를 강조합니다.여섯 번째 단어인 권위는 바깥의 권위가 아닌 내 안에 기준을 세우라는 것입니다. 일곱 번째 단어인 소통 역시 제 인생의 화두인데요, 글과 말을 직업으로 삼고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그것이야말로 관계와 삶의 가장 기본적이자 중요한 의사소통 수단이기에 잘 다루고 싶은 욕심이 있어서입니다. 이를 위해 작가는 다른 사람(다른 사람과의 다름)을 배려하고 생각을 정리해 단순화하는 습관을 들이라고 권고합니다.마지막 단어인 인생은 한마디로 ‘모른다’는 겁니다. 전인미답인 것이 인생이라는 것이지요. 다만 우리가 할 일은 ‘하루하루는 성실하게, 인생 전체는 되는대로’라는 명쾌한 태도라는 것이지요.
내 안의 별을 찾으라는 저자필자는 작가가 냉철하면서도 희망적인 삶에 대한 태도와 그 속에 피어나는 지혜에 깊은 깨달음을 얻었을 뿐만 아니라 시원한 통쾌함도 느꼈습니다.딱 무엇이다, 하는 구체적이고 지시적인 해답은 없었지만, 글의 서두에서 말했듯 삶의 기준점, 방향성을 제시해주는 책인 것은 틀림없습니다. 구체적이고 지시적인 해답, 그것은 그 어떤 책도, 사람도 해줄 수 없는 일이에요. 해서도 안 되는 일이고요. 우리 안에 있는 별이 할 수 있는 일이고 그 별을 찾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인 것이지요.전인미답의 인생길에서 제 안의 빛을 가장 귀하게 여기는 별들이 스치듯 지나갈 때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며, 서로의 자리를 침범하지 않고 영원토록 밤하늘의 제자리를 밝게 지켰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온 세상이 별천지가 되겠지요. 그 바람과 함께 모니터 화면이 꺼지면 제 안에 켜지는 별 하나를 고이 안고 잠자리에 들어야겠습니다.오늘도 꿈꾸는 ‘서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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