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김무성·유승민?’ 한동훈, 탄핵 후폭풍에 지도부 붕괴
‘친윤-친한’ 계파 갈등 폭발···분당 가능성에 당 재집권 전망도 암울
김승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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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15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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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가결로 국민의힘 지도부가 사실상 붕괴했다. 당대표인 한동훈의 정치적 입지가 급격히 흔들리면서, 보수 정당은 8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의 내홍을 다시 겪을 가능성이 커졌다.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찬성 204표로 가결된 직후 국민의힘은 격랑에 휩싸였다. 2년 9개월 전 윤 대통령을 앞세워 정권 교체에 성공했던 여당은 또다시 내부 분열과 쇠락의 위기에 직면했다. 이 과정에서 한동훈 대표의 정치적 생명이 끝날 가능성도 거론된다.
탄핵 사태는 한동훈 대표 체제에 치명타로 작용했다. 이날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대표의 사퇴 요구가 쏟아졌다. 한 대표는 이에 맞서 사퇴 불가 입장을 재차 강조했으나, 최고위원 5명 전원이 동반 사퇴하면서 지도부는 사실상 해체됐다. 당헌에 따르면 선출직 최고위원 4인 이상이 사퇴하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된다.
한 대표가 직을 고수하며 지도부 재구성을 시도할 경우,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당시의 혼란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시 보수 진영은 김무성, 유승민 의원 등이 탄핵안에 찬성하면서 내부 갈등이 격화됐고, 결국 분당 사태로 이어졌다. 그 여파로 보수 정당은 대선과 지방선거 등 주요 선거에서 연이어 참패하며 장기간 재집권에 실패했다.
이번에도 상황은 비슷하게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 탄핵안에 찬성했던 한 대표는 탄핵 정국을 관망했던 친윤계 의원들과 정면충돌하고 있다. 친윤계는 한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며 지도부 개편을 주장하는 반면, 친한(친한동훈)계는 한 대표의 정치적 책임론을 일축하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윤 대통령 파면 시 조기 대선을 대비한 주도권 다툼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친윤계와 친한계 간 계파 갈등이 극단으로 치달으면 또다시 보수 진영의 분열과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탄핵 후 보수 진영의 행보는 김무성과 유승민이 주도했던 탄핵 찬성파와 그에 반대했던 박근혜계 간의 갈등 양상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한동훈 대표가 탄핵 정국에서 윤 대통령을 버리고 야당과의 협력으로 생존을 모색했지만, 이는 정치적 도박에 불과했다”며 “김무성과 유승민이 박근혜 탄핵 후 정치적 기반을 잃고 주변화된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 대표는 이날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저는 제가 할 일을 다했다”며 “나라와 국민만을 생각했기에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고위원들의 동반 사퇴로 당권이 사실상 무력화된 상황에서, 한 대표가 당대표직을 고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편, 국민의힘은 지도부 공백 속에서 ‘최후의 보루’였던 대통령마저 탄핵 정국으로 직무가 정지되며 정국 주도권을 완전히 상실했다. 야당 주도의 입법 독주와 탄핵 공세에 속수무책으로 끌려다니는 상황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이 당을 수습하지 못할 경우 재집권은 사실상 불가능해질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보수 진영의 정치적 재건은 결국 내부 분열을 최소화하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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