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을 단 몇 시간 앞둔 진보언론과 보수언론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포털사이트에서 대표적인 두 언론사의 기사 제목을 비교해봤다.
<한겨레>
-“남북이 함께 부를 통일 노래 만들고 싶어”
-“남북 작가들, 백두·한라산 그림 기행 하는 날 왔으면···”
-독일기자 “2007년 정상회담보다 더 강한 지지여론 느껴”
-분계선 표지 ‘도보다리’까지 두 정상만의 산책
-군사분계선서 첫 악수···‘1953년생 평화 나무’ 함께 심는다
-남북 정상 두 차례 회담···비핵화·평화 정착 ‘판문점 선언’
-‘한반도 평화체제’를 넘어 ‘동북아 비핵무기지대’로
-김 위원장, 군사정전위 사잇길로 남쪽에
-전문가들 “비핵화, 평화 정착 한바구니에 담는 합의해야”
-노무현의 그날, 문재인의 오늘
-비핵화·평화, 한반도의 새로운 시작
-‘평화의 대전환’ 가져올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정치권도 “남북정상회담 성공 기원”
-중국 정부·언론 환영 일색···전략적 득실 촉각
-<pick> 내일, 판문점은 ‘평화의 다리’가 된다
-미, 남북회담 결실로 북미회담 성공 예약 기대
<조선일보>
-트럼프 “폼페이오 김정은 만날 계획 없었다”
-한반도기 게양된 자유로···“긴장 속 분주”
-<pick> 문정인 “北 대동강 트럼프타워·맥도날드 평양점 원한다”
-<pick> 文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이인호 서울대 명예교수
-<pick> 회담 직전까지 ‘리설주 참석 여부’ 숨기는 이유는···극적 효과 때문?
-남북정상회담 준비위 판문점 최종 리허설···새집 냄새 안 빠진 평화의집
-안드레이 란코프 “‘北 비핵화’ 기적 안 일어나”
-외신기자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 해결, 기대 안 한다”
기사량부터 차이가 났다.
4월 25일부터 26일 오후 11시 30분까지 기준으로 <한겨레>가 84건 기사를, <조선일보>가 59건 기사를 썼다. <한겨레>는 기사 제목만으로도 한껏 들뜬 모습이고, <조선일보>는 냉소적인 모습이다.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장 테이블에 마주앉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 청와대특히 비핵화에 대해서 반대 입장을 보이는데 26일 오후 4시경 각 언론사에 올라온 두 기사를 비교해보면 그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다.
예컨대 <한겨레>는 ‘미, 남북회담 결실로 북미회담 성공 예약 기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폭스뉴스>의 보도를 인용했다.
<조선일보>는 ‘외신기자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 해결, 기대 안 한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독일, 이란, 일본, 중국 기자의 이야기를 인용해 작성했다.
<한겨레>는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25일(현지시각) 정례브리핑에서 최근 북한의 모습에 대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북한과 사전 물밑 접촉을 통해 구속력 없는 ‘말 수준’에선 비핵화와 관련해 상당한 의견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는 추정을 해볼 수 있다.
며 비핵화에 대해 긍정적으로 논의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통해 북한과의 협의가 비교적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음을 재차 확인했다고 보도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듯 김 위원장을 “개방적이고, 훌륭하다(honorable)”라는 말을 써가며 칭찬했다. 이에 대해 샌더스 대변인은 “우리가 지난 한 달 정도에 걸쳐 진행해온 대화와 앞으로 있을 정상회담, 북한의 한반도 비핵화 의지에 대해 언급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 개인에 대한 우호적 평가는 아니라는 식으로 한발 물러서면서도, 북한과 협의가 비교적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음을 재차 확인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미국 언론과 전문가들이 비판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는 것에 대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을 깎아내려야 하는 이들이 정상회담 결과를 두고 사사건건 정치 공세를 할 가능성이 높다”며 정치공세로 단정 지었다.
<한겨레>의 기사를 워싱턴 특파원이 작성한 것과 달리 <조선일보>는 두 명의 인턴이 해당 기사를 작성했다.<조선일보>는 독일 <DPA통신>의 안드레아스 란트베어 기자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며
“비핵화가 이루어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미 제작을 끝내고 난 후 제작소를 없애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나. 이제까지 북한이 진정한 비핵화 의지를 드러낸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회담으로 당장의 군사적 대치 상황은 피하고 평화로 향하는 구체적인 조치 정도는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라고 보도했다. 비핵화가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라는 이야기를 외신의 입을 빌려 이야기한 것.
다만 남북관계 개선이 주변국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비중있게 다루지는 않았지만 기사에
중국의 <차이나비즈니스뉴스앤네트워크>의 씨아오씽 췐(Xiaoxing Quan) 기자가 “한반도 평화뿐만 아니라 남북간 경제협력에도 주목하고 있다”며 “남북 화해무드로 인한 경제적 변화가 주변국 경제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는 의견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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