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위와 한국성범죄무고상담센터 관계는?

특별취재팀 승인 2021.09.29 15:22 | 최종 수정 2021.09.29 15:34 의견 0

[글 싣는 순서]
① 논란에 선 당당위
② 당당위에 보낸 공개질의서
③ 이름뿐인 당당위
④ 당당위 후원금은 문성호 대표 쌈짓돈?
⑤ 당당위와 한국성범죄무고상담센터 관계는?
⑥ 문성호, 당당위 발판 삼아 정치 투신?

지난해 8월 출범해 올 10월 1년 1개월째를 맞는 한국성범죄무고상담센터(센터)라는 곳이 있다. 한국사회, 곤고한 지경에 처해 있는 성범죄 무고 피해자들에게 법률 상담을 비롯해 유·무형의 지원을 해주는 곳이다. 센터의 조력으로 전까지 성범죄 가해자로 처벌을 기다리는 많은 사람이 사실 무고 피해자였음이 밝혀졌다.

K 이사가 출자하고 한국성평화연대가 측면 지원을 맡고, 반페미니즘 진영의 어른인 B씨가 고문으로 뒤를 받쳤다. 당당위는 이 센터에 주축 단체로 참여했고, 문 대표는 센터의 초대 소장으로 임명된다.

문성호
전 한국성범죄무고상담센터 문성호 소장

센터의 성과는 괄목할 만한 것이었다. 설립 초기 매일 야근을 할 정도로 무고 피해자임을 호소하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업무상 협업 관계인 O 법률사무소가 센터의 활동에 힘을 실어줬다. 법률적이고 전문적인 지원이 이뤄졌다.

센터 활동에 균열이 나기 시작한 건 출범 후 9~10개월을 맞을 무렵이었다. 배경엔 문 대표의 독단이 있었다. 센터 운영을 총괄하는 K 이사의 존재가 버젓이 있고, 업무 제휴를 맺은 O 법률사무소가 엄연히 기능하는 중인데도 문 대표는 홀로 대형 로펌들을 돌며 센터와 대형 로펌 간 새로운 업무 협약을 맺으려 했다. 김 이사는 이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문 대표는 이 사실을 알게 된 김 이사를 설득하려고 했다. 이 길이 살길이라는 것이었다. 센터 출범에 막대한 자본과 공력을 들이고 O 법률사무소와 긴한 업무 관계를 이어가던 K 이사에겐 황당한 소리였다. 용납할 수 없었고 그때부터 둘 사이에 마찰음이 생겼다.

A씨에 따르면 이후 벌어진 일들을 두고, 사람이라면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겠느냐고 문 대표를 비판했다. 당당위의 뜻과 활동에 감화돼 힘을 실어주고 공식적인 조직으로 제대로 된 활동을 벌이고자 후원과 독려를 해준 사람에게 문 대표가 그래서는 안 됐단 말이었다.

한국성범죄무고상담센터 지원 계좌는 출범 당시부터 예의 당당위 계좌였다. 센터의 성과에 후원금을 기탁하려는 움직임이 적지 않았고 K 이사는 사무실이나 집기, 활동비를 전담하면서도 후원금이 얼마나 모이고 어디에 쓰이는지 관여하지 않았다.

센터는 자연스레 당당위의 불투명한 후원금 수수·사용 내역 문제에 휘말리게 된다. 현재 당당위 카페에 올라오는 ‘당당위 후원 및 출금내역’이란 엑셀파일엔 계좌를 하나로 썼던 지난 8~10개월 사이 센터와 당당위 후원금이 나뉘어 있지 않다. 센터 총괄인 K 이사가 문제로 삼지 않으면 문제가 되지 않을 일이나 센터의 후원자들이 판단하기엔 어떨까.

결국 올해 8월 들어 센터의 소장이 교체된다. 한국성평화연대의 L 대표가 2대 소장으로 취임한다. 문 대표는 자의반 타의반 소장 자리에서 물러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도 잡음이 근 3~4달 동안 발생한다. 문 대표의 기행이라고밖에 부를 수 없는 행동이 점화되는 시점이다.

센터의 괄목할 만한 성과를 타고 1대 소장인 문 대표도 유명세를 타게 된다. 센터 고문인 B씨의 소개까지 더해져 이른바 우파 유튜버나 토론회 자리에 문 대표가 참여하는데, 수려한 용모에 언변까지 갖춘 그의 행보 하나하나에 힘이 실린다. 문제는 2대 소장이 취임한 이후다.

문성호 대표는 센터에서 물러난 뒤에도 센터 소장이라는 직함을 달며 방송에 출연했다. 사람들이 물어보거나 의구심을 같기 전까지 센터 소장이라는 직함을 내려놨다는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출처: 펜앤드마이크TV)
문성호 대표는 센터에서 물러난 뒤에도 센터 소장이라는 직함을 달며 방송에 출연했다. 사람들이 물어보거나 의구심을 갖기 전까지 센터 소장이라는 직함을 내려놨다는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출처: 펜앤드마이크TV)

문 대표는 자신이 1대 소장에서 이임했음을 공식적으로 알리지 않는다. 여전히 센터의 소장으로 행세하는 것이었다. 그뿐 아니라 예의 당당위 계좌를 센터의 공식 후원계좌로 홍보하고 다녔다. 직에서 내려왔고 1인 단체라 할 당당위가 상담센터를 떠났으면 계좌를 분리하고 자신의 이임을 이야기하는 게 온당할 일일 터인데 어쩐 일인지 당시 주변 사람들 모두 황당해했다고 전한다. A씨의 말이다.

문 대표는 센터의 대표 전화번호 역시 쥐고 안 내놓으려 했다. 전화만 걸면 간단하게 바꿀 수 있고 2대 소장에게 물려줄 수 있는 사안인데 그랬다. B 선생님이 이 문제 가지고 오만 끌탕을 앓으시더라. 이뿐 아니다. 본인이 8개월 동안 전개해 왔던 센터의 활동 양태를 두고도 음해에 가까운 소문을 내고 다녔다. K 이사가 변호사법 위반에 해당하는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는 소문이었다. K 이사는 격노했다.

센터가 무고 피해자들의 피해 구제 노력을 할 때 업무 협약을 맺은 O 법률사무소와의 협업 관계를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문 대표는 젠더갈등 토론회나 이와 유사한 여러 행사에 참여하면서 참석자들에게 이와 같은 소문을 냈다. 소식을 들은 K 이사는 수원지방법원 S지청에 스스로 출석해 이 사안을 신고하고 활동에 문제가 없다는 사법해석을 받기도 했지만 문 대표의 음해 혹은 소문은 멈추지 않았다.

지난 9월 초 당당위는 단체 내부의 자체적으로 센터를 만든다. 이름하여 ‘사법피해구제센터 당당위’. 한국성범죄무고상담센터와 비슷한 성격과 기능일 것이라고 A씨를 비롯한 관계자들은 예측한다. 이 사실을 페이스북에 게시한 문 대표의 포스팅 아래 백모 씨는 “예전에 하시던 거랑 뭐가 다른 건가요.”라고 댓글을 달았고, 대댓글은 없었다.

한편 당당위 그리고 ‘사법피해구제센터’의 새로운 사무실은 기존 센터 사무실의 지근거리에 있다. 문 대표는 페이스북 라이브와 동영상을 통해 자신만의 사무실이고 떳떳하게 구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주장은 거짓이고, 센터의 인맥과 종횡으로 연결된다. 자세한 내용은 사인간의 민감한 내용이라 다룰 수는 없지만 말이다. 사무실, 그것도 서울 서초, 교대 지역의 임대료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높다. 문 대표 주장대로라면 당당위 재정이 감당할 수 있었을까. ‘당당위 후원 및 출금내역’ 어디에도 새로 구한 사무실에 대한 사용 내역을 발견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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