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호, 당당위 발판 삼아 정치 투신?

특별취재팀 승인 2021.09.29 15:57 | 최종 수정 2021.09.29 16:16 의견 0

[글 싣는 순서]
① 논란에 선 당당위
② 당당위에 보낸 공개질의서
③ 이름뿐인 당당위
④ 당당위 후원금은 문성호 대표 쌈짓돈?
⑤ 당당위와 한국성범죄무고상담센터 관계는?
⑥ 문성호, 당당위 발판 삼아 정치 투신?

A씨를 비롯해 곁에서 지켜봐 온 관계자들에 따르면 문성호 대표는 정치권에 투신하고 싶은 뜻이 컸다. B 선생, 유튜버 J 등과 함께 가담했던 새로운 보수당(새보수당) 활동 당시 문 대표가 상당히 흡족했다고 전한다. 이때 그를 지켜보고 자리를 함께했던 한 인사의 이야기다.

당시 문 대표의 정치적 열망은 뜨거웠다. 새보수당이 자유한국당에서 떨어져 나와 형세가 초라할 무렵이었다. 하태경과 이준석을 중심으로 20~30대 남자들의 담론을 경청하는 모양새를 보여주는 흐름이 있었고, 이 흐름에 올라타 문 대표가 합류하게 된 것이었다. 그때 직함이 뭔지는 모르겠는데(‘젠더갈등해소위원회’였고 문 대표는 특별위원장이었다), 자유한국당과의 합당 전후 과정에서 비례 15번인가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밖에 지역구 공천 이야기도 함께 했다는 설도 있었다. 당장에 되기 어려운 지역구에 경험 삼아 나가볼까 한다는 농반진반의 말도 들려줬다. 문 대표는 정치에 진심이었다. 그 무렵부터였을까. 성범죄무고상담센터 소장으로 취임하기까지 당당위의 활동이 자취를 감췄다. 간간이 판결이 나온 사례들 곁으로 찾아가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것이 전부였고 신규 사례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거나 청취하는 활동은 사라졌다.

그는 단체 활동보다 정치에의 뜻이 먼저였을까. 그를 두고 정치에 투신하려면 현재 가진 직책이나 옷을 벗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른바 ‘시민단체 활동가 출신의 정치에의 순수성’ 논란이다. 단체가 온전히 이어온 뜻과 활동을 정치 활동의 부산물로 가져가는 것이 온당하냐는 물음에 많은 활동가와 간사들은 시민단체 시절의 경험과 노하우만 쥐고 정치권에 투신한다는 답을 내민다.

그러나 문 대표는 수년간 거둬온 당당위의 성취와 존재감을 자신의 정치적 이득을 위해 쏟아붓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문제에 대해 A씨가 들은 바가 있다고 한다.

문 대표는 원래 정치권에서 다 그렇게 한다고 하더라. 내가 아는 바와 노골적으로 다른데. 요즘 한창 욕먹는 참여연대나 박원순계 시민단체 활동가들만 하더라도 정치권 오는데 옷 벗고 투신하더라도 순수성을 잃었다느니 하며 욕을 먹는데 문 대표는 아예 자신의 단체 전부를 먹잇감처럼 정치권에 던져주며 한 자리 차지하려고 하는 것 아닌가.

현재 문 대표 페이스북 계정엔 홍준표 캠프의 소식과 기사들이 도배되듯 올라와 있다. 그가 홍 캠프의 ‘젠더갈등해소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됐기 때문이다.

홍준표 대선 예비 후보와 문성호 당당위 대표(출처 문성호 페이스북)
홍준표 대선 예비 후보와 문성호 당당위 대표(출처 문성호 페이스북)

곰곰이 생각해볼 일이다. 당당위는 엄밀히 말하면 사법피해자, 수사기관의 애먼 수사로 인해 고역을 겪는 피해자들을 구제하는 단체다. 그런 단체의 대표가 ‘젠더갈등해소’라는 명분으로 직을 얻었다.

문 대표를 오래전부터 지켜봤다는 한 관계자는 “나는 그가 젠더갈등이나 반페미니즘 진영의 대표 선수가 된 게 이해되지 않는다. 오래전 그는 자신과 당당위를 들어 사법피해 구제에만 힘을 싣는 곳이지 반페미나 젠더갈등의 판에 성원은 아니라고 말한 적이 있다. 이 바닥에서 활동하는 나와도 데면데면했다. 그런데 이 판이 커지고 정치권에서 러브콜이 이어지니까 표변해버렸다. 이젠 어느 토론회나 기자회견에 가더라도 문 대표가 있다. 기가 찬다”고 말했다.

우리 헌법은 모든 국민의 정치 참여 권리를 인정한다. 선거권은 물론 피선거권도 보장받는다. 문 대표의 그것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그가 단체를 미끼 삼아 자신의 정치적 영달을 꾀할 때, 우리는 이 모습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단체는 단체의 동력으로 나아가고 자신은 그곳과 별개로 정치·사회적으로 쓰임을 받는 모습일 때 비난과 비판할 사람은 없을 터이다.

A씨는 “그는 분명 뛰어난 역량과 자질이 있는 사람인데 그런 장점을 깎아 먹고도 남을 욕심이 상당한 사람이기도 하다. 어쩌면 당당위와 그를 둘러싼 이 모든 일의 발단엔 그의 ‘욕심’이 있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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